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인싸 (210.♡.244.174)
2026년 3월 25일 PM 05:12
갈등을 무척 싫어합니다.
갈등이 주는 적막함을 특히 싫어하구요
오죽했으면
초등학교때 선생님이 교실에서 화내시는데
그 분위기가 싫어서
자리에서 일어나 웃기는 얘기했다가
단체 기합이 개인 기합으로 바뀐 적이 있습니다 ㅠㅠ
자라면서 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직빵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그러다보니
미안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게 됩니다.
이건 내가 잘못하고 말고를 떠나
시시비비를 따지는게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고
상대방은 이기고 싶은데
굳이 잃을게 많지 않으면
내가 아둥바둥 이길 생각이 없어졌습니다.
생각보다 효능감 있습니다.
엄마한테도
친구들 한테도
가장 힘들었던 여친한테도
(뭐가 미안하냐만 묻지 않으면 ㅠㅠ)
입사해서 상사한테도
결혼해서 와이프 한테도
사춘기의 아이한테도
전 항상 미안한 사람이 되어 있습니다. ㅎㅎ
"미안해. 내 생각이 짧았네.."
이 한 마디면 되더라구요.
그러면 제 마음속은 어떠냐.
제 생각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
그래도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더 큰 갈등으로
내가 정말 미안해 할 일들이 생길까봐 입니다.
다행인 것은,,
제가 미안하다고 할 때
뭘 미안해하는지,
진짜 미안한 건지를 살펴보는 게 아니라
본인이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제가 어떻게든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 같으면
그냥 넘어가 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 사람들이
"정말 저를 아끼는 사람들" 입니다.
사실 나를 아끼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도
인생은 짧은데..
나를 싫어하거나 위하지 않는 사람들한테 까지도
신경과 시간을 쓰기에는
제 그릇이 여유롭지 않습니다 ^^
오늘도 와이프 한테 문자가 왔어요
주말에 여행갈 호텔 좀 알아봤어?
분명히 본인이 알아본다고 했거든요 ^^;
그래서 답을 합니다.
"아, 미안. 세군데로 좁혔는데 결정만 못했네
빨리 결정할께"
이제부터 알아봐야 합니다. ㅠㅠ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둘이 사이가 좋다면
둘 중 한명의 희생과 양보와 이해가 있기 때문 가능하다"
사는게 다 그런거죠 ㅋ
아.... 짜증나 ㅠㅠ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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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금도리
03.25 · 106.♡.1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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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금도리 작성자
03.25 · 210.♡.244.174
각자의 방식으로 사는 거죠 뭐... ^^;
저는 이 삶이 편해졌습니다
이번 생은 이렇게 살기로 했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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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커먼사각
03.25 · 49.♡.218.16
저도 그래요.... 하지만 가끔은 너무 그러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 사는 게 다 그렇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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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시커먼사각 작성자
03.25 · 210.♡.244.174
제가 T인데 오히려 T여서 가능하지 싶어요. F면 못삽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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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세상여행
03.25 · 211.♡.199.141
저 역시 갈등 상황을 몹시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희생에 가까운 감정을 소모하면서까지 그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바람직하냐고 물어 온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겠습니다.
각자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만큼 개인의 희생 또한 소중하고 무거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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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세상여행 작성자
03.25 · 210.♡.244.174
아 제가 편하고 좋아서 하는 방식이에요 ^^
화내면 화내는 사람이 잘못이다 라고 가수 송창식 아저씨가 얘기하신적이 있었는데
어린 나이때 그 얘기에 크게 공감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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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IUㅡ
03.25 · 27.♡.50.36
T이신데 미안하다 부터 나오시다니. 대단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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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둔형인싸
→ ㅡIUㅡ 작성자
03.25 · 210.♡.244.174
이게 이성적일수록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안된다라는 결론이 먼저 나더라구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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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IUㅡ
→ 은둔형인싸
03.25 · 27.♡.50.36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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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국수나냉면
03.25 · 118.♡.31.124
막줄에서 대인배의 향기가 납니다. ㅎㅎ
일정 부분 동병상련도 느낍니다. 아..짜증나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전반적으로 동감은 하지만..저랑은 조금 다르신 생각이긴 해요..>ㅂ<)
저는 미안하다는 말을 달고 살지는 않습니다..
저는 진짜 미안할때 미안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거라고 생각해요..
진짜 미안한데도, 본인의 자존심과 괜한 억지 때문에..미안하다 라는 말을 못했던..
그런 용기없던 사람이었거든요..
다만, 인생의 선배들이 "무조건 미안하다고 해" 라고 하는 조언에..
은근 반감이 생겨서..
저는 정말 내가 미안할때만 미안하다고 하고..
이해가 되지 않으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라고..
그냥 해당되는 부분만 이야기 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덕분에..마눌님이랑 결혼 초반에 오지게 싸웠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쌍방이 닮아가서..비슷해지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