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시커 (211.♡.181.9)
2026년 1월 23일 AM 09:17
글을 장황하게 쓰는 편이라, 합당제안 관련해서 어지러운 마음에 숟가락을 얹는건 아닐까 하여 어제 고민을 했는데요. 좀 정리가 되어서 소견을 밝혀볼까 합니다.
저는 믿고 싶은대로 믿기로 했습니다. 왜 어제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해봤습니다. 그런데 LALA님의 예비후보등록 글이나 당 홈페이지의 지방선거 관련 공지사항들을 보고 있자니, 어제 제안은 지방선거 일정상 어쩔 수 없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재명 정부의 여러 목표 중 하나는 지방분권시대입니다. 아니, 더 일찍부터 DJ께서 단식투쟁을 통해 91년 지선을 얻어내셨으니 민주당 정부의 대를 이은 유산이라고 봐야겠습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지방분권시대를 열려면, 지방분권을 구성하는 지방정부의 실력이 담보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선거법/정당법/정치자금법 등 여러 차례의 정치관계법 개정이 국회의원선거와 같은 중앙정치를 겨냥하여 개혁을 이끌어내 왔던 반면, 지선은 상대적으로 소외되었고 그 결과 '지역토호나 나가는 선거'라는 멸시를 들을 정도로 그들만의 리그가 되었습니다.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지선 무투표 당선율이 19%나 된다고 할 정도니까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6011508350005878 ) 그리고 이렇게 된 원인은 고착된 양당제가 지목되고 있습니다.
저는 정치개혁을 기치로 하는 쇄빙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지방정부 정치개혁의 신호탄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개혁이 되려면 인력풀이 늘어나야 하고, 외부충격으로 기존 '토호'들이 가지고 있는 판을 흔들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합당만큼 좋은 수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기회의 측면으로 봐도, 이재명 정부 임기내에는 이번 지방선거가 마지막이고요. 그래서 어제와 같은 전격적인 행보가 있을수밖에 없었지 않나, 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렇게 믿어야겠다는 글을 쓰는 한편으로는, 과연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제가 생각하는대로 지방정부 정치개혁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회의도 있습니다. 앞서 수차례 지방선거 보궐선거 동안, 조국혁신당이 내놓은 후보가 참신한 경우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튕겨져 나간 후보를 주워다가 쓰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전혀 다른 당이지만, 열린민주당과 민주당의 합당 결과를 놓고 보더라도 민주당이 외부의 작은 정당과의 합당을 통해 외부 충격을 준다고 해도 그 틈이 열리고 개혁의 시발점이 과연 될 수 있을까도 의문입니다.
다음으로는 민주당 내부 정치투쟁과 정치인을 보는 눈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는 정치인이 후광이 아니라, 자기 비전을 가지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비전을 내놓고 판단을 받는 정치인은 용감하고, 그 책임을 지는 정치인은 더 용감하며 이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서사를 쌓고 자기만의 역사를 써내려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에 반해 다른 사람의 후광에 기대는 정치인은, 초년생이라면 모를까 업력이 어느정도 쌓인 상황에서도 그러는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점에서 '23년, 5천 등 대통령 성과 가려'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래서 당신의 업적과 비전은 무엇인가를 되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재선 이상의 의원들이 이런 말을 하면서 정청래의 용기를 비난하는 것은, 그냥 선거때 흔히 내걸리는 '이재명의 정무특보', '문재인의 선거참모', '노무현의 사위'와 다를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 말이 맞다는게 아닙니다. 전술한 것처럼 사실에 비춰봤을때 허술한 논리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흐름상 저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정치는, 아니 사람의 일은 문장 하나로 그 시작과 결과가 확정되지 않습니다. 화두는 때려맞기 위해서 내놓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야 이놈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명연설처럼요. 정청래 대표가 내려치는 정을 잘 버텨내고, 피에타처럼 걸작을 내놓을 수 있기를 그저 바랄 뿐입니다. 저도 옆에서 그 정 맞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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