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소 (125.♡.60.147)
2026년 3월 13일 PM 10:16
저 아래 '과잉보상'이라는 심리학적 개념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을 추측하는 흥미로운 글이 있어서 읽다가 요 며칠 생각한 게 있어서 한 번 적어봅니다. 일단 재미로 접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전공자라곤 할 수 없고 예적에 읽었던 걸 떠올리는 거라 많이 거칠 수 있습니다.
근대 형사법체계의 기본 논리 중 하나가, 형사법절차에서 피해자를 배제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수사를 하고 재판을 해서 범죄인을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사적 복수를 금지하고 폭력을 독점한 국가가 형벌권을 실행함으로써 정의 내지 형벌의 목적(즉 순수하게 공적인 목적)을 실현하는 것인데, 이 형사절차에 사인인 피해자가 참가하면 국가 형벌권 행사에 '사적 복수'라는 오염물질이 끼어들게 되기 때문에 허용해선 안된다는 것이죠. 이게 20세기에 들어와서, 현실적으로 범죄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본 피해자를 너무 소홀하게 다루는 게 아닌가, 즉 형사절차에서 피해자를 완전 소외시키는 건 지나치다고 반성하게 되고, 헌법적 권리로 피해자의 참여권을 인정하기에 이릅니다. 그래도 역시 현실적으로도 형사절차는 수사기관, 공소유지기관, 판사 등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피해자의 참여는 제한적이라는 기본원칙(즉 증인의 역할 정도)은 유지되는 것으로 봐야겠죠.
여기서 법전문가인 이재명 대통령의 생각을 추측해보자면, 검찰에 의한 피해자인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 후 개혁한다는 명목으로 검찰을 해체하는 등 강도높은 조치를 취한다면 결국 이건 대통령이라는 공권력을 이용해서 사인 이재명의 과거 피해에 대한 복수를 하는 셈이 되는 것 아닌가란 논리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형사절차로 복수하는 경우와 딱 맞아떨어지지는 않지만, 어쨌거나 큰 틀에서 '공권력을 이용한 보복 복수'의 모양새로 볼 수 있지 않냐하는 것이죠.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의 2차 정부안처럼 우리 관점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다면, 아마도 이와 같은 생각에 따른 것이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이에 따르면, 봉욱을 임명하고 그 태스크포스 팀에 여러 명의 검사들이 참여해서 정부안을 만든 것도 이해가 갑니다. 즉 검찰 스스로 개혁을 한다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얼마간 스스로 벌도 받는 모양새이므로, 피해자인 이 대통령 입장에선 복수로 비춰지는 문제를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요컨대 이재명 대통령 입장에선 : 검찰개혁은 생각하기에 따라선 자신의 피해에 대한 복수가 될 수 있다. 개혁이 강하면 강할수록 복수도 심한 것이 된다. 여기서 그럼 검찰개혁을 어떻게 할까.
가해의 주체인 검찰로 하여금 스스로 '개혁'하게 하자. 그러면 일단 '복수의 도그마(공권력으로 사적 복수는 금지된다'는 피해갈 수 있다.
현재 사실상 검사가 만든 정부안과 우리가 원하는 법사위안이 대결 중입니다. 전자는 위 논리에 따라 복수의 도그마를 피할 수 있지만, 후자는 그걸 피할 수 없는 모양새입니다. 과연 이재명 대통령은 전자를 계속 고집할까요, 아니면 문제의 도그마를 깨뜨리고 국민이 원하는 후자를 선택하까요. 저는 후자에 걸고 싶습니다.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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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급소
03.13 · 122.♡.17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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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독사소
→ 보급소 작성자
03.13 · 125.♡.60.147
그러니까 이재명 대통령은, 정부안이 다른 국민들을 납득시킬 만큼 확실한 개혁안이 되기를 바라면서 봉욱 등 검사들에게 주문을 했던 것이죠. 그런데 이 사람들이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안을 만들어 제시하고 있는 것이구요.
바로 그 점 때문에 저는 이재명 대통령이 보급소 님과 비슷한 생각으로 '이번 정부안은 많이 모자라구나, 내가 검사들한테 너무 기대를 했네' 하면서 법사위안 쪽으로 마음을 바꾸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대통령도 제대로 된 검찰개혁이 원래 목표였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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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급소
→ 독사소
03.13 · 122.♡.171.113
물론 그렇게 끝난다면 저도 쌍수들고 환영하겠지만 지금까지의 진행상황을 보면 희망적으로 보이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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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독사소
→ 보급소 작성자
03.13 · 125.♡.60.147
아쉽게도 그렇게 결론이 난다면, 대통령은 위에서 적은 논리 상 복수의 도그마에 빠져 일을 그르친 대통령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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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 독사소
03.13 · 14.♡.238.115
이전에 금융소득세 문제에서도 지금과 비슷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진성준의원을 내세우긴 했지만 대통령의 의중이 초기 시행안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국 대중이 원하는 대로 결론내렸죠. 다시한번 대중이 원하는 결정을 내리길 바랄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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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로
03.13 · 211.♡.20.166
좋게 해석하자면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정부안은 결국 검찰개혁 실패라는 뻔한 결과가 보이고 그 피해자는 바로 이재명 본인이 되겠죠. 문제는 스스로 자초한 일이기 때문에 민주 시민들이 임기말/퇴임후에 검찰에게 시달리는 이재명 곁을 지켜줄 생각이 별로 없게 만들어 버렸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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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뿌리꽝
03.13 · 175.♡.77.217
하나회 생각해 보시죠 그냥 살살 하자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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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독사소
→ 뿌리꽝 작성자
03.13 · 125.♡.60.147
맨 마지막 문단, 결론부분을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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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꼰대생각
03.13 · 121.♡.81.201
정권교체후 온갖 민주당과 정부내에서 벌레,머저리,프락치,수박들 다 튀어나오고 있는 걸 보면..
김대중,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의 외로웠던 싸움을 보고 느낀게 있어
아직 정권초기니 툭툭 던져놓고 어떻게들 하는지 조용히 지켜보고 판단중인게 아닐까 싶습니다. 때가 되면 다 뒤집어 엎고 한방에 정리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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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독사소
→ 꼰대생각 작성자
03.13 · 125.♡.60.147
그런 깊은 계획까지는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정황을 바탕으로 추측한 대통령의 의중을 한번 파고들어 본 것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그건 너무 본인 입장에서만 생각하는거죠.
욕을 먹더라도 할 일은 해야 합니다.
더군다나 검찰개혁을 대의 삼아 지지자들의 표를 받았으면서 오직 본인 욕먹기 싫어서 그렇고 있다면 그건 소인 중의 소인 아닙니까?
차라리 진짜로 검찰개혁으로 인한 공백으로 경찰 비대화가 너무 걱정된다라는게 이유라면 이해해볼만 구석이라도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