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50을 코앞에 두고 실업자가 됐습니다.
월터미티

Lv.1 월터미티 (118.♡.199.12)

2024년 5월 8일 PM 02:04 · 수정됨(05. 23. 13:55)

조회 8,732 공감 0

안녕하세요.

클리앙에서 'go!'라는 아이디로 글 몇개 쓰고 댓글 간간히 달고, 민주당 청원이나 권리당원 투표 글 올라오면 미션 완수 하듯이 동의, 투표 활동하던 사람입니다. 작년 연말 1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자의반 타의반 그만두게 돼 마음이 착잡, 혼란한 시기를 겪으며, 역시 혼란했던 클리앙 사태와 다모앙 형성 과정을 지켜보다 이제서 가입했습니다.

올 1월 1일 부터 무직이 돼 4개월을 지나 5개월차에 접어 들었지만, 아직도 자리를 잡지 못하고 고민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주변 사람에게 알리기 싫어서 부모님과 가족 말고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러다보니 만나는 사람도 점점 줄어들고 스스로 더 고립되고 있어 저의 유일한 커뮤니티 '다모앙(구 클리앙)'에라도 말을 하고 싶어 몇자 적어봅니다.


경제적인 문제

많지는 않지만 와이프 급여와 퇴직금이 있어서 당분간은 괜찮습니다. 주택 담보 대출 이자와 중3 아들의 고입 준비 사교육비가 가장 부담입니다. 식비 외에는 전부 줄였지만 체감되는 효과는 없더군요. 몇 개월 내에 제가 생활비를 꼭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달콤한 회사의 월급 

매달 예측할 수 있는 월급이 안정적인 생활과 편안한 인생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은 어떤 삶을 택하는 게 좋을까요? 안락한 노예냐, 태풍이 몰아치는 대양으로 나아가는 도전자냐. 거기서 빠져 죽느냐 헤쳐나가 끝끝내 엘도라도를 찾느냐. 자영업 하는 모든 분들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적당히 친했던 지인 형님이 건축 일을 작게 하십니다. 본인이 약한 마케팅, 홍보, 인테리어 설계 분야를 맡아서 같이 해보자고 전부터 서로 얘기했던 터라 회사를 그만둘 때도 갈 곳이 있으니 부담이 덜했습니다. 2개월 정도 같이 일 하고 그만 하기로 했습니다.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시간은 정말 빨리간다

회사를 나오면서 1차로 생각했던 건축 일을 정리하고 달력을 보니 4월 말이 됐습니다. 한 것도 없이 '귀중한 시간만 까먹었다'는 후회와 '이것도 경험이지'라는 생각을 애써 해보지만 계속 왔다 갔다 합니다.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길지않다보니 시한부 인생이 이런 느낌일까 싶기도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빨리 쓰고 자료 찾아봐야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이 조급합니다.


집에서는 일이 안된다

제가 집 청소, 정리를 잘 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집에서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짧습니다. 책상에 잠깐 앉으면 세탁기 완료음, 건조기 완료음, 스타일러 완료음, 강아지 밥줘, 산책 시켜, 배변 치워, 밥 해먹고, 설거지, 청소기, 빨래 개고, 식물 물주고 해와 바람 위치에 따라 위치 바꿔주고, 온 집안의 창문 열었다 닫았다 환기, 택배 받고... 집안 잡일(?)은 하려고만 하면 끝없이 계속 할 수 있더라고요. 눈에 안보고 있다 저녁에 몰아서 하는 편이 시간 효율성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집 근처 도서관으로 출근합니다.


뭘 해야하나 아직도 고민 중

예전 시트콤에서 백수 친구가 '사업 구상 중이야' 라는 말로 둘러 대는 장면이 웃겼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사업 구상 중'을 하게 됐군요. 채용 사이트도 들락거리고 있지만 역시 제 나이, 경력이 필요한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정해진 시간은 째깍째깍 다가오는데 5개월 차인 지금도 고민 중이어서 걱정입니다.

디지털 콘텐츠 생산, 온라인 쇼핑몰, 치킨집, 조경 등 하고 싶은 것은 많은데,  저에게는 기회가 한번 뿐 이어서 어떤 것을 잘 할 수 있을지 섣불리 시작이 안됩니다. 확신이 없으면 계속 선택을 미루는 경향이 저의 가장 큰 단점이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시작을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일단 대양으로 나가는 입구까지 떠밀려 왔습니다.

후진 없이 태풍 속으로 들어갑니다.

댓글 (170)

  • 월터미티

    월터미티 Lv.1 작성자

    24.05.08 · 118.♡.199.12

    전에 클리앙에 디지털 노마드 실패하셨다는 분과 사업(온라인 쇼핑몰?)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는 분의 글이 생각나는데, 무언가 힌트가 될지 찾아봐야겠습니다.
  • plakia

    plakia Lv.1 → 월터미티

    24.05.08 · 39.♡.171.79

    감히 한말씀 드리자면 잘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대부분 잘할 수 있는 것들은 그냥 생각뿐인 경우가 많더라구요. 그리고 온라인 사업(특히 쇼핑몰)이 절대 쉬운 것이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분명히 나아갈 길이 있을테니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 월터미티

    월터미티 Lv.1 → plakia 작성자

    24.05.08 · 118.♡.199.12

    요즘 여것 저것 시도를 해보니 잘 하는 것과 잘 할 수 있겠다 싶은 게 다르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 너구리남편

    너구리남편 Lv.1

    24.05.08 · 118.♡.14.119

    힘내십쇼. 40대초인데 얼마전에 회사 구조조정으로 내쫓겼어요...

    얼마전에 아이도 태어나고 주담대 이자도 매달 빠져나가는데 저도 걱정이 많네요.

    서로 힘내요.
  • 월터미티

    월터미티 Lv.1 → 너구리남편 작성자

    24.05.08 · 118.♡.199.12

    가장의 어깨가 가장 무거운 시기를 맞이했군요. 지금의 걱정되는 마음 충분히 짐작됩니다. ㅎㅎ 저희 앞에 더 좋은 길이 있으리라 믿습니다!
  • 사미사

    사미사 Lv.1

    24.05.08 · 221.♡.175.185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남일 같지 않네요.
    어디엔가 길이 있을 겁니다. 힘내세요.
  • 월터미티

    월터미티 Lv.1 → 사미사 작성자

    24.05.08 · 118.♡.199.12

    네! 응원 댓글 감사합니다! 회사 열심히 다니세요. ㅎㅎㅎ
  • 곽공

    곽공 Lv.1

    24.05.08 · 121.♡.124.99

    집안에서는 일이 안된다..
    백수일때 시간은 엄청 빨리간다..(심지어 바뻐요...)

    40대 중후반 1인자영업자로.. 공감입니다....
  • 월터미티

    월터미티 Lv.1 → 곽공 작성자

    24.05.08 · 118.♡.199.12

    맞아요. 바쁘기도 합니다. ㅋㅋㅋ
    혹시 어느 분야 일 하시는지 여쭈어봐도 될까요?
  • 곽공

    곽공 Lv.1 → 월터미티

    24.05.08 · 121.♡.124.99

    조그만 모형 같은것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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