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를 내고 딸내미와 데이트했습니다
콰이

Lv.1 콰이 (58.♡.97.141)

2026년 3월 17일 PM 05:36

조회 1,631 공감 0

6살 딸아이 아빠입니다.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저녁이었습니다.

아이 체온이 갑자기 39.9도를 찍더군요.

아이는 열경련은 없지만,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가면 가끔 헛소리를 합니다.

지난번에는 “눈앞에 뭐가 있다, 오지 마 오지 마” 하더니 이번에는 “카봇이랑 아빠랑 캠핑 가자” 라고 하더군요.

아이 손발을 만져보니 손발은 차갑고, 오한이 오는지 이를 부딪히며 덜덜 떨고 있었습니다. 급하게 해열제를 먹이고 손이랑 발을 마사지해 줬습니다.

잠이 잘 안 오는지 자꾸 밖에 나가 놀고 싶다고 해서 아이를 안고 거실을 30바퀴는 돈 것 같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잠들고 아침에는 힘든지 컹컹거리는 기침을 하며 코가 막힌다고 잠에서 깨더군요.

결국 아이를 데리고 급히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다행히 해열제를 먹은 덕에 열도 조금 잡혔고, 병원 선생님도 독감은 아닌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약을 타고 나오면서 하루 동안 먹을 간식거리도 조금 사 왔습니다.

그렇게 일요일 하루는 집에서 아빠랑 따분하게 놀며 보냈습니다.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아이가 너무 곤히 잠들어 있는 걸 보니 마음이 쓰이더군요.

회사에 연락해서 연차를 냈습니다.

어린이집에도 아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오늘은 가정 보육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밤사이 아이의 열도 내렸고 아이 컨디션도 날아갈듯 했습니다. 어제 하루 집에만 있었던 탓인지 답답해 하더군요.

아픈 아이를 데리고 키즈카페 같은 곳을 가기도 애매했고, 주말 동안 미세먼지가 심해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을 가기도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랑 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딱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하던 데이트 코스를 그대로 했네요.

밥 먹고, 영화 보고, 카페 가고, 쇼핑도 하고.

최근 어린이집에서 훌라후프 돌리는 게 재미있는지 훌라후프를 사달라고 해서 하나 사주기도 했습니다.

카페에 앉아 저는 커피 한 잔으로 피로를 달래고, 아이는 초코 아이스크림으로 기분을 끌어올렸습니다.

월요일 하루, 오랜만에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딱 연애하는 기분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아이가 그러더군요.

“아빠, 오늘 너무 신났어. 아빠 사랑해~”

그 말 한마디가 괜히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이에게 큰소리쳤던 일도 떠오르고 괜히 마음이 미안해지더군요.

아이 키우는 게 참 그렇습니다.

어떤 날은 너무 힘들고, 어떤 날은 내가 좋은 아빠가 맞나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건네는 아이의 한마디에 그동안 쌓였던 피로도, 마음속 미안함도 스르르 풀려버립니다.

그래서 또 매일 조금 더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댓글 (12)

  • Java

    Java Lv.1

    03.17 · 116.♡.70.94

    참 잘하셨습니다.

    진짜 아빠십니다~

  • 14mm3

    14mm3 Lv.1

    03.17 · 211.♡.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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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프레도탁식

    알프레도탁식 Lv.1

    03.17 · 58.♡.153.213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힐링이 되네요.

    다들 그렇게 부모가 되는가 봅니다.

  • 채리새우 Lv.1

    03.17 · 61.♡.78.215

    미소 지으며 읽었습니다.

  • baboda

    baboda Lv.1

    03.17 · 110.♡.205.40

    인생 최고의 행복입니다.^^

  • 다시.시작

    다시.시작 Lv.1

    03.17 · 112.♡.35.169

    제가 이 글에 있는 나베 글을 올리고 헷갈릴때는 나베 판독기를 사용하면 된다고 글을 올렸더니 재명이네마을에서 예고도 없이 강퇴당했어요 ㅎㅎㅎㅎ

    이름만 재명이네 마을이고 국힘 비판하거나 언주 비판해도 강퇴! 정청래대표, 추미애의원, 김용민의원 긍정적으로 얘기해도 강퇴! 재명이네마을 초반부터 회원이었는데 요즘 하고 이상해서 글 몇개 올렸더니 오늘 재가입불가 강퇴시키더라구요

    특히 오늘 검찰개혁법안 발표나니 무슨 발작버튼처럼 더 미쳐돌아가는 카페입니다

  • 다시.시작

    다시.시작 Lv.1

    03.17 · 112.♡.35.169

    제가 이 글에 있는 나베 글을 올리고 헷갈릴때는 나베 판독기를 사용하면 된다고 글을 올렸더니 재명이네마을에서 예고도 없이 강퇴당했어요 ㅎㅎㅎㅎ

    이름만 재명이네 마을이고 국힘 비판하거나 언주 비판해도 강퇴! 정청래대표, 추미애의원, 김용민의원 긍정적으로 얘기해도 강퇴! 재명이네마을 초반부터 회원이었는데 요즘 하고 이상해서 글 몇개 올렸더니 오늘 재가입불가 강퇴시키더라구요

    특히 오늘 검찰개혁법안 발표나니 무슨 발작버튼처럼 더 미쳐돌아가는 카페입니다

  • 사열대키맨

    사열대키맨 Lv.1

    03.17 · 58.♡.226.33

    어떤 심정이었을 지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아이 데리고

    민속마을에 갔던 적이 생각 납니다.

    왜 그때 아이에게 미안했는 지 이 글을 읽고

    다시 느끼게 되는군요^^

  • LetsBilliards

    LetsBilliards Lv.1

    03.17 · 223.♡.217.247

    아이가 아플때만큼 맘이 쓰이는게 없죠. 모쪼록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되시기를 바랍니다.

  • 5호라

    5호라 Lv.1

    03.17 · 223.♡.48.193

    아 부럽네요 ㅎㅎ

    우리 아빠는 이제 없어 ㅜ 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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