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까르고 (172.♡.214.172)
2024년 4월 1일 PM 06:18 · 수정됨(19:05)
지난주는 황사 때문에, 그리고 또 심경이 복잡하기도 해서 걸렀던 산책을 오늘 다시 갔다 왔습니다.
아마 일주일만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풀코스보다는 짧게, 7km정도 걷고 돌아왔는데요.
반환점을 막 지났을 무렵이었습니다.
계곡이라고 부르기는 무색하리만큼 작은 물길이 있고 그 위를 다리로 걷는 지점이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연신 돌을 던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매우, 열심히, 용을 쓰면서요.
왜 그런고 하고 바라보니 오리 두 마리가 한가로이 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이 오리들은 평소에는 직선 거리로 2-300미터 쯤 떨어진 연못에 주로 있곤 합니다.

<연못의 평소 모습입니다. 2024- 03-15>
그런데 오늘 가보니 밑바닥 흙을 한창 퍼내느라고 물도 다 빼놓은 상태였습니다.
아마도 새로 수초도 심고 흙도 깔아주고 다시 물을 채우려고 하는 거겠죠.
그래서 그곳에서 한창 볕을 쬐면서 졸고 있었던 듯한데 이 아주머니는 연신 돌을 던져댔습니다.
설마 맞추려고 그러겠나 싶었지요.
그냥 "그 옆에 물웅덩이에 던져서 물벼락을 맞게 해주려나 보다" 하고 저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찍고 확인하는 찰나에 환호성이 들려 눈을 드니까 오리 두 마리 사이에 바운드를 시켜서 맞추었습니다.
그리고는 두 마리를 한꺼번에 맞추었다고 환호하더군요.

<왼쪽 오리가 맞는 것은 보질 못했고, 바운드 되고 오른쪽 오리에 맞는 것은 보았습니다.>
"뭐하는 거냐"고 따지려고 한 걸음 떼려고 할 때 저보다 그 아주머니와 가까이 있던, 하산하시던 어르신들이 나무랐습니다.
새들을 왜 맞추느냐고요.
그러니까 "아프게 하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라는, 유치하기 짝이 없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몇 살짜리 아이한테서 들을 법한 얘길까 생각하기조차 싫은, 황당한 얘기였지요.
그래도 환호가 끝나기도 전에 나서주신 어르신들 덕분에 조금 마음이 가벼웠습니다.
이 글은 레딧 모공에 먼저 게시된 후 아주 약간의 수정을 거쳐 다모앙에 재게시되었습니다.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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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푸른하늘
24.04.01 · 172.♡.119.129
이상한 사람들이 많네요 -
에에스까르고
→ 푸른하늘 작성자
24.04.01 · 172.♡.206.201
예,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
랑랑랑마누하
24.04.01 · 162.♡.186.85
이상한 사람들 참 많아요....{emo:onion-047.gif:50} -
에에스까르고
→ 랑랑마누하 작성자
24.04.01 · 172.♡.206.201
그 외에는 어떻게 설명할 수가 없더라고요, 저도. -
대대끼리
24.04.01 · 172.♡.210.84
동물 학대네요.
보통 싸이코패쓰들이 많이 하죠. -
에에스까르고
→ 대끼리 작성자
24.04.01 · 162.♡.90.164
학대인 줄 모르고 하는 학대라서 문제가 더 큽니다. - 정
정규직지망생
24.04.01 · 172.♡.223.135
저는 제가 저 사람 형태를 한 쓰레기들에게 돌을 던져서 맞춥니다 시도했던 거부터 인간이길 포기해서 저도 인간답게 대하지 않아요 -
에에스까르고
→ 정규직지망생 작성자
24.04.01 · 172.♡.210.84
여기서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희두님.
충격이었습니다, 정말로.
어르신들이 나무라지 않았으면 오랫동안 환호하면서 자랑했을 거예요. - 정
정규직지망생
→ 에스까르고
24.04.01 · 172.♡.223.135
헉 저 희두형 아니에요... 헉 닉 바꿔야겠어요 ㅜㅜ 장난으로 지었는데 저땜에 희두형 이미지 손상가겠네요 ㅜㅜ -
에에스까르고
→ 정규직지망생 작성자
24.04.01 · 162.♡.186.132
아, 그러시군요.
제가 다모앙은 사실 잘 들어오지 못했고 들어오더라도 서버 문제 때문에 잠깐씩 확인만 했던 터라 몰랐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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