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천공의 성 라퓨타' 봤어요 *^^*..
달과바람

Lv.1 달과바람 (121.♡.187.211)

2026년 1월 27일 AM 06:03 · 수정됨(14:41)

조회 2,592 공감 0


아주 오래 전에 비디오로 봤던 것 같은데 역시 극장에서 보니 작은 TV로 본 것과 전혀 다르네요.
손으로 일일이 그리고 일일이 손으로 찍은 약간의 투박함이 오히려 훨씬 생동감이 느껴져요.


손으로 그려낸 선의 변화, 레이어를 쌓아 가며 촬영 기술로 만드는 화면이 만들어 내는 리듬감이 정말 좋았어요.
손길이 느껴지는 수제품의 온기가 느껴진다고나 할까요.
조그만 TV 화면으로는 미쳐 느끼지 못했던 손길의 정성이 한 장 한 장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었어요.

분명 디지털로 가공하면서 리마스터링을 했겠지만, 화면부터 녹음까지 옛것의 느낌이 충분히 살아 있는 게 좋더군요.
처음엔 옛날 녹음을 크게 손보지 않은 것 같아 음향도 옛맛이 느껴진다 싶었지만 화면 속으로 빠져들면서 그런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어요.


대부분 오래 전에 본 것들이 그렇기는 하지만, 라퓨타도 너무 오래 전이어서 그런지 3분의 1 정도 전반부만 기억이 생생하고 뒷 부분은 부분 부분 외에는 완전히 처음 보는 것 같이 새로웠습니다.


액션이나 캐릭터의 동작에서 루팡 3세나 아마도 일요일 아침마다 챙겨 보던 코난도 생각나는 게 보는 내내 소년 소녀의 몽글몽글함과 과장된 익살이 기분 좋고 즐거웠습니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가 지브리의 첫 작품인가 했더니 천공의 성 라퓨타가 첫 작품이네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나 붉은 돼지를 극장에서 다시 개봉하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뜬금없지만 AI와 함께 급격히 발전하며 문명의 대변화를 앞두고 있는 것 같은 요즘 늘 하는 생각이긴 하지만 오늘 이 손으로 만들어진 작품을 보면서 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점점 완벽해지고 편리해지며 인류의 존재 가치가 문명의 한편으로 밀려날 것 같은 미래에 오히려 인류는 돈을 위해 삶을 일에 파묻어 갈려 나가는 기계 부속 같은 개인의 소모에 기댈 게 아니라 오직 열정과 즐거움으로 오히려 지금도 이미 많이 잊혀지고 사라지는 기술 그리고 그것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것이 잊히지 않고 전승되며 이어나가는 것으로써 인류가 만들어 낸 그래서 앞으로 더욱 발전할 전혀 새로운 지적 존재와 달리 우리의 지식과 사고를 잃지 않는 지적 존재로서의 가치를 이어가는 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멸칭으로 쓰이기도 하는 '덕후' 같이 각종 분야에 몰입하는 이들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거예요.
누구에게나 언제라도 어떤 선택에 대한 다양한 기회가 열려 있는 사회가 된다면 말이죠.


경쟁과 소비를 미덕으로 삼아 부추기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 아주 세밀한 성찰이 필요한 중요한 시기라 생각해요.


특히 이 변화의 시점에서 오히려 더 기득권에 집중해 작은 사회로부터 증폭된 큰 파도가 몰아치는 세계 정세가 오랜 역사의 악몽들을 되살리며 파국으로 치닫는 것 같아 인류가 공동체로 존재하는 것에 대해 지구 규모에서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깊은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더니 새벽 한밤중에 일어나 지극히 개인적인 지난 시간의 감흥에 다시 빠져 있다가 주절댔네요.
크크.




*^^*..



댓글 (24)

  • baldur

    baldur Lv.1

    01.27 · 220.♡.144.21

    석축 건물이 붕괴되는 장면을 하나하나 그린걸 보면서 대단하다 느꼈던 기억이 나요.
  • 달과바람

    달과바람 Lv.1 → baldur 작성자

    01.27 · 121.♡.187.211

    이번에 보면서 그런 꼼꼼한 표현에 놀랐어요. ~
  • 욕처럼남은목숨

    욕처럼남은목숨 Lv.1

    01.27 · 175.♡.17.194

    나우시카는 오딧세이아에 나오는 인물? 이였고, 라퓨타는 현 스페인 어로도 창녀?라는 뜻이라서..

    스페인 언어권에서는 그냥 천공의 성..이라는 표제로만 사용했다고 하더라구요.

    예전 강변 까페 같은곳이름이 라퓨타 인곳이 꽤 있었는데...모비딕이라는 까페도..

    언어라는게 참 신기해요.
  • 렌더

    렌더 Lv.1 → 욕처럼남은목숨

    01.27 · 175.♡.223.148

    라퓨타는 걸리버여행기에 나오는 이름이죠 설정 그대로 하늘에 떠 있는 나라의 국명
    만고에 쓸데없는 생각만 하고 사는 사람들의 나라였던거 같은데 어렸을때 봤던 소설이라 기억이 잘 안나네요
  • 달과바람

    달과바람 Lv.1 → 렌더 작성자

    01.27 · 223.♡.47.209

    전에는 몰랐는데 극중에 주인공이 걸리버여행기에 나온 것을 직접 언급하더라구요.
  • 달과바람

    달과바람 Lv.1 → 욕처럼남은목숨 작성자

    01.27 · 223.♡.47.209

    라퓨타가 그런 뜻이란 걸 최근에 알게 됐어요.
  •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 Lv.1

    01.27 · 118.♡.12.88

    저도 일요일날 메가박스 특전때문에
    다녀왔습니다. 캐릭터들을 보면예전 미래소년 코난도 생각나고 안노가 작화에 참가했는지 모르겠지만 안노가 감독한 작품에서 파쿠리가
    많이 보이더라고요
    특히 이상한바다의 나디아가 생각나더라고요
  • 달과바람

    달과바람 Lv.1 →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 작성자

    01.27 · 223.♡.47.209

    맞아요.
    나디아와 연관이 있다더라구요
  •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

    월남에서돌아온예비역 Lv.1 → 달과바람

    01.27 · 118.♡.12.88

    시나리오는 같은걸 가지고 했다곤 하는데
    빼다박은 장면이 나오긴합니다.
  • 섬지기

    섬지기 Lv.1

    01.27 · 218.♡.152.62

    장면만 봐도 배경음악이 떠오르네요. 제게도 최애 애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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