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커먼사각 (49.♡.218.16)
2026년 2월 28일 PM 08:11 · 수정됨(22:12)
꼬꼬마 시절 문고판 원서(펭귄이었나..?)로 접한 후 가끔 발동하는 저의 컬렉터 기질을 자극하신 작가 중 한분인 고 어슐러 K. 르 귄 여사께서 쓰신 엽편에 가까운 짧은 단편소설입니다.
이분의 글이 SF인지 환상소설인지, 순수소설인지 따위가 중요한 건 아니구요... 개인적으로는 컬렉터 기질이 발동해버린 후 오랜시간에 걸쳐 읽게 되었던 이분이 쓰신 수많은 소설과 수필이 워낙 사려깊고 우리가 무심코 익숙해져버린 무언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글들(물론 이야기의 흐름, 표현, 의미하는 바 모두 최고이기도 합니다)이라 여사님 생전에 이분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몇해 전 돌아가셨지요.
워낙 유명한 이야기라 굳이 내용을 소개하거나 할 필요는 없을 것이고(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합니다!) 다만 이 짧은 단편소설이 던져주는 메시지가 워낙 강렬하기에... (몇년전 제가 읽어보라고 권하긴 했습니다만), 제 책장에서 딸래미가 슬그머니 집어간 책들 중 돌려주지 않고 있는 책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사실 책이고 뭐고 요즘은 가져가면 안돌려주더군요. ㅎ)
어쨌든... 미국, 이스라엘이 벌이는 개짓거리를 보며 드는 생각은 이 감동적인 소설의 내용과는 달리 권력을 휘둘러 전쟁을 일으키는 극우 파시스트 범죄자들 몇놈을 희생시켜 우리 모두가 평화롭고 행복해진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몇놈 희생시키는 게 맞지않나..? 하는 나쁜 생각을 해봅니다, 에휴.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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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기팝의웃음
02.28 · 211.♡.164.133
전 근래에 쿠팡사태를 보면서 이 소설을 생각했습니다. -
SSilvercreek
02.28 · 121.♡.214.196
어둠의 왼손을 좋아해서 르귄 여사 책을 참 많이 봤는데 이제는 잘 기억이 나질 않아요 ㅠ -
시시커먼사각
→ Silvercreek 작성자
02.28 · 49.♡.218.16
제게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회구성원 서로의 관계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망치로 아둔한 제 대X리를 두들긴 것 같은 충격을 준 걸작이죠. -
느느린시간
02.28 · 121.♡.192.199
독서의 기억을 되살려보면... '권력을 휘둘러 전쟁을 일으키는 극우 파시스트 범죄자들 몇놈'을 지하에 유폐한다고 해도 그건 "오멜라스를..."에 나오는 경우처럼 공동체를 위한 '희생'은 아니죠. 그들에겐 희생양의 순수함이나 고결함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적으신 생각에는 충분히 공감합니다. -
시시커먼사각
→ 느린시간 작성자
02.28 · 49.♡.218.16
개인적으로는 본인이 행한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면, 사회나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누군가(그 누군가가 누가 되었든)를 희생 혹은 처벌, 혹은 고통을 받는 무언가를 시켜서는 절대 안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
몽몽몽이
02.28 · 1.♡.153.106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자기가 원하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마라
제 등에 평생 짊어지고 갈 글귀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찾아보니 '바람의 열두 방향'이라는 책에 실려 있다고 나오네요.
알라딘 들렀을때 꼭 찾아봐야겠습니다. -
시시커먼사각
→ 몽몽이 작성자
02.28 · 49.♡.218.16
바람의 열두방향은 르 귄 여사님의 단편 모음집인데, 한편도 버릴 것이 없는 작품들입니다. 강추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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