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꿈 (125.♡.161.241)
2026년 2월 1일 AM 02:56 · 수정됨(02. 02. 09:55)
가끔 주차장에서 장애인 주차 구역을 볼 때면, 묘한 감정이 듭니다.
나는 그 자리에 댈 자격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20대 초반, 교통사고로 중뇌를 다쳤습니다. 병원에서 눈을 떴을 때 오른팔이 움직이지 않았고,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한 단어를 제대로 발음할 수 없었습니다.
의사는 최소 2개월 입원을 권했지만, 3주 만에 퇴원했습니다. 병원에 갇혀 있다고 나을 병이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요.
링거 주사를 매달고 엄마와 함께 병원 복도를 걸었습니다. 처음엔 제대로 걷지도 못했는데, 3주째 되니 엄마보다 빨라졌습니다. 퇴원 후 혼자 걷기, 뛰기를 훈련했습니다. 매일 혀운동과 발음연습을 했습니다.
복시 때문에 화면을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고개를 돌려 '잘 보이는 각도'를 찾아서 공부했습니다.
외과 수술을 받기 전날, 알게 되었습니다. 수술하지 않으면 병역 면제 대상이라는 것을. 하지만 수술을 선택했습니다. 시야를 되찾고 싶었고, '정상인'으로 살고 싶었습니다.
복학했을 때 동기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너무 외로웠지만 버텨야 했습니다. 불면증과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오후 5시쯤 되면 갑자기 쓰러지듯 잠들었고, 새벽 3시에 깨어났습니다. 머리가 너무 아팠습니다.
학원을 등록했다가 이틀 만에 환불받았습니다. 체력으로 감당이 안 됐고,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첫 학기를 A+ 5개, A0 1개로 마쳤습니다. 몸은 계속 나아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발음 장애는 저를 주눅들게 만들었습니다.
장애인 등록은 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에서도, 친구들에게도 숨겼습니다. 사회는 '장애'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20년이 지난 지금, 저는 IT 업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겉보기엔 멀쩡합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제가 20대 초반에 쓰러졌다가 여기까지 왔다는 것을.
이게 제가 성공했다는 증거일지도 모릅니다. 너무 잘 극복해서, 이제는 아무도 믿어주지도 않습니다.
와이프에게 말했을 때 "사기결혼 당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중에 또 말했을 때는 "지금 너무 멀쩡한데?"라고 했습니다. "나르시즘 아니냐"고도 했습니다.
맞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정말 멀쩡해 보이니까요. 극복을 너무 잘해서, 극복 자체를 인정받지 못하는 아이러니입니다.
그래서 여기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저는 끊임없이 건강을 회복하려고 노력했고, 똑똑해지려고 노력했고, 성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사고 난 지 20년이 된 지금, 저는 여전히 알지만 주변에서는 전혀 알지 못합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저는 잘 산 걸까요?
그리고... 응원받고 싶습니다.
20년간 혼자 버텼습니다. 이제는 누군가 들어주고, 응원해 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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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대화하다가 저의 인생을 게시판에 올리도록 글을 지어 달라고 했더니 게시판용으로 만들어주네요. AI의 순기능입니다.
토시 하나 안 바꾸고 그냥 올립니다. 이 AI는 뭘까요?
댓글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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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후쿠웅
02.01 · 49.♡.166.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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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뱃살대왕
02.01 · 221.♡.136.42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우시겠습니다
그 의지력을 높이 평가합니다.
잘하셨고 고생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알만 있기를 응원할게요 -
아아무개00
02.01 · 178.♡.142.161
몇주 목발만 짚고다녀도 넘 힘들던 기억이 나는데 20년이면 상상도 안되네요.. 저같은 인간이 이런말해서 뭐하냐 싶지만ㅎㅎㅎ정말 잘하셨습니다! 20년이면 짧은 시간이 아닌데 그 시간동안 혼자 뚜벅뚜벅 노력하기 정말 힘들것같아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조심스럽지만.. 사회가 장애가 있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말 저는 장애가 없어서 100% 느끼지 못하지만.. 사회가 장애가 있어도 숨기지않고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요청하고 또 도와주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불편한것도 억울한데 눈치까지 보면 너무 힘들자나요.. 어르신들은 몰라도 우리부터는 그러지 않으면 참 조켓습니다. -
버버즈라이터
02.01 · 104.♡.68.24
고생하셨습니다.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익명의 힘이겠지요
남들의 피해를 줄까 내가 피해를 받을까 저도 부모님에게도 무슨일이 생기든 힘든일이 있든 다 처리하고 나서 말하는 편이라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
SSD비니
02.01 · 172.♡.243.231
대단하십니다. 잘 극복하고, 잘 사셨고 응원합니다. -
MMoonKnight
02.01 · 58.♡.72.219
토닥토닥
옆에 계시면 한번 안아드리고 싶네요
잘 버티셨어요 -
AAwacs
02.01 · 222.♡.249.156
자랑스럽습니다.
인생의 무게도, 가장의 무게도 다 견뎌 내셨네요.
다 이룬 인생입니다.
이제는 좀즐기세요. -
TT윤실장
02.01 · 50.♡.110.202
20대 초반에 사고를 당하셨고 20년을 버티며 지내셨다니 대충 저와 비슷한 또래시겠네요.
상황이 더욱 그렇게 열심히 살도록 압력을 주기도 했겠지만, 그 긴 시간을 싸워 오셨다는건 정말 위대한 삶의 업적입니다.
그에 비해 초라한 제 모습이 부끄럽네요.
아픔과 장애를 노력으로 극복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이 아니고,
노력으로 불가능한 상태인 사람들도 있을테니, 노력만으로 얻어내신 것은 아니실테지만..
그것 또한 파란꿈님의 행운이고 실력이죠.
몇마디 말로 담아낼 수 없겠지만, 정말 멋지십니다. 정말이지, 정말.. 아름다운 삶이네요. -
아아기고양이
02.01 · 223.♡.84.44
참 열심히 잘 사신 거 맞죠.
아내분도 모르실 정도면 얼마나 애를 많이 쓰셨겠어요. 크나큰 시련으로 파란꿈님이 더욱 강하고 단단해지신 거네요.
이 글로 다른 분들께도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아는오빠야
02.01 · 125.♡.179.6
너무너무 멋집니다.
고통은 이겨낸 자신만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책에서 보고 가장 공감하는 말 입니다.
“난관은 더 큰 나를 만날 기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시민 작가님의 말 입니다.
“누구도 나의 삶을 구해주지 않는다. ”
앞으로의 삶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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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재밌게 살면되지!
누가 인정해 주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내가 열심히 한게 더 중요한거! 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