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리 (220.♡.178.21)
2026년 1월 22일 AM 07:22 · 수정됨(14:16)
아침 6시 30분, 영하 13도.
아직 도시가 덜 깨어 있는 시간에 출근길의 혼잡합을 피하려고 남편은 오늘도 일찍 집을 나섭니다. 회사까지는 차로 40분. 그 시간을 매일 오가며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20년이 넘어버렸네요.
이른 아침이라 입맛이 없는 남편의 외투 주머니에 카스테라 인절미를 넣어주었습니다. 회사에 도착해 따뜻한 커피와 함께 먹으라는 말은 굳이 하지 않아도 잘 알구요. 현관문을 여는 순간, 차가운 공기가 밀려들고 남편은 반사적으로 옷깃을 세웠고, 버튼을 누르자마자 도착한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습니다.
“저녁에 봐. 고생해.”
“그래, 이따 봐.”
짧은 말 한마디와 가벼운 손짓. 매일 다르지 않은 인사지만, 그 인사로 우리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아침마다 나가고, 저녁마다 돌아오는 이 루틴 속에 (지루한) 반복과 (말로 표현 다 못할) 인내로 쌓아 올린 20년 세월이 아닐까 싶어요. 그도 나도 이제 곧 50대 중반인데, 큰 탈 없이 여기까지 왔다는 사실이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무탈함이 얼마나 큰 복인지, 이 나이가 되어서야 조금 알 것 같기도 해요. 앞으로도 우리는 이렇게 함께 늙어가겠지요.
누군가가 말하길 인생의 기본값이 고통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도 오늘 만큼은 웃을 일들, 따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길 바랍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의 하루도 그러하기를.
댓글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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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드리셋
01.22 · 223.♡.79.135
- 그
그레이스리
→ 하드리셋 작성자
01.22 · 220.♡.178.21
보통은 같이 출근 준비하는데 저는 요즘 쉬고 있다보니 여유가 생겨서요. 와이프님이 고생하시는 남편께 고마워할거에요:) -
깜깜딩이
→ 하드리셋
01.22 · 210.♡.65.2
저도요......제가 나갈때 아무도 일어나지 않아요 보통
거기다 요즘은 나갈때 깜깜하니까 좀 서운할때도 있긴하네요 -
케케미스트리
→ 하드리셋
01.22 · 125.♡.48.129
저도 똑같습니다. 힘내봐요~~ -
레레고레고
→ 하드리셋
01.22 · 175.♡.211.160
저도요. 조용히 나오느라 문 삐걱소리에 놀라기도 하고 ㅎㅎㅎ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 -
봄봄이아빠
01.22 · 118.♡.12.28
비슷한 시간 아내가 먼저 회사를 가고.. 저는 애들을 깨우고 이제 준비합니다.. 아내나 저나 추운데 참 고생이다 싶네요.. - 그
그레이스리
→ 봄이아빠 작성자
01.22 · 220.♡.178.21
측은지심이 느껴지면서 부부의 의미가 더 커지는 거 같아요. 저녁때 집에서 다같이 모여 즐거운 시간 가져보세요! - D
Dea123
01.22 · 117.♡.8.115
비슷한 시간에 저도 출근하는데 그때 도시는 정말 조용하고 춥죠 ㅋㅋㅋ... 오늘 하루도 화이팅입니다! - 그
그레이스리
→ Dea123 작성자
01.22 · 220.♡.178.21
맞아요. 조용해서 적막한 기운까지 감도는 새벽 출근길...그 느낌 저도 잘 알죠. 오늘 춥습니다. 따뜻하게 보내세요. -
이이루리라
01.22 · 58.♡.94.201
무탈하게 산다는 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저도 결혼하고 나서는 비교적 큰 풍파가 없이 살아가고 있는 게 참 다행이라 여겨지는 요즘입니다.
항상 행복하세요. 올해 가장 추운 겨울날 따뜻한 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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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랑 같이 자는 와이프 깰까봐.....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