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 (14.♡.79.110)
2026년 2월 20일 AM 06:27 · 수정됨(13:11)
무기징역, 그래서 우리는 왜 분한가
*12·3 내란 1심 판결을 보고 빡침이 올라와 적어봅니다.
[요약판]

443일 만에 판결이 나왔다. 무기징역. 숫자만 보면 중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분한가.

첫째, 양형 논리가 성립하지 않는다. "계획이 치밀하지 않았다", "실패했다", "고령이다" — 내란죄는 결과가 아닌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범죄라고 재판부 스스로 밝혔다. 그러면서 형량을 정할 때는 실패를 감경 사유로 삼았다. 성공했으면 처벌 자체가 불가능했을 범죄에서, 실패가 감경 사유가 된다. 내란의 논리를 역으로 보상하는 꼴이다.

둘째, 이 판결을 내린 판사가 누구인지 봐야 한다. 지귀연 재판장은 내란 수괴의 구속을 취소한 판사였고, 재판 내내 지연 전술을 방치했으며, 현재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의혹은 아직 의혹이다. 그러나 그 사람이 역사상 가장 중대한 형사 재판의 재판장 자리에 끝까지 앉아 있었다.

셋째, 같은 사건에 전혀 다른 언어가 있었다. 이진관 판사는 판결문에 국민을 주어로 썼다.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념이 뿌리째 흔들렸다고, 직접 기록했다. 반면 이번 판결에서 국민은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이라는 추상어로만 처리됐다. 그래서 이진관 판사의 판결문이 더 빛난다.

넷째, 12·3은 아직 끝나지 않았을 수 있다. 총구로 실패한 것을 판결로 마무리하려는 흐름이 사법부 안에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단정할 수 없다. 그러나 질문은 멈출 수 없다.

처벌은 내려졌다. 그러나 피해자인 국민은 이 재판의 구경꾼이었다. 회복적 사법의 관점에서, 가해자의 사죄도, 피해자의 목소리도,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공식적 기록도 없었다. 피고인은 선고를 들으며 웃었고, 사법은 그것을 막을 언어조차 갖고 있지 않았다.

처벌은 끝났다. 치유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12·3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글은 1심 선고 다음 날, 분함이 가라앉지 않은 채로 썼다.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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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arvelous
02.20 · 118.♡.74.215
마음 깊이 공감합니다 ㄷㄷㄷ -
목목화
→ marvelous 작성자
02.20 · 14.♡.79.110
아마 모두 비슷한 감정 아닐까 싶습니다. -
포포도
02.20 · 123.♡.196.205
총수의 논리 : 내란 실패는 야당과 국민들의 저항에 의한 것인데, 그 실패로 인한 수혜는 내란범들에게 제공하는가?
저런 수준 이하의 판사들이 신성한 법정에서 왕으로 군림하며 재판하고 있다는 사실이 섬짓할 정도입니다.
뻔히 나온 내란의 팩트도 모르는 지능과
우리 근현대 민주화의 역사의식, 시대정신조차 없는 무능한 자들이
엘리트로 포장되어 신성한 법대에서 가공할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는게 너무 무섭게 느껴집니다. -
목목화
→ 포도 작성자
02.20 · 14.♡.79.110
그러게요 총수 논리가 반박 불가네요.
왜 세상이 살기 힘들어지는지를 알게되는 대목입니다. -
AAlibaba
02.20 · 211.♡.64.152
명문입니다. -
목목화
→ Alibaba 작성자
02.20 · 14.♡.79.110
공감 감사합니다.
속이 터져서 이렇게라도 해야 할것 같습니다. -
파파고스
02.20 · 112.♡.137.156
공감 또 공감합니다. 이 지귈연이 쥐길놈이 한 짓을 꼭 기억합시다. -
목목화
→ 파고스 작성자
02.20 · 14.♡.79.110
네! 사법개혁 박차를 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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