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기교주 (122.♡.69.139)
2026년 3월 20일 AM 11:28
저랑 아주 오랫동안 민주당 같이 지지해 온 친한 형이 있는데. 이번 검찰개혁건에 의견이 완전히 갈려서, 원래 정치 이야기 유일하게 맨날 할 수 있던 상대인데 약간 다툼아닌 다툼처럼 하루 종일 톡으로 토론 했습니다.
그 형님은 예전부터 김어준의 극렬한 팬이었다가, 열린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관련한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조국도 싫고 김어준도 싫어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저 역시 당시에 원칙적으로 보면 김어준 공장장이 마음에 안 드는 점이 몇 가지 있었죠. 어쨌든 형이 김어준을 싫어하거나 문재인 정부 시절 몇몇 사람들에게 반감을 가지게 된 것은 저도 납득이 가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형은 반대 의견인 저에 대해서나, 본인이 싫어하는 김어준에 대해서도 조롱이나 선 넘는 비난, 근거 없는 말은 하지 않았어요. 애초에 그럴 사람이었다면 제가 친하게 지낼 수도 없었겠지만요. 요점은 형이 민주당의 핵심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이기에, 민주 진영 울타리에 있는 사람에게 최소한의 존중을 지키며 비판했다는 점입니다. 저 역시 형의 의견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입장을 존중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대화를 끝냈습니다. 마지막에는 둘 다 이재명 정부 믿고 산 주식 이야기 하다가 훈훈하게 마무리했고요.
구도심 오랫동안 이용하신 유저들은 대부분 공감하실 겁니다. 털보가 어쨌네 유시민이 어쨌네 하며 선 넘는 발언, 조롱, 멸칭, 가짜뉴스로 내부를 공격하는 글들을 우리가 '갈라치기'나 '작전세력'이라 단정 짓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민주주의 핵심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끼리는 그런 저급한 언동으로 서로를 깎아내리지 않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자 본능이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정치인이나 언론인이라면 그런 행동은 자기 인기를 스스로 깎아 먹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기도 하죠.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에게, 당장 마음에 안 드는 점이 있다고 해서 무례하게 대하는 건 "나는 우리가 공동으로 지키자고 약속한 가치 따위는 상관없고 언제든 버릴 수 있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클리앙, 딴지, 다모앙 모두 극단적으로 치닫는 언어는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인들을 의심하고 견제하는 건 시민의 의무이지만,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로 비난하거나 궁예질 하지는 맙시다. 저도 한때 정황만 가지고 너무 극단적으로 말이 나간 적이 있습니다. 남 이야기라 생각지 마시고 우리 스스로 한 번만 돌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우리가 그 매국노 집단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자기반성과 자정작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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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ninja7
03.20 · 211.♡.16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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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뒤집기교주
→ ninja7 작성자
03.20 · 122.♡.69.139
나랑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나랑 의견이 좀 많이 다르다? 라는 지점에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검찰개혁 잘 된 것 같다고 톡했더니 반응이 ㅎ
- 클
클라시커
03.20 · 175.♡.138.13
근데 김어준하고 검찰개혁의 상관관계도 없고, 더욱이 열린민주/조국혁신당에 대한 김어준의 '행동거지'에 대한 구원과 검찰개혁은 아무 상관없지 않나요...?
그 구원을 가지고 전혀 상관없는 아젠다를 판단하는건... 그건 좀 아닌거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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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뒤집기교주
→ 클라시커 작성자
03.20 · 122.♡.69.139
김어준 못마땅해 하시는 분들 논리 중에 하나가 열린민주당이랑 조국혁신당에 대한 온도차이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이어져서 지금의 태도를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구요, 당연히 다른 사안인데 형이 그 때 일 때문에 지금의 일들도 색안경 끼고 보는것 같습니다. 제가 너무 중간 설명을 대충 넘겼네요.
- 클
클라시커
→ 뒤집기교주
03.20 · 223.♡.212.192
그런분들이 있다고는 들었습니다. 열린민주당한테는 ‘몰빵론’ 얘기해놓고, 조국혁신당 생기니 이번엔 몰빵론 주장 안하더라. 주로 구 열린민주당 출신들에게서 나오는 주장이고, 이 강을 건넌게 최강욱, 못 건넌게 김진애입니다. 오래된 원한이라 ’구원‘이라 불렀습니다 ㅎㅎ
실제 형님 주장이 어땠는지는 몰라서 좀 조심스럽습니다만, 만약 그 ‘구원‘을 가진 사람이 주장하는 검찰개혁안이라 해서,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거였다면 그건 언어도단이죠. 차라리 ’정부안이 더 나은데 김어준이 너무 시끄럽게 군다‘고 하면 모를까, 누가봐도 정부안은 애당초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수사 기소의 “완전한” 분리‘와는 거리가 멀었는데요.
이 차이를 단순히 ‘구원’ 때문에 발견하지 못한다고 하면, 저는 그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형님이 점잖으신 분인건 확실한거 같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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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뒤집기교주
→ 클라시커 작성자
03.20 · 122.♡.69.139
클라시커 님 말이 백번 맞습니다 ㅋㅋ 저도 그 점을 어필했는데 계속 요점을 이야기하면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면서 이야기가 겉도는 느낌이었습니다. 형 말로는 검찰개혁 합의 되서 다 좋고 한데 강경파들이 너무 난리친다 지들이 문재인 때 일 제대로 안한거는 생각 안하고 말을 막 한다, 이재명 정부 인사들 좀 비판 좀 안했으면 좋겠다 뭐 이런식이었습니다. 검찰 개혁안 세부내용 자체에 대한 이야기로 제가 설득 하려고 했습니다만 어쨌든 자기는 개혁안 된건 좋지만 난리친 걔들은 마음에 안든다 어차피 너랑 나랑 의견 다르니 설득할 생각은 하지마라 뭐 이런식이어서요.
- 클
클라시커
→ 뒤집기교주
03.20 · 223.♡.213.124
감정영역은 어쩔 수가 없지요. 고생하셨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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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왜 누구누구와 다퉜습니다 이런 부류의 글은 피아식별이 끝나는 국면에서 올라올까요. 내가 누구누구 지지자였는데, 혹은 가족이, 친지가 누구를 좋아했는데 쩜쩜쩜...
진짜 도돌이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