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회고록 좋네요
mongolemongole

Lv.1 mongolemongole (112.♡.33.238)

2026년 2월 21일 PM 07:24 · 수정됨(02. 22.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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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도 뜨시니 서점 나들이가서 이해찬 회고록부터 찾아서 사들고 왔습니다. 흥미진진하네요. '재미있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렇게 표현하기는 너무 진중하고 생생한 이야기입니다. 그럼에도 말씀을 너무 잘 하시고 최민희 의원과 나눈 '말'인데도 글로 옮겨도 손색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표현하시네요. 

DJ. 처음에는 마뜩지 않으셨다가 내란음모 재판 최종변론 보고 이른바 '일당'이 되었다는 팬심을 고백하는 장면에서도, 저절로 미소짓게 만드는 인자한 말투입니다.

"87년 비판적 지지, 평화 민주당, 국민의 정부까지. '역사의 시루떡'이라고 할까. 사건과 인연이 켜켜이 누적되면서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역사의 시루떡'이라는 절묘한 표현은 최민희 의원이 소제목으로 다시 씁니다. 잘 쓴 글은 머릿 속에 그림을 그리지만, 좋은 말은 이렇게 마음을 마음으로 울리네요.

시작하는 글에서도 정당을 '정기노선으로 다니는 대형노선버스'라고 비유하시는데 너무 좋은 거에요. 정당은 지향하는 노선이 있어야 하니 버스고, 국민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야 하니 버스잖아요. 이어서 '특정 후보가 선거 때 올라타서 패배하면 버리는 중고 승용차'로 다시 일갈하시는데 평소 만들고 싶었던 정당의 모습을 너무 잘 보여주는 말씀이라 생각했습니다.

특히 최근 유시민 작가가 말씀하신 '고난을 함께 견디는 것보다 권력을 함께 누리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라는 말이 떠오르면서 정당의 주인은 바로 당원과 국민이라는 생각이 더 굳어졌습니다. 이 모두가 당시에 누구도 상상도 못 했던 온라인 정당을 만든 이해찬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죠.

잘 쓴 글을 보면 머리가 윤택해집니다. 오바마 대통령 자서전을 읽을 때 그랬습니다. 자서전이 아니라 소설을 읽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 정도로 잘 쓴 글이었죠. 유흥준 교수님 글이 생각날 정도로 미문이었죠. 그런데 이해찬 대표님 글과 말은 군더더기가 없네요. '가치는 역사에서 찾고, 방법은 현장에서 찾으라'는 당신의 인생관에 걸맞게 땅바닥에 두 발 딱 붙이고 팔짱 딱 끼고 말씀하십니다. 책상 위에서 쓴 글이 아니라, 수배 피하며 도망다니면서, 감옥 안에서 수 천번 푸쉬업하면서, 고문당하면서도 수사관에게 '네가 부순 안경이나 물어내라'며 따박따박 논리와 기세로 단련한 말과 글이라서, 빼고 더할 게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위트'가 있어요. 유머 감각이 탁월하십니다.

워낙 생생하게 말씀을 잘 하시니 '서울의 봄' 보다가 '프리즌 브레이크' 보는 줄 알았네요. 재미는 이제 뒤로 하고, 좀 더 진중하게 읽어야겠어요. 잘 읽겠습니다, 대표님. 좋은 책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새겨 듣겠습니다.




댓글 (6)

  • 사리사욕충족

    사리사욕충족 Lv.1

    02.21 · 58.♡.88.112

    저도 읽는데 머리가 너무 맑아지더라구요. 너무 좋은 책입니다.
  • 위즈덤

    위즈덤 Lv.1

    02.21 · 106.♡.2.128

    민새야...울지말고 회고록 읽으삼
  • 핑크연합

    핑크연합 Lv.1

    02.21 · 221.♡.214.31

    공감합니다.
    이 책을 읽고 민주당 당원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습니다.

    웃자고하는 소리 드리자면, 이 책을 읽고나니… 예전의 기막힌 구태의연한, 민주당 당 내 작태들에 비하면, 지금의 난리(?!)는 소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지역 권리당원 소통방에 이해찬회고록 읽은 후 모임하자고 운을 띄웠더니 몇몇분이 호응해주셔서 곧 만날 예정입니다.

    아직 접하지 않으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올해 꼭 읽어야할 책이 있다면 이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빅데이트

    빅데이트 Lv.1

    02.21 · 112.♡.148.44

    저도 꼭 읽어보려고 합니다.
  • cleasi

    cleasi Lv.1

    02.22 · 182.♡.97.137

    저는 고등학교 때 광주 청문회 때 이해찬을 처음 보았는데, 당시가 격변기였지만 시대나 정치를 이해하기는 어려운 나이였슺니다. YS니 DJ니 상도동이니 동교동이니 와닿지가 않았는데 그 청문회에서 이해찬을 보고는 완전히 반해버렸습니다. 세상에 저렇게 똑똑한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인상이었고 또 곧고 정의로웠기 때문에 이후 정치를 판단하는 기준에는 늘 '이해찬' 이라는 이름이 있었습니다. 실로 엄청난 인물이죠. 전세계 정치사적으로도 그런 인물이 몇이나 더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번에 거인의 별세를 겪으며 내가 진짜 이해찬세대구나라는 생각을 여러번 했습니다. 그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현대사와 정치를 보기 시작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책 전체를 통해 다 제가 겪은 역사였고 같이 스며들어 회고할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지금껏 읽어본 몇 권의 정치인 회고록 중, 이번처럼 쉽고 흥미진진한 회고록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 K

    Kiehls Lv.1

    02.22

    북마크 하려고 로그인 하다 놓쳐서 자게를 몽땅 뒤져 찾아왔네요. 좋은 서평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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