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172.♡.94.45)
2026년 1월 12일 PM 04:28 · 수정됨(16:38)
정관 6년에 태종이 측근에게 물었다.
“생각건대 옛날의 제왕 가운데에는 흥한 이도 있고 망한 이도 있는데, 그것은 아침에 뜬 해가 저녁에 기우는 것과 같은 이치로, 멸망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눈과 귀가 가려져 정치적 득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올바른 충신의 입을 다물게 하고, 간사하고 아첨하는 무리들을 중용하고, 군주가 스스로의 허물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멸망의 길로 나아간 것이다. 나는 깊숙한 구중궁궐 안에 갇혀 천하의 일을 모두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 일을 그대들에게 위임해 나의 귀와 눈으로 삼는 것이다.
천하가 태평스럽다고 해서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 상서(尙書)의 대우모(大禹謨)를 보면, ‘경애해야 할 대상은 군주이고,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백성이다’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이것은 군주가 자신의 도리를 지키면 백성이 그를 군주로 받들고, 도리에 벗어나면 백성이 그를 버린다는 뜻이다. 이 어찌 두려워할 일이 아닌가!”
위징이 대답했다.
“예부터 나라를 잃은 군주는 안정된 시대에 그 위험을 잊고 있었고, 잘 다스려지던 때에 혼란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라를 유지할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폐하께서는 부가 넘쳐 나고 나라가 평화롭게 다스려지고 있음에도 천하의 앞날을 마음에 담으시고 깊은 연못의 살얼음을 밟는 기분으로 신중하게 정무를 처리하시니, 나라의 운명은 자연스럽게 오래갈 것입니다.
소신은 ‘군주는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폐하께서는 백성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진정 폐하께서 아시는 대로 행하십시오.”
정관정요 정체편에서...
당시 당태종은 절대적인 권력과 빛나는 커리어를 가져서 마음만 먹으면 수양제 이상으로 막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와 그의 측근 위징은 그런 상황인데도 백성의 민심이 중요함을 계속해서 복기해서 당나라는 수나라처럼 멸망하지 않았습니다.
당태종의 흑역사인 고구려 원정만 해도 딱 잃어도 되는 수준의 판돈만 걸어서 수나라와 달리 타격이 적었고 기어이 그의 아들인 당고종 때에 성공한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그런데 당태종처럼 절대권력을 가진 황제도 아니고, 당태종처럼 엄청난 업적을 쌓으며 인생을 시작한 사람도 아닌 주제에 오만무례하게 굴며 귀와 눈을 닫은 정치인도 많은 게 사실이죠.
이들은 한번 정관정요를 읽어보고 저 당태종이 하는 행동의 반만이라도 따라하길 권합니다.
비록 지금은 황제가 다스리는 절대군주정은 아니지만 저 정치 원리 자체는 14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거든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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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드리아
01.12 · 218.♡.144.145
- 달
달려라쑈바
01.12 · 106.♡.200.247
당당한 군주였군영 -
힙힙업
01.12 · 59.♡.33.129
당태종이야 유구한 중국 역사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통치자인데요.
조선에도 뛰어난 천재급의 군주들이 있었지만 모두 당태종을 우러르며 귀감을 삼곤 했었죠.
그런 현인이 필요한 시기가 지금이 아닌가 합니다. -
Hheltant79
01.12 · 61.♡.152.133
‘군주는 배와 같고, 백성은 물과 같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
공자가어와 순자에 나오는 말이죠.
중국의 천명 사상을 잘 요약한 말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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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필귀정이라 생각합니다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