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바람 (118.♡.7.61)
2026년 3월 24일 PM 11:53
abc를 무슨 이론 검증하듯이 트집잡으며 시답잖은 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시국을 못 읽은 탓이라고 봅니다.
우리에게 abc가 필요했던 이유는 크게 2가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민주 진영 지지자들의 상처에 대한 위로가 필요했다.
기대와 달리 엉터리로 나온 정부안, 검찰 출신 관료들의 움직임, 당권투쟁 조짐, 검찰개혁에 대한 정치인들의 미온적인 태도 등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민주 진영 지지자들을 상처내고 있었습니다.
(검찰공화국을) 어떻게 버텨왔고, (내란을) 어떻게 막아내고, (내란 사태들을) 어떻게 이겨냈는데, 이제 와서 이런다고?
어떤 희생도 감수해왔고 어떤 보상도 기대하지 않은 채, 개혁 하나만으로 무한지지를 보내던 지지자들의 마음을 후벼파는 상황이었다고 봅니다.
참아왔던 사람들이 여러 말과 글들로 울분을 토해내고, 심지어 정부와 대통령한테도 답을 요구하는 쓴소리가 나왔고, 차라리 주가를 포기해도 검찰개혁은 포기 못한다는 선언까지도 나왔던 상황이었습니다.
실망과 무력감에 약해진 사람들의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었고, abc는 지지자들의 상처 회복에 도움이 되는 말이었습니다. 그에 더해 힘이 되는 말이었죠.
둘째, 앞으로 지지자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민주당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이 넘치는 욕망을 주체하지 못 했고 당권 투쟁의 징조가 보였죠. 견제세력이 비어있는 틈을 타 내부를 공격해서 권력구도를 바꿔보려는 자들이 활동하기 딱 좋은 시기였죠.
이익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분란을 만들테고, 우리 지지자들은 영문도 모른 채 여기에 휩쓸리기 쉬운 상태였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권한은 충분히 있는데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것도 바로 그 맥락이겠죠.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권한(개혁)이 사용되지 않는 낌새, 권력투쟁, 함께 누리는 것의 어려움.
abc는 단순히 사람을 분류하는 용도가 아니라, 정치인이 무엇을 위해 움직이는지를 판단하는 척도로 의미가 있습니다. 누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지, 누가 대중의 가치를 위해 움직이는지, 지지자들은 그것을 보고 각자 조금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국 정치인들은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익을 지향하는 자들 중에서도 똑똑한 사람들은, 민심이 원하는 가치를 들어주고 생각하고 따라가게 되겠죠.
다시 말해, 지지자들이 휩쓸리지 않고 현명하게 요구할 수 있게 되면, B의 입장을 가진 정치인들도 C의 입장으로 바꾸게 할 수 있습니다. C가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에서 보다 많은 가치들이 실현될 수 있을 겁니다.
위 2가지가 (제가 생각하는) 우리에게 abc가 필요했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abc는 검증해야하는 이론 같은 것이 아니라, '손전등 같이' 특정상황에서 우리의 시야를 도울 수 있는 도구인 것 같습니다. 우리 각자의 가치를 정치인들에게 전달하는 유용한 도구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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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va
03.24 · 116.♡.70.94
- 피
피와바람
→ Java 작성자
03.25 · 118.♡.7.61
말씀대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표현 같아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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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unja91
03.25 · 162.♡.150.72
제가 원래 소식에 늦습니다. 유행도 못 타고, 뉴스에도 한 박자 뒤떨어지죠.
오창석 평론가가 뭐라고 발언했는지 확인도 못했는데 뭔가 시끌시끌하게 지나가서 저는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오랫동안 엄혹한 시절을 같이 지내며 많이 신세를 진 이동형 작가.
굥 치하에서, 그리고 내란의 밤에서, 그리고 그 이후에도 발 빠르게 움직여준 오창석 평론가.
왜 우리 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욕을 먹고 있을까 하고 괴로워 하고 있을 때.
유시민 작가의 abc 설명으로 모든 것이 설명되어 정말 다행스러웠습니다.
김어준 총수가 힘 주어 말하던 "사실은 대통령이 제일 강성이었던 거야" 를 듣고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리고 요즘 들어 이동형 작가가 방송마다 나오면서 abc 를 가지고 악에 받힌 듯 말하는 것을 보면서
어디부터 잘못된 걸까 하고 생각하게 합니다. 아직 그래도 구독은 안 끊고 있어요. 돌아와 주겠지 하는 미련도 있고, 제가 원래 느려요. 손절도 느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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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녀와나훗꾼
03.25 · 122.♡.26.49
저는 이 그림 하나로 지금의 사태가 대충 설명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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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궁댕이
03.25 · 39.♡.147.122
발작하는 정치인들이 많아 참 좋았습니다. 특히 김민석은 참... ㅋㅋㅋㅋㅋ
- 굿
굿모닝빵빵
03.25 · 118.♡.74.6
한달 정도의 혼란한 마음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 가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문구 '전가의 보도' 가 조금 걸리고 뜬금없다는 생각은 들지만,
전반적으로 공감합니다.
아마도,
다모앙에는 ABC를 '전가의 보도'로 사용하는 분들은 없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