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요원 (121.♡.209.232)
2026년 3월 11일 PM 12:41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부터 '정조대왕'을 자주 언급하고 인용했습니다.(1)
화제가 되었던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용이나 정책, 최근 메세지를 보며 얼마 전에 본 한 역사 강의 영상(3)이 떠오르더군요.
아시다시피 정조의 아버지인 '사도세자'는 정조의 할아버지인 '영조'에 의해 끔찍한 죽임을 당했고 그 배후에는 '벽파' (영조 시대의 노론)가 있었습니다.
11살 나이의 정조는 벽파가 할아버지 영조를 부추겨 아버지 사도세자를 죽이는 것을 지켜 보았는데 정조가 왕위에 올랐을 때 이 벽파는 사도세자의 죽음을 정당화 시키고 있었죠. 제가 정조였으면 까짓거 내가 왕인데 싹 다 잡아서 죽여버렸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조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자신의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간 정적인 벽파에게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으며 그 약속은 정조의 마지막까지 지켜집니다. 오히려 자신의 정치적 지지세력인 '시파'에게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상소를 올리지 말라고 경고했고 그럼에도 시파의 일부가 상소를 올리자 주모자 7명의 목을 칩니다. ㄷㄷㄷ
이것이 조선 후기 붕당을 억제하고 부국강병을 이루었던 정조의 '탕평책'의 시작입니다.
얼마 전 이재명 대통령은 sns X를 통해 개혁과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알렸습니다.(2)
(이하 Gemini 정리)
작성된 메시지의 핵심 내용과 정조의 리더십 및 정책들을 비교해 보면, 메시지 속 국정 운영의 철학은 놀랍게도 200여 년 전 정조가 보여주었던 통치 방식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구체적인 유사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탕평(蕩平)과 통합의 정치
메시지의 내용: "대통령이 된 순간부터 국민 전체를 대표해야 합니다", "나의 의견만이 진리라는 태도는 실패의 원인"이라며 반대파와의 조정과 타협을 강조했습니다.
정조의 정책: 아버지를 죽인 원수(노론 벽파)마저도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고 포용하는 '탕평책'과 완벽히 일치합니다. 정조는 복수라는 사적 감정이나 자신의 당파성(시파)에 매몰되지 않고, 국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극심한 대립을 완화하려 노력했습니다.
2. 혁명이 아닌 '점진적 개혁 (초가삼간 보호)'
메시지의 내용: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미꾸라지 몇 마리"라며 조직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급진적 숙청을 경계했습니다.
정조의 정책: 정조 역시 즉위 직후 노론 세력을 단번에 쓸어버리는 '피의 숙청(혁명)'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규장각'을 세워 새로운 인재를 서서히 길러내고, '장용영'을 창설해 군사력을 점진적으로 장악하는 치밀하고 안정적인 개혁 노선을 택했습니다. 기존 시스템(초가삼간)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문제점(빈대)을 고쳐 나간 것입니다.
3. 권도(權道)를 통한 현실 정치의 수용
메시지의 내용: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혁명을 할 수는 없다"며 현실의 난관을 인정하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정조의 정책: 강연(3)에 등장했던 '권도(지혜로운 임기응변)'와 일맥상통합니다. 정조는 자신의 목표를 관철하기 위해 가장 껄끄러운 정적인 심환지와 300통이 넘는 비밀 편지를 주고받으며 국회를 조율했습니다. 이는 '내 뜻만 옳다'며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반대 세력의 힘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 위에서 영리하게 정국을 운영한 것입니다.
4. 사사로운 감정보다 앞선 대의 (무한 책임)
메시지의 내용: "감정 나는 대로, 내 이익대로 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으나... 공정한 제3자의 시각과 냉철한 이성으로 국가와 국민 최대 다수에게 최대 행복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정조의 정책: 정조가 사도세자의 죽음에 대한 억울함과 분노를 가슴 깊이 묻어두고, 1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초지일관 인내하며 수원 화성 건설과 신해통공(경제 발전)이라는 부국강병의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과 동일한 결을 가집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는 "피를 부르는 쉽고 빠른 혁명(숙청)보다는, 고통스럽고 더디더라도 시스템을 유지하며 설득해 나가는 개혁(탕평)"을 선택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역사적으로 볼 때, 조선 후기 극심한 당쟁 속에서 국가의 르네상스를 이끌어낸 정조의 실용주의적이고 포용적인 통치 철학과 그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어쩌면 그 훨씬 이전부터) 본인의 생각과 계획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개혁을 이루어 나가면서도 국가의 안정을 유지해야 하는 대통령의 입장과 고뇌는 단순히 '검찰개혁' 한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니라 좀 더 크게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검찰개혁은 우리 모두의 열망이자 푯대이고 모두가 감정이입되어 있는 사안이라 민감하게 반응 할 수 밖에 없으며 이 부분 또한 대통령 역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검찰개혁이 잘못되면 그 칼이 당장 자신의 목을 겨눌 것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정의 정점에서 모두를 담는 그릇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왜 본인이 직접 의견을 개진하거나 설명하지 않는가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대통령 본인이 '이해 당사자'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거라고 생각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는다.' 라고 말씀 하신거라고 생각합니다. 늘 위기 때 마다 국민들이 선택하고 보호해줬고 이번에도 그것을 믿고 계시는 거겠죠.
뭐, 결국 우리가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네요.
요즘 대통령의 메시지와 관련되어 선 넘는 말들이 많고, 지나치게 과열되어 있는 것 같아서 장황하게 적어봤습니다.
- 끝!
주(1)
인천 계양 유세 (2025.5.21)
“선조는 환란을 불러들여 산천을 피로 물들였고, 정조는 조선을 동아시아 최대 부흥국가로 만들었다.”
좌우 통합과 실용을 강조하며, 자신은 국민의 충직한 도구가 되겠다고 발언.
수원 팔달문 유세 (2025.5.26)
“선조는 술 먹고 놀다가 수백만 백성을 죽음으로 내몰았지만, 정조는 인재를 널리 등용해 동아시아 최대 부흥 국가를 만들었다.”
정조의 탕평책을 언급하며, 자신도 파벌을 넘어 실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다짐.
당선 이후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에도 정조의 리더십을 자주 인용.
정조의 개혁 의지와 인재 등용을 본받아, “노비 자식이라도 실력이 있으면 기회를 줬다”는 점을 강조하며 공정과 기회의 확대를 자신의 국정 철학과 연결.
정조가 붕당정치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탕탕평평실’ 편액을 걸었던 사례를 언급하며, 자신도 정치적 통합을 추구하겠다고 발언.
개인적 존경 인물로서의 정조
학계 및 주변 인사 증언에 따르면, 이재명이 가장 존경하는 역사적 인물이 정조라는 평가가 있음.
주(2)
https://x.com/Jaemyung_Lee/status/2030266439274561935?s=20
https://x.com/Jaemyung_Lee/status/2030672157374894334?s=20
주(3)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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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trz
03.11 · 180.♡.14.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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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밀요원
→ mtrz 작성자
03.11 · 121.♡.209.232
네,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래서 역사에서 배운다고 하죠. 부족한 부분은 채워야겠죠. 다만 당시 최악의 국정 갈등 상황에서 그 당사자로서 그것을 봉합하고 부국강병으로 이끌어 낸 것은 인정해야죠. 정조가 좋은 롤모델인가를 이야기 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 이후의 정치까지 지금 책임 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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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루
03.11 · 218.♡.117.68
정조는 그나마 보복은 하지 않겠다고 천명은 했네요? 그런데 대통령은 후보시절 수사 기소 분리 등 검찰 개혁을 여러차례 강조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나온 정부안은 개혁안이 아니라 개악안이죠. 결과적으로 진실하지도 못했던 건가요?
만고의 역적들 품자고 본인을 전폭적으로 지지한 지지자들 배신하고 그걸로 모자라 본진을 폭파하려는 게 정상인가요?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고간 검찰과 세월호를 모욕한 친일파를 개인적으로 용서 하는 건 말리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자격으로 한다면, 저는 그걸 이해하거나 동의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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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밀요원
→ 그루 작성자
03.11 · 121.♡.209.232
그 분노는 이해합니다. 검찰개혁에 법안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은 저 역시 추미애, 박은정, 김용민의원의 안을 원합니다. 하지만 정부안이라고 나오는게 엄밀히 대통령이 주도하는 안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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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루
→ 기밀요원
03.11 · 218.♡.117.68
정부 관료들은 인사권을 가진 대통령의 뜻에 따라 움직입니다,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지금 직접 지명한 관료들이 대통령의 뜻에 반하게 움직이고 있다면, 대통령이 1년도 안되어 벌써 레임덕이 왔거나, 무능력한 건가요? 압도적 지지율을 등에 엎고도 그들 컨트롤을 못하는 거라구요 설마?
그리고 그게 대통령 주도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면 국무회의 통과를 안시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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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밀요원
→ 그루 작성자
03.11 · 121.♡.209.232
그 말씀은 지금 정부안이 대통령의 주도 하에 나온 안이라는 말씀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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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루
→ 기밀요원
03.11 · 218.♡.117.68
대통령의 동의 없이 저런 정부안이 나올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국무회의 심의 기준은 알고 계시죠?
아니면 정말 대통령이 김민석 정성호한테 눌려서 제어를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대통령의 동의 없이 한번도 아니고 어쩌다 두 번이나 저런 법안이 나왔을까요?
설탕값도 알고, 밀가루 값도 알고, 심지어 생리대가격도 아시는 분이 민주진영 최대 숙원과제인 검찰 개혁을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고 싶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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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BCxBBD
03.11 · 211.♡.71.102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고 대한민국 공화정 시대입니다.
아닌건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시민의 정치를 해야지, 행정부 수반의 의중을 헤아려서 믿고 기다리는게 시대정신에 맞는 일인가 의구심이 듭니다.
정치인은 정치인으로 봐주세요. 민주시민의 정치를 대변하고 실행하는 사람이지 영도자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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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밀요원
→ ABCxBBD 작성자
03.11 · 121.♡.209.232
맞는 말씀이십니다.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죠. 하지만 왜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걸까 하고 해석 하는데 도움은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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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oho
03.11 · 118.♡.80.25
여담입니다만 사도세자의 죽음을 벽파가 주도했다는 것도 현재는 아닌 걸로 나오고 있고, 정조 자체도 우리가 생각하는 개혁 군주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이 최근 학계의 흐름이죠.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시파라고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친 않아요.
정조는 치세에는 성공했지만 그의 요절 후 조선은 내리막을 걷다 못해 시궁창으로 빠져 버렸습니다.
요절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보통 많지만 제대로 된 정치 세력이 자리 잡지 못해서 그렇다고 보는 것이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
정조가 좋은 롤모델이 아니라 생각하는 이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