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104.♡.44.37)
2026년 1월 28일 AM 10:19 · 수정됨(12:03)

요즘 극우 등 정치 극단주의에 빠진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른 의견을 들으려 하지 않고, 설득보다는 선동을 택하며, 자기 확신을 더 강화하는 쪽으로만 움직입니다. 단순히 “생각이 나빠서”라기보다, 어느 순간부터 그 사상이 곧 자기 정체성이 되어버린 상태에 가깝습니다. 비판은 곧 자기 존재에 대한 공격으로 느껴지고, 대화는 진실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충성도를 확인하는 의식이 됩니다. 이런 상태에 들어가면 논리나 사실은 거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역사적으로 이런 정치 극단주의가 가장 처참한 결과를 낳았던 나라가 독일이었죠.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경제 붕괴와 사회 불안, 정체성 상실이 결합되면서 나치가 집권했습니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전후 독일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를 파괴하는 자유는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헌법과 제도로 박아 넣었다는 점입니다. 반헌법 정당은 금지할 수 있고, 극단주의 단체는 정보기관이 상시 감시하며, 나치 상징과 홀로코스트 부정은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동시에 교육 현장에서는 과거 범죄를 반복해서 가르치며, 사회 전체가 ‘다시는 그 길로 가지 않는다’는 합의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래서 메르켈 시기까지 독일 민주주의는 꽤 안정적으로 굴러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독일에서도 AfD 같은 극우정당, 극우 인플루언서들이 난민 문제와 불안을 자극하며 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난민 유입이 실제 규모와 별개로 ‘국가가 통제력을 잃었다’는 공포를 만들었고, 특히 옛 동독 지역의 상대적 박탈감이 분노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여기에 SNS 알고리즘이 선동 콘텐츠를 빠르게 퍼뜨리면서, 과거보다 훨씬 낮은 비용으로 극단주의가 확산되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중요한 건, 아직까지 독일의 제도적 방화벽은 유지되고 있고, 극우가 정권을 직접 장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대신 정책 의제 자체가 우경화되는 형태로 영향력이 나타나고 있죠.
이걸 보면서 자연스럽게 한국 상황이 떠올랐습니다. 요즘 2030 남성층을 중심으로 극단적 커뮤니티 문화와 정치적 분노가 확산되는 현상은 꽤 심각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역시 단순히 “사상이 이상해서”라고 보기보다는, 경제적 출구 상실, 사회적 역할 붕괴, 비교로 인한 박탈감, 오프라인 공동체의 붕괴가 결합된 결과로 보는 게 더 정확해 보입니다.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고, 전통적인 남성 역할 모델은 무너졌는데 대체 모델은 제시되지 않았고, SNS 속 타인의 성공은 계속 눈에 들어옵니다. 그 와중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여기선 네가 무시당하지 않는다”는 감각을 주며 정체성을 제공합니다. 그 끝에 극단화가 자리잡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이 문제는 도덕적 훈계나 단순한 설득으로 풀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미래가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경제적 출구, 사회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다양한 남성 정체성 모델, 알고리즘 책임 강화, 현실 세계의 공동체 복원 같은 구조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동시에 폭력·혐오 선동이 제도권으로 들어오는 것은 단호히 차단해야 합니다. 독일이 했던 ‘방어적 민주주의’가 주는 교훈도 결국 이 지점에 있습니다.
극단주의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습니다. 사회가 사람들에게 “너는 쓸모없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면, 누군가는 그 자리에 독한 정체성을 심어줍니다. 그래서 문제의 핵심은 “왜 저들이 저 사상에 기대게 되었는가”를 보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걸 외면한 채 낙인만 찍으면, 상황은 더 나빠질 뿐이겠죠.
요약
1. 극단주의는 사상이 아니라 정체성이 잠식된 상태에서 나타난다.
2. 독일은 방어적 민주주의로 극단세력이 권력을 잡지 못하게 막아왔다.
3. 한국의 2030 극단화 역시 비난만 하기조다는 구조적 출구 마련이 해법이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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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산혁신당
01.28 · 104.♡.68.24
극단주의적 사상을 가진 자들이어도, 3차세계대전 전선에서 허무하게 납탄 밥으로 끝장나는 시대만 안 오면 좋겠습니다… -
당당구100
01.28 · 14.♡.33.47
모두가 알면서 공론화하기 어려운 문제죠
"지능의 문제"죠.
저지능은 충동과 욕망을 억제하기 힘든거 같아요. -
TTwoSonPlace
→ 당구100
01.28 · 211.♡.34.204
이게 참... 고지능이어도 충동과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뇌의 기능(부위)별로 발달(성능) 차이가 있다고 봐야 하는게 맞을거 같아요.. -
순순후추
01.28 · 223.♡.56.135
모두가 고앵이를 키우면 평화로워질거에요... -
사사막여우
01.28 · 223.♡.180.31
선진국들이 겪는 문제가 비슷한데
도시화로 가족공동체 지역공동체 붕괴되면서
게임과 유튜브를 보면서 개별적으로 성장하며
공동체의식과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는
그걸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는 세대가 형성되었다.
컴퓨터 스마트폰 AI 테크놀로지가
빈부격차를 극대화하기 시작했고
인간들이 인지하고 제도적 대책을 세우기도 전에
기회를 상실한 세대가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봅니다. -
모모앙_
01.28 · 223.♡.95.38
극우, 사이비종교, 리딩방사기, 보이스피싱의 공통점이 이거죠
가는 길마다 댓글이나 채팅도배 등으로 세트장을 깔면서, "내 말 안들으면 ㅂㅅ이다, 여기 투자하지 않으면 ㅂㅅ이다"를 전제로 시작합니다. - M
MSG마시쩡
01.28 · 211.♡.234.128
2&4찍 성향 30대 후반 동료 직원이 있는데 대화를 해보면 늘 분노에 차있는 것 같습니다
정치나 경제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상황에 이해하기 어려운 분노를 표출하더군요
전에는 좀 덜 했는데 이제는 일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대부분의 일상회화 주제에
공격적이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서 요즘은 그 직원과 거의 사적인 대화를 꺼리게 되네요 -
MMOONO4161
01.28 · 1.♡.1.35
이념 아니 신념은 쉽게 바뀌지 않을듯합니다...
사회(공산)주의가 냉전시대를 거쳐 세계시장에서 시민들의 평가를 받고 몰락했듯이
무언가 강한 이벤트가 생겨 변곡점이 생기지 않는한 변화하기 어렵죠..
개인적으론 국짐같은 정치세력이 몰락수준으로 간다면? 어떨까 싶기도 하네요 - 아
아사
01.28 · 118.♡.110.74
2030 남성 우경화의 해결 하려면 결국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죠. -
시시커먼사각
01.28 · 119.♡.238.86
사회의 문제이지만 개인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극단주의사상을 가진 자들은 사회와 격리시켜야 합니다. 그들이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냈건 뭐건 일단 조치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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