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천동 이실장님께 드립니다.

Lv.1 도라엠몽 (121.♡.157.162)

2026년 2월 27일 AM 08:13 · 수정됨(17:01)

조회 3,843 공감 0


이실장님, 새벽에 남기신 긴 글 잘 읽었습니다. 마침 제가 새벽에 눈을 뜨고 다모앙에 들어가보니 3분전에 글을 올리셨더군요. 

글이 어려웠습니다. 읽으면서도 잘 읽히지 않아서, 여러번 읽었습니다. 새벽에 이 긴 글을 올리신 것도, 필시 '뭐라도 해야 할 것 같고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깊은 고민과 압박감의 결과였으리라 짐작합니다.

아마 글을 쓰시면서도 이 내용이 사람들이 당장 원하는 '깔끔하고 명쾌한 결말'이나 사과가 되지는 못할 거라는 점을 본인도 잘 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하지 않고 이렇게 긴 글로 마음을 남겨주신 성의, 그리고 어떻게든 소통해 보려 하신 점은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합니다.

실장님의 글 곳곳에서 묻어나는 PD로서의 고심, 남천동 채널의 앞날에 대한 고민과 입장의 난처함도 충분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실장님의 글을 다 읽고 난 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습니다. 그리고 이 아쉬움 때문에 답장을 드립니다.

첫째, 유시민 작가님의 관대함을 빌어서 시청자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려고 했다는 의도가 너무 명확합니다. 유시민 작가님께서 쿨하게 넘어가 주시고 오히려 조언을 해주셨다는 미담은 유시민 작가님의 훌륭함을 증명할 뿐입니다. 시청자들이 분노한 본질은 특정 인물에 대한 모욕을 넘어, 지지자들과 쌓아온 정서적 신뢰를 저버린 태도에 있습니다. 작가님의 관대함을 방패 삼아 이 상황을 부드럽게 넘기려는 듯한 뉘앙스는 오히려 실망스럽습니다. 노회한 정치인과 언론인들이 '우리끼리 해결했으니 됐지? 자 악수하고 사진 찍었다.' 라는식의 태도를 남천동에서도 보게 될줄은 몰랐습니다. 

둘째, '나는 권한이 없다'는 철저한 선 긋기와 책임 회피입니다.오 평론가의 발언이 외부에서 한 것이고 사전 상의가 없었다 해도, "우리는 서로 다른 객체이고 나는 사과할 권한이 없다"며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은, 좀 구차하게 보입니다. 무한도전의 김태호피디와 유재석은 그러지 않았던것 같던데요. 특히 내가 사과를 요구할수는 없지만 나는 그친구를 오랬동안 봐왔기때문에 이해한다는 내용은 더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내가 오랬동안 봐와서 이해하지만, 사과할건 해야지 잘못된거야 라고 생각하실 수는 없나요? 

셋째, 시청자의 비판에 대한 태도입니다.특정 정치인의 인생을 박살 내며 쾌감을 얻는 극단적인 방송을 지양하겠다는 피디님의 철학에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지금 시청자들이 남천동에 제기하는 비판은 그런 맹목적인 조리돌림이 아닙니다. 이 두 가지를 은연중에 동일 선상에 놓고 시청자의 반응을 피곤한 것으로 여기는 듯한 시선은 매우 씁쓸합니다.

실장님의 소통에 대한 성의와 인간적인 고뇌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채널의 미래만 걱정하고 적당히 넘어가고싶으려는 태도와 상황 인식은 제가 기대했던 모습이 아닙니다.

그동안 방송을 위해 애써주신 노고에는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앞으로는 실장님이 원하시는 '스트레스 없는 방송' 만들어 가시길 멀리서나마 바라겠습니다. 

댓글 (21)

  • CrossFit

    CrossFit Lv.1

    02.27 · 118.♡.113.252

    두번째 이유로 PD자격이 없는 겁니다.
  • 도라엠몽 Lv.1 → CrossFit 작성자

    02.27 · 121.♡.157.162

    네 저도 이게 무슨말이지? 싶더라구요
  • 재미 Lv.1

    02.27 · 49.♡.71.102

    구설수에 오를걸 알면서도 용기있게 이야기 해줘서 고맙긴 하더군요
    이제 시간을 가지고 진심을 증명해주시길 바래봅니다
  • 도라엠몽 Lv.1 → 재미 작성자

    02.27 · 121.♡.157.162

    네 용기와 성의는 높이 평가하는데 그 동기가 채널의 앞날에 대한 걱정때문이었나 싶어서 진정성을 좀 갖추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Oz오즈

    Oz오즈 Lv.1

    02.27 · 210.♡.182.115

    그 글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어떤 내용이었는지 짐작이 가네요..
  • 도라엠몽 Lv.1 → Oz오즈 작성자

    02.27 · 121.♡.157.162

    네 감사합니다.
  • geumdung

    geumdung Lv.1

    02.27 · 118.♡.159.206

    이실장님 글이 너무 길어가가 안 읽었시빈다.

    유시민 작가님 말씀대로 글.은. 짧.고. 명.확.하.게. 쓰시는 게 좋지 않나. 마. 그렇게 생각하빈다.
  • 도라엠몽 Lv.1 → geumdung 작성자

    02.27 · 121.♡.157.162

    저도 백퍼센트 동의합니다
  • orOro

    orOro Lv.1

    02.27 · 206.♡.65.219

    저도 답글 하나도 없을때 아마도 올리자 마자 읽었는데...한번 읽고 잘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아마도 유시민선생님에게 사과를 했고 모 이래저래 잘 마무리 했다는 글이었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저희가 분노했던 것은 정청래 악마화를 가장 믿던 도끼에 당한 순간이었습니다.

    대통령이 직접 당청분쟁은 없었다고 했고, 정청래가 얻을 게 무엇이있어 초반 지지율 높은 대통령과 척을 진다는것이 1년만 정치해본 사람도 알만한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조리돌림 하면서 까던것이 너무나도 컸습니다.
    절차를 모라 할수 있지만(전 절차도 전혀문제가 없다고 봅니다만 만약 박찬대가 똑같이 했다면 아무문제없이 넘어갔을겁니다. 저쪽 계파에서 그냥 꼬투리하나 잡은거죠.), 선거를 이기기 위한 통합이라 보고 큰걸음걸었어야 하는데 절차로 소리 꽥꽥 지르면서 당원투표도 비겁하다는 쓰레기들을 앞세워 공천권이라는 자기 이익에 눈먼 노땅과 신땅들의 장난에 맞장구 친것이 문제였죠.

    몇몇작업세력(이명박시절 부터 박근혜로 넘어가면서 가짜여론조사나 답글세력이 이젠 돈받고 여야가릴것없이 득세하고 있습니다.) 과 같은 곳을 보면서 살살 약올렸던것이 문제였죠. 그 작업세력과 한패라고는 차마 말은 못하겠네요.

    사과는 아닐꺼라 생각하고, 사과의 첫걸음은 무엇이 잘못된것인지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됩니다.
  • 도라엠몽 Lv.1 → orOro 작성자

    02.27 · 121.♡.157.162

    저랑 똑같은 마음으로 읽으셨네요. 공감이 많이 갑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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