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기 (218.♡.238.132)
2026년 2월 10일 PM 11:08 · 수정됨(02. 11. 04:33)
계절이 바뀌면 바람의 결이 달라지듯, 당신의 맹세도 공기의 온도에 따라 참으로 가볍게 몸을 뒤척입니다.
뿌리 내리지 못한 영혼은 화려한 날개짓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날개 끝에 맺힌 것은 고귀한 이상이 아니라 오직 '따뜻한 땅'을 향한 절박한 허기뿐입니다. 어제의 동지를 등지고 오늘의 권력을 향해 활공하는 그 뒷모습에서, 우리는 한 인간의 지조가 꺾이는 소리가 아닌, 신념이 박락(剝落)되어 먼지처럼 흩어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둥지는 옮길 수 있어도, 발자취는 옮길 수 없습니다. 진정한 비상(飛上)은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 자리를 얼마나 깊게 책임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매번 더 푸른 숲을 찾아 떠나며, 뒤에 남겨진 이들의 기대를 마른 덤불처럼 태워버립니다.
권력의 곁불은 따스하겠으나, 그 온기가 가시고 나면 당신의 깃털 사이에는 차가운 고독만이 남을 것입니다. 지도는 바뀔지언정 역사는 당신이 머물렀던 자리보다, 당신이 '떠나온 방식'을 먼저 기록합니다.
차가운 겨울을 견디지 못하는 새는 봄의 영광을 논할 자격이 없습니다. 대지는 묵묵히 눈을 맞으며 봄을 기다리는 씨앗에 의해 생명력을 얻습니다. 바람을 타고 떠도는 이에게는 결코 열매의 기쁨이 허락되지 않습니다.
당신이 찾은 그 새로운 숲이 다시 시들 때, 당신은 또 어디로 날아갈 채비를 하시렵니까?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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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화처럼
02.11 · 104.♡.48.19
철새에세 일독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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