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 (175.♡.147.253)
2026년 3월 15일 PM 01:58
몇 달 전에 여기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암흑에너지가 마치 옛날 천문학자들이 행성 궤도 맞추려고 억지로 갖다 붙인 설명처럼 석연치 않다고. 비전공자인데 우주의 미스터리 세 개를 하나로 묶어보는 가설을 만들었다고.
그 이후로 계속 다듬었습니다. 공격받은 부분은 버리고, 버텨낸 것들만 남겼습니다. 이번에 꽤 많이 달라져서 다시 올려봅니다.
우주에는 설명 안 되는 게 세 개 있습니다
첫째, 암흑에너지입니다. 우주가 팽창해도 그 팽창을 일으키는 에너지 밀도가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풍선을 불면 안의 공기가 희박해지는데, 우주는 커져도 에너지가 그대로입니다. 어딘가에서 계속 에너지가 생겨난다는 뜻인데, 에너지 보존법칙과 어딘가 어긋납니다. 우주상수(Λ)라는 기호를 붙여놨지만 왜 존재하는지는 아무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둘째, 중력이 왜 이렇게 약하냐는 겁니다. 냉장고 자석 하나가 지구 전체 중력을 이깁니다. 그리고 자석은 붙이기도 하고 밀어내기도 하는데, 중력은 왜 당기기만 할까요. 전자기력에는 인력과 척력이 모두 있는데, 중력에 척력이 없다는 건 사실 이상한 일입니다.
셋째, 반물질은 어디 갔냐는 겁니다. 빅뱅 때 물질과 반물질이 거의 같은 양으로 생겼을 텐데, 지금 우주는 물질로만 가득 차 있습니다. 반물질이 전부 어디 사라진 건지 현대 물리학도 명확한 답을 못 냅니다.
이 세 가지가 따로따로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저는 이게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구가 평평해 보이는 이유
옛날 사람들은 땅이 평평하다고 믿었습니다. 틀려서가 아닙니다. 지구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충분히 큰 구는 안에서 보면 평면과 구별이 안 됩니다.
현재 관측으로는 우주가 평탄하다고 나옵니다. 근데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 범위는 전체의 극히 일부일 수 있습니다. 충분히 큰 구형 우주라면 안에 갇힌 관측자에게는 평탄하게 보입니다. 지구 표면에 사는 우리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느끼는 것처럼요.
저는 우주가 구형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구형이면 반드시 경계가 있습니다.
경계 너머에 반물질 우주가 있다면
제 가설의 핵심입니다.
경계 너머에 반물질 우주가 있습니다. 우리 우주와 거울처럼 대칭으로, 경계면(Topological Interface)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습니다.
각 우주 안에서는 중력이 인력으로 작동합니다. 그런데 경계에서는 두 구형의 곡률이 반대 방향으로 만납니다. 같은 극 자석을 마주 댔을 때처럼 밀어내는 기하학적 긴장(Geometric Tension)이 생깁니다. 두 우주가 서로를 밀어내는 압력입니다.
우리 입장에서 그 압력은 우주가 가속 팽창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게 암흑에너지의 정체입니다. 어딘가에서 새로 생기는 에너지가 아니라, 두 우주가 경계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밀어내는 기하학적 효과입니다.
세 가지가 한 번에 풀립니다
암흑에너지는 경계의 기하학적 긴장에서 나옵니다. 새로 생기는 에너지가 없으니 에너지 보존법칙과 충돌하지 않습니다.
중력이 약한 이유는 중력의 전체 곡률이 두 우주에 걸쳐 분포하는데 우리가 절반만 느끼기 때문입니다. 약한 게 아니라 반쪽만 보고 있는 겁니다.
중력에 척력이 없어 보이는 이유는 척력이 경계에 있어서 우리가 직접 관측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구형 내부에서는 인력, 경계에서는 척력입니다.
반물질은 사라진 게 아닙니다. 경계 너머에 있습니다.
우주의 마지막 불씨, 그리고 재시작
우주가 팽창할수록 두 우주 사이의 경계 상호작용이 줄어들고 밀어내는 힘도 약해집니다. 결국 우주의 팽창이 감속으로 전환되는 시점이 옵니다. 실제로 Son et al.(2024)이 초신성 데이터를 재분석해서 이 감속 전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리고 우주가 충분히 조용해지면 흥미로운 일이 생깁니다.
빛도, 전자도, 중성미자도 에너지를 잃어갑니다. 그런데 원자핵 안에 마지막 에너지가 남아 있습니다. 양성자 질량의 95%는 쿼크 자체가 아니라 쿼크를 묶어두는 글루온 결합 에너지에서 나옵니다. 죽어가는 우주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에너지 저장소입니다.
경계 포텐셜이 충분히 약해지면 이 에너지가 터널링의 연료가 되면서 양성자가 붕괴합니다(양성자 붕괴). 물리학자들이 슈퍼카미오칸데 같은 거대한 실험 시설에서 수십 년째 찾고 있는 바로 그 현상입니다. 아직 관측되지 않았지만 이론적으로는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그 에너지가 새로운 빅뱅을 촉발합니다. 우주는 소멸하지 않습니다. 마지막 양성자가 불씨가 됩니다.
나중에 보니 비슷한 이론들이 있었습니다
혼자 발전시키다가 나중에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 이론들을 발견했습니다. 중력이 약한 이유를 설명하는 Randall-Sundrum 브레인월드 모델, 반물질 우주의 존재를 제안하는 미러 매터 이론, 세 난제를 한 번에 묶으려 한 Turok의 CPT 대칭 우주론. 각각 세 문제 중 하나씩을 건드립니다. 저는 처음부터 셋을 하나로 묶으려 했고, 독립적으로 같은 방향에 도달한 셈입니다.
수렴진화처럼, 여러 곳에서 같은 방향에 도달했다는 건 그 방향에 뭔가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마무리
우주는 폭주하지 않습니다. 기하학이 숨을 쉬고, 엔트로피가 안정화되고, 경계가 다시 깨웁니다.
비전공자의 사유 실험입니다. 수학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압니다. 다만 공격받으면서 버텨낸 것들만 남겼습니다. 논리적 허점이 보이시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댓글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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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짝지근
03.15 · 49.♡.149.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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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달짝지근 작성자
03.15 · 175.♡.147.253
머리속에서 상상해보는건데 재미있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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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국수나냉면
03.15 · 118.♡.91.236
아무튼 모르겠스빈다. 다시는 이 우주에 안태어났으면 좋겠어요. ㅎㅎ
저는 척력을 믿습니다. 사랑은 척력이죠. 각자 인내력으로 도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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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국수나냉면 작성자
03.15 · 175.♡.147.253
우리 우주는 영원합니다. ㄷㄷ 인류원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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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oulway
03.15 · 194.♡.66.30
오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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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Soulway 작성자
03.15 · 175.♡.147.25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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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aphael.S
03.15 · 222.♡.137.46
우주하니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생각 나군요(읽었지만 이해 못함)
암흑 물질이 가장 궁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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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Raphael.S 작성자
03.15 · 175.♡.147.253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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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ndlessR
03.15 · 211.♡.227.87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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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endlessR 작성자
03.15 · 175.♡.147.253
그냥 받아 들여야합니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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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