시카고에서 본 경이로웠던(?) 문구

Lv.1 돌이 (116.♡.49.34)

2026년 1월 12일 AM 06:22 · 수정됨(07:35)

조회 4,498 공감 0


새로운 세기가 열린다고 지구촌이 들썩이던 그 해(1999-2000) 겨울을

'바람의 도시'라는 시카고에 떠돌고 있었습니다

기회가 잡히면 아주 눌러 살 생각이었는데

한국에서 없던 기회가 천리 타국이라고 거저 생기는 건 아니겠지요

여튼 범죄 도시로도 악명이 있었던(이게 진실인 지는 저로서는 확인 불가입니다) 도시이지만

밤길에도 택시 요금이 아까워 시내에서  숙소까지 두어 시간을 걸어 온 적도 있습니다

몰라서 겁이 없었는 지, 만용이었는 지 그 경계가  모호했는데

당시의 제가 그냥 내일에 대한 기대를 저버린 상태여서 그랬을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여기에 언젠가 미국 북부의 어느 주에 대한 글을 올려 주신 분이 있었는데

대한민국의 세배가 넘는 넓이에 고작 오백만 명이 거주한다는 설명에 질투심이 생기기도 했는데

사실 이 부러움은 저 때도 시카고에서(일리노이주) 켄터키주로 이동할 때 가졌던

질투를 가득 담은 부러움이 있었습니다

몇 시간을 이동하는 동안 마주쳐 지나가는 차를 거의 보지 못했으니

이 넓은 땅덩어리에서는 정말 땅파 먹고 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거든요


저 부러움과 같이 깊은 인상을 남긴 건 당시 시카고 공무원들에게 전달된 공문이었습니다

사실 당시의 한국도 절차적 민주주의 국가 대열에 들어 서긴 했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행정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중앙집권적 국가이고 또 그게 몸에 밴 저인지라

좀 충격으로 다가왔는데

지금 기억으로는 '시의 공무원이 연방 정부의 업무에 협조하면 해고한다'라는

공문이었습니다(그 업무가 불법 체류자 검거 문제로 기억하는데 좀 부정확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옳고 그름을 판단할 일은 아니고 다만 아! 이런 세상도 있구나 하는 새로운 경험이었지요


그 미국이 트럼프 등장 후 예전에 뒷구멍으로 하던 짓을 이제 노골적으로 행사하고 있습니다

격으로 따지면  폐급이고 인성으로 따지면 파렴치범인데

문제는 미국은 그걸 행할 수 있는 물리적 힘을 가졌다는데 있겠지요

사실 따지고 보면 역사상의 모든 패권국이 하던 짓이지만

그동안은 가면(이걸 꼭 위선이라 비난만 할 일은 아니다.인간의 문명이 여기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을

쓰고 짐짓 정의라는 코스프레라도 했다면 이젠 그것조차 귀찮다며 날 것 그대로를 드러내고 있지요

구성원의 수준이 그래서 그런 국가가 되었는 지, 국가가 그래서 구성원이 그리 되었는 지 모르겟지만

참으로 세상사가 손바닥 뒤집기구나 하는 허망함도 있습니다

저라는 사람은 그럼에도 '인류는 해결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긴 하지만

호모 사피엔스 종을 멸종 시켜야 할 종으로 상정하고 풀어나가는 에스에프 드라마들도

그래서 나름의 핍진성을 얻을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댓글 (6)

  • 하드리셋

    하드리셋 Lv.1

    01.12 · 223.♡.85.75

    모토코리아 시절 2002년에 한국 철수하면서 일부 개발자들이 시카고 본사로 옮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시카고 시내 쪽은 아니고 리버티빌이라는 동네에 있었는데 시카고 시내까지 차로 대충 1시간 안쪽입니다..
    뭐 저야 능력이 안되서 못갔지만 한편 다행이라는 생각도 있죠,,,안가서 아니 못가서 한국에서 살면서 아이도 낳았고 ㅎㅎㅎ
    지금 트럼프, ICE때문에 가슴 안졸이면서 살아도 되고 ㅎㅎㅎㅎㅎㅎㅎ
    암튼 그 시절에 가끔 본사 출장가면 시카고 시내도 구경하고 그랬는데 남부 쪽은 가지 말라 하더군요 ㅎㅎ
    거긴 할렘가인데 무섭다고 대낮인데도... 실제 직원이 렌트카 타고 가다 길 잘못들어서 할렘가 들어갔다가 신호등에 섰는데
    흑형들이 몰려와서 지갑내놓으라고 @@!...
    북부쪽은 백인들이 많기도 하고 나름 잘 사는?동네라 안전하다 하더군요.
    다행이십니다....
  • 돌이 Lv.1 → 하드리셋 작성자

    01.12 · 116.♡.49.34

    나의 무용담(?)을 듣고 그 곳에서 오래 산 한국 이민자 분들이 경악을 했는데 자신들은 아직도 내가 갔던 지역을 아예 가보지도 않았다고 하더군요
    이런 저런 아찔했던 에피소드도 있지만 그래도 영화같이 제 첫사랑 미국 넘을 다시 마주쳤던 게 가장 강렬한 추억이었지 싶습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세상 좁다고 했었구나 하는..(정말 현실 영화 한 편 찍었어용 ㅎ)
  • 하드리셋

    하드리셋 Lv.1 → 돌이

    01.12 · 223.♡.85.75

    (2002년 -->2012년 오타났네요 ㅎㅎ)

    할렘가 한복판을 걸으셨군요 @@...
    하긴 미국에서 길을 걷는건 대부분 가난한 사람, 노숙자등이라 아무래도 돈 없다~생각했나 보네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막 총 쏘고 그런 시절?은 아니라서..ㅎㅎ
    암튼 다행이십니다..^^
  • lghtwave광파

    lghtwave광파 Lv.1

    01.12 · 223.♡.55.214

    절대 무너지지 않을거 같던 미국 근원 같은 그 장점이... 이렇게 쉽게 제압 당한 것도 놀랍고.
    또 예전같았으면 이런 시도가 있으면 전국민이 진즉 나라를 뒤집어 엎었을거 같았는데... 그 반발력도 약한거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미국 시민들도 하루하루 사는게 힘드니 에너지가 없는가 싶고...
    오죽했으면 제발 뭐라도 뒤집히라고 트럼프 같은걸 찍었겠나 생각도 들고 말이죠. ㅜㅠ
  • 돌이 Lv.1 → lghtwave광파 작성자

    01.12 · 116.♡.49.34

    불편한 감정이지만 정말 뒤집어져봐라(같이 죽자?) 하는 심정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도 드는 요즘입니다
    한 번이라면 몰라도 다시 뽑은 걸 보면 제가 못 보거나 이해 못하는 부분이 존재하는 거 같아요
  • 디즈니랜드

    디즈니랜드 Lv.1

    01.12 · 97.♡.46.68

    민주주의 정치의, 특히 대통령제, 숨겨진 약점이 가장 잘 드러난 예가 윤석열과 트럼프 아닐까 합니다. 물론 기타국가 동남아,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들도 그렇기는 하지만,우리가 내용을 잘모르므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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