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라는 유시민의 말에 대하여
Enlight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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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1일 AM 08:36 · 수정됨(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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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에 걸린 유시민에 대한 포스팅을 보고 몇 자 끄적여 봅니다. 

분명 저는 유시민의 말이 틀렸다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저런 말을 기본으로 받아는 들이되 좀 더 균형감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고통과 행복이 본질적으로 나의 인식과 판단에 기인하여도 나의 인식과 판단은 결코 온전히 나만의 것, 내가 만들고 내가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속한 세상과의 끊임없는 대화 속에서 인식과 판단의 하나의 근본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내가 속한 세상, 내 이웃이, 내 가족이 살아가는 환경이 불행한데 내 마음 속에서 고통과 불행을 행복으로 바라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결단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서 가스실로 무기력하게 옮겨가는 나의 불행한 모습에서 행복을 찾겠다고 하는 것, 굶어 죽어가는 아프리카의 어린 아이도 스스로 행복해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 어느 누구에게도 큰 설득력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불행과 행복은 다 나에게 달려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하나의 조건으로서 우리의 불행과 행복에 미치는 근본 조건이라는 사실을 가벼이 무시합니다. 왜 세상이 평화롭고 정의로워야 하는가, 왜 나의 행복이 나만의 주체적 인식과 판단에만 달려있지 않은가, 왜 우리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 우리의 세상을 좀 더 공정하고 나은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왜 나의 행복이 남의 행복과 깊은 곳에서 연결되어 있는가, 꼭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이것은 제가 불교의 이론을 좋아하면서도 동시에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기 깨달음의 문제에서도 결국 세상을 좀 더 크게 품어야 함을 깨달은 대승으로의 발전은 불교 이론의 발전에서 필수적인 과정이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반박시 님의 말씀이 다 맞으십니다. 

댓글 (3)

  • Java

    Java Lv.1

    24.05.11 · 116.♡.66.77

    오로지 내가 만들고 내가 좌우할 수 있으려면,
    일반 수도승 급도 아니고 고승 급은 되어야 하지요.
    일반 수도승도 많은 번뇌를 타파해나가는 과정에 있을 것이거든요.
  • 피와바람 Lv.1

    24.05.11 · 118.♡.10.173

    우선 균형감을 잡아야한다는 글쓴 분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다만, 불행과 행복이 나에게 달려있다는 조언들이 더 많이 쓰여지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보통 우리는 (직관적으로) 불행의 원인을 아주 쉽게 외부에서 찾고, 또 외부로부터 쉽게 영향받기 때문이죠.

    우리는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외부의 자극에 쉽게 노출되고 쉽게 변화하죠.

    예능을 보면서 즐겁게 웃고, 책이나 드라마를 보며 울고 웃는 것도 우리가 디폴트로 그러한 능력을 타고났기 때문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하여, 타고 나지 못한 것에 대한 조언이 좀 더 많을 수밖에 없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 Bcoder™

    Bcoder™ Lv.1

    24.05.11 · 221.♡.162.27

    내가 행복하지 않는데 타인의 행복을 위하는 것은 위선이라는 말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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