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미안해요 (1.♡.48.191)
2026년 3월 22일 PM 11:25
제가 살아 온 기억을 더듬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전생에 나라를 팔아 먹었나?”
기억 _ 지옥같던 어린 시절
어릴 적 부모는 이혼 후 각자 재혼하며, 각자의 삶은 살았으나, 제 삶은 버려졌고
친척집을 전전하며, 더부살이 눈치밥을 엄청 얻어 먹었더랬습니다.
국민학교 3학년 때 한 친척집에 머물게 되는데 이게 지옥의 시작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가자마자 농사일에, 집안일에 머슴이자 몸종으로 살게 되는데 그게 고등학교 입학까지 였습니다.
(경제적 궁핍은 덤이었습니다.)
기억 _ 경제적 궁핍 그리고 단절
중1때 우연히 아버지를 만나게 되어 학비(정말 학비)만 도움을 받았습니다.
대2때 갑자기 그러더군요 “이제 다 키웠으니, 알아서 살아라”
어느 날, 경제적으로 너무 궁핍해서 연락했더니, 아예 연락을 안 받더군요.
기억 _ 가장 행복하고 찬란했던 시절
스물 여덟에 첫 직장에 입사했더랬죠.
새벽에 출근해서 새벽에 퇴근했지만, 일이 너무 재밌어서 힘든 줄도 모르고 즐겁게 일했습니다.
일 잘한다고 다들 칭찬해주더라고요. 거기다가 월급도 따박따박 들어옵니다,
그러니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겨 너무 행복했습니다. 여기 더해서 칭찬까지, 즐겁기까지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 생활 시작 후 7년 간이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하고 찬란했던 시기였었습니다.
기억 _ 지옥의 재시작
저는 금혼주의자였습니다. 제 힘든 인생을 제 자손에게 이어주고 싶지 않아서 였습니다.
그런데 결혼을 하게 됩니다.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한 여자와, 이 후 18년을 외벌이로 살면서 또 다시 머슴으로 살고 있습니다.
올곧이 결혼 생활은 제가 다 책임져야 했습니다.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그땐 몰랐습니다. 지옥의 재시작이었다는 걸. 이제야 깨닫게 된겁니다.
현재 _ 뒷끝 작렬인 징글징글한 2025년
불행 중 다행인지 관두기 전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닿았습니다.
경제적 여력이 없는 저는 투자처 한 곳으로 부터 인프라 투자를 받기로 하고
저는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매출을 발생 시킬 수 있는 클라이언트도 몇 곳 확보했습니다.
‘그렇지 내 인생이 이렇게 끝나지 않지 힘내자!!’
그런데 투자처 내부 사정으로 백지화되어 버리고 확보한 클라이언트는 결국 다른 곳으로 가버립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던 것처럼 없어져 버렸습니다.
현재 _ 50대 일자리 구하기 그리고 힘든…
저는 하는 일이 어떤 구조를 만들어야 하면 그 구조를 만들어서 운영하거나,
이미 만들어진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면 개선하여 운영하는 일을 했습니다.
소위 end to end 형태로 일을 하다보니, 아직도 직접 실무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수술 후 첫 진료에서 수술이 잘되었다는 얘길 듣고 본격적 구직활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더군요.
전문직이거나 학연.지연 등의 네트워크가 뛰난 분들, 스스로 업을 하시는 분 등을 제외하곤,
50대에게 주어진 일자리는 거의 없더군요. 특히나 오피스쪽은.
당연히 셀 수 없이 지원은 했지만, 단 한번도 면접의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일당백으로 일해야 하는 제게 100% 적합한 일자리도 80년대생 이하로 컷을 하더군요.
아무리 심혈을 기울여 이력서와 자소서, 경력기술서 작성해도,
심지어 노션을 이용해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공유해도 서류 통과 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매우 실망했고 상실감 또한 컸습니다.
그 와중에 집사람은 잘 될거라면서 현실 감각 없는 소리만해서 힘이 더 빠졌더랬습니다.
지쳐갔습니다.
정신차리고 제 주위를 둘러봤습니다.
20년 넘게 일했는데 돈이 하나도 없습니다. 미래를 대비한 재화가 하나도 없습니다.
(집사람은 제가 천년만년 돈 벌어오는 ATM로 생각하며 계획 자체가 없더군요.)
몇 달만 지나면 정말 돈 십원 짜리 안남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도와 줄 사람도 없습니다. (촌에서 서울로 훨훨 단신으로 와서 더 그렇기도 했습니다.)
집사람은 마음 맞는 아들녀석 친구 맘과 커피에, 술에 친분 활동하기에 바쁩니다.
이렇게 힘든 심정을 하소연할 어느 사람도 어느 곳도 없기에 더욱 더 힘들었습니다.
만에 하나, 얼굴에 철판을 깔고 도움을 구할 곳도 없었습니다.
힘든 걸 넘어 이제는 몸도 마음도 번아웃이 오더군요.
인생 초반에 그렇게 고생했으면 후반이라도 보상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더 힘들고 고통스러워지니 정말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내가 전생에 나라를 팔아 먹었나?”
현재 _ 현실적인 일자리 구하기
어떻게라도 정신을 다잡기 위해서 거의 매일 마시던 술을 끊고 도서관을 다녔습니다.
아는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습니다. 일자리 찾기가 너무 힘들다고 하면 열이면 열.
“에이, 00님이요?, 거짓말하지마세요. 갈때가 없다뇨. 좀 쉬다가 좋은 데 갈거면서 ㅋㅋ”
저를 아는 사람이야, 저런 말을 하지만 현실은 저를 이력서와 나이로 평가하니 저런 말 들을 수록 더 답답하더군요. ㅠ.ㅠ
이젠 더 이상 쉴 수도 없습니다. 3월 초 마지막 진료에서 결과 보고 늦어도 4월 부터 뭐라도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제가 당장할 수 있는 거라곤 배송직, 반도체 건설현장직이었습니다.
3월 초 진료에서 이제 운동도 하셔도 되고 이제 안와도 된다고 하더군요.
현장일을 하기 위해서 당장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반도체 건설현장직을 대비해서 건설기초 이수증도 취득했습니다.
배송직을 대비해서 화물운송자격증도 취득 예정이었습니다.
집사람에게 이제 돈도 없고 50대라 원래 하던 일자리는 구할 수 없다. 현장일이라도 해야 한다라고 얘길 했더니,
“목도 안좋은데 꼭 현장일을 해야해?”
하, 이말 듣고 더 이상 집사람과의 대화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현재 _ 새로운 출발
몇 년 전 같이 일하던 동료를 만나서, 현재 상황을 솔직하게 얘기했더랬죠.
직무가 다르니, 본인의 네트워크 활용을 못하는 거에 안타까워 하시면서
제게 업무로 교류했던 업체 중 제 역량을 필요로 할 것 같은 회사에 이력서 돌려 보라고 하더군요.
제가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도 제가 했던 업무와 동일하게 전보다는 연봉이 줄어들었지만
현장직을 했었더라면 받았을 보수 보다는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새로운 출발을 했습니다.
아직 저희 가족은 모릅니다. 말해봐야 당연한 거라 생각할 거라서요 ^^
새로운 출발 직전 전 직장 직원을 만나서 술 한 잔했습니다.
제게 그러더군요.
"00님, 힘내세요. 잘 될거예요. 저도 경험해봐서 알아요"
집에 와서 왜인지 모르겠지만 대성통곡하면서 울었습니다.
이글과 전글은 누구에게도 해본 적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너무 답답해서 어디에라도 하소연하고 싶은 한편, 저 같은 사람도 살고 있다고 힘내시라고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다모앙에 글을 올립니다.
아마도 제 신상에 대한 글은 이게 마지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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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켈렉톤
03.22 · 121.♡.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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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WL⠀
03.22 · 175.♡.119.153
고생하셨어요. 앞으로는 좀 더 편하게 사시길 바래요. 건강 꼭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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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치를_찾는_사람
03.22 · 58.♡.151.117
앞으로 몇년후 제 모습으로 보여서
동질감이 느껴집니다
화이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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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hyulining
03.22 · 122.♡.141.85
굽이굽이 돌아가도 결국엔 행복한 결실이 있으실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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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제로펩시
03.22 · 223.♡.79.239
건강도 챙기시면서 일도 잘 풀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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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나글
03.22 · 125.♡.112.6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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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랑비
03.22 · 58.♡.137.93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을 때,
마음이 답답할 때
편하게 털어놓으세요.
직접적인 힘은 안 되겠지만,
키보드와 모니터로도 교감되는
무언가가 있잖아요.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월요일에는 기대치않은 작은 행운을
만나시기 바랍니다.
* 주위분들이 도와주시는 것을 보니
그동안 잘 하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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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ebirth
03.22 · 116.♡.148.34
이제 더 이상 바닥은 없는듯 합니다.
천천히 다시 계단을 오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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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콰인
03.23 · 175.♡.243.225
저도 40중반에 오래 다니던 회사 나오고 나니 경력을 살리긴 쉽지 않더군요. 힘들게 살아오셨기 때문에 그레도 갈길을 잘 찾으신 것 같습니다. 올해는 좋은 기운이 함께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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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룡.백호
03.23 · 125.♡.253.76
토닥토닥 장하십니다. 지금까지 잘 해 오신 것차람 또 지나고 보면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잘 살고 있을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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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후반에 사업 망해서 곧 백수되는데…공감되네요. 화이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