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는곰돌이2 (165.♡.230.201)
2026년 4월 1일 AM 11:12
죄송하게도... 세번째 만년필 이야기입니다.
다 아시는 걸테지만... 한 달 공부하면서 열받고 돈 날린 거 생각하면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없네요.
혹 공부 하시게 되는 분들의 실수 예방되시길.
트위스비 잉크는 쓰지 마라. 닙이 독일이라 그런지 잉크도 유럽식. 박하다는 이야기고요. 그래서 중극 브랜드나 일본 플래티넘 등, 흐름이 애매할 수 있는 펜에 쓰면 잉크가 걸려 선이 안 그어집니다. 이게 처음 시필에선 잘 나오는 듯 싶다가, 잠깐 안 쓰고 다시 쓰려고 하면 마른 뒤, 피드에 잉크가 엉겨 붙는지 잘 안 나옵니다. 자사 제품에서도 이러니 할 말이 없습니다. 수입하시는 분은 열받겠지만 차라리 잉크는 타사 걸 추천해 주세요.
플래티넘 (일본명 프라치나) 이 일본 3대장 중 세번째인 이유가 있다. 최저가 프레피로 유명하지만, 그만큼 제품에 편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유럽 잉크를 쓰면 나오다 안 나오다 하고요 (쓰레기 트위스비 잉크는 아예 넣지 마세요) 자사 잉크가 자사 프레이저 M에서 흐름이 박하면 어쩌자는건지. 프레이저의 가성비는 여전하지만 중국 브랜드가 쫓아오고, 센츄리는 가격을 대폭 올려서 경쟁력을 잃었습니다.
중복 구매. 저렴이를 사다 보면 같은 걸 여러 번 사는 실수를 합니다. 가능한 한 한 쇼핑몰에서 사시고, 보유 현황 엑셀 파일을 만드시면 좋습니다. 쓰다 보면 펜촉 두께가 헷갈려서 기록이 필요해요.
파손. 만년필은 펜촉이 생명인데, 본체(배럴과 캡)이 금속이 아닌 경우, 바닥에 떨어뜨리면 펜촉이 먼저 닿으면서 조용히 이승을 떠나게 됩니다. 물론 고가 펜이면 수리도 받고, 박종진 선생님 같은 분에게 보내서 수리할 수도 있지만, 몇 만원 짜리로 이런 정성 보이기는 무리고요. 쓸 일 없으면 바로 캡 닫는 걸 추천합니다.
중고 처분. 사실상 힘듭니다. 만년필은 얼마나 썼는지 증명할 방법이 없어서, 사는 입장에선 참 애매하고요. 장식용으론 팔리기도 하는데, 그럴거면 삐까뻔적한 중국 신품이 이미 많습니다. 저는 구입할 때 개당 가격이 현재 시급보다 싼 제품만 샀기 때문에, 과감히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그것도 환경 파괴 같아, 필요한 분 드리려고 모아 두었네요.
중국 브랜드. (일부 중국 생산 대만 브랜드 포함) 먼저 모양이 유명 제품과 똑같지만 알맹이는 꽤 다른 이미테이션 제품 (알맹이는 다르고, 각인도 자사 것, 디자인 특허는 이미 옛날에 소멸한 것들이라 불법의 소지도 없음) 이 있습니다. 영웅 359 (라미 사파리) 진하오 x159 (몽블랑 149) 진하오 100 (파카 듀오폴드) 등이 있습니다. 놀라운 건 이미테이션이라 결국 장식용인데, 필감이나 만듦새가 의외로 쓸만하다는 것. 그런데 한국에서 구입하면 이미 가격대가 만원이라 가격 경쟁력은 좀. 필기 품질 자체는 모양은 빠지는 파이롯트 카쿠노보다 못합니다. 외형과 크기는 정말 똑같기 때문에 오리지널 써 보시기 전에 그립감 확인 용도로는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중국 브랜드는 이름만 바뀐게 많습니다. 영웅=영생, 홍디안=아스바인, 그 외에도 같아 보이는 제품이 많고, 그러다 보니 중국 제품의 짭(똑같이 만든)이 유통되는 현실입니다. 알리나 테무에서 구입하실 때는 어마어마한 저가는 피하세요. 편차가 극심한 중국 제품의 짭을 만나게 되는 아찔한 경험을 하시게 됩니다.
시필의 한계. 만년필 공부의 특성상, 펜샵의 방문은 당연히 필수인데요. 간단히 몇줄 써 보는 시필로는, 위에 적은 여러 상황이 발생할 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미 추천이 많은 유명 제품이 아니라면, 시필만 신뢰하시는 건 위험합니다. 차라리 가지고 있는 사람을 수배해 보시는게...
이젠 정말 안녕입니다.
참고로, 제가 죽은 뒤 납골당에 들어갈 만년필도 정했습니다.
파이롯트 커스텀 742 입니다. 몽블랑도 있기는 한데, 사치재가 되어 버려 싫습니다.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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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후추
04.01 · 223.♡.55.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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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SX2
04.01 · 112.♡.208.45
친구가 만들어준 만년필 가끔 낙서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만년필의 사각거리는 필기감(?)이 좋아서 이번에 겸손몰 세종 만년필을 주문해 둔 상태인데... 전 그냥 세종으로 정착(?) 할려구 합니다. 막상 사고 나니 취미생활에 좀 큰 돈을 지출한 것인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만... 허락 얻고 구매한 것이니 잘 사용해 볼려구요.
- 클
클라시커
04.01 · 211.♡.195.214
그러고보니 세종은… 금값이 아득해져버려서 금닙 출시가 안되겠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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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루날
04.01 · 112.♡.93.186
만년필 문외한 인데요. 가는 촉이 좋아서 플레티넘 UEF와 세일러 EF 그리고 중국제 몇 개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은 깨끗이 씻어서 말려서 보관만 하고 있습니다. -_-
- 레
레오브라웡카
04.01 · 110.♡.85.139
혹시 추천하시는 잉크 있나요? 흐름 좋고 많이 까만걸로요.
세일러 극흑이 좀 고가라 오로라 쓰고 있는데요.
펠리칸에서 흐름이 별루인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서요. -
Bbassman
→ 레오브라웡카
04.07 · 115.♡.182.179
워터맨 잉크가 흐름이 좋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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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렌더
04.01 · 175.♡.223.148
의외로 만년필의 중고거래는 많은 편이에요
저도 꽤 여러개를 중고 구매했고 대부분 만족했어요
신품구매는 매장에서 하는게 아니면 닙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데 중고는 닙 티핑상태 돌려가며 사진찍어 올려줘서 ㅎㅎ
다만 진품여부가 걱정되면 아예 안하는게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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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게으른고양이
04.01 · 203.♡.235.186
중국 브랜드 중에 마존 p139라고 몽블랑 139/헤밍웨이를 본뜬 만년필이 있는데, 기본이 6호닙인데 대형닙인 8호닙으로 업그레이드 버전이 있습니다. 실사용으로 쓰시기에는 꽤 괜찮은 만년필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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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옐로우몽키
04.01 · 119.♡.255.143
고생 많이 하신게 보여서 조금 더 스트레스성(?!) 질문을 드려볼까 합니다.
1. 보통의 제품들은 너무 '만년필' 스러워서 일상용으로 사용하기에 개인적으로 너무 부담스럽습니다. 그래서 라미 사파리와 파카 조터를 구매해서 사용 중인데요. 파카 51 복각 모델은 사용해 보신 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워낙 조터51이라고 악명이 높지만, 실사용품으로 그렇게 똥인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똥찍먹 성격이라 그런것도 있겠으나 그 전설에 비해 허접하지 제품 자체로 그렇게까지 허접할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궁금하네요.
2. 지금 쓰는 제품 두개가 다 뽕따캡이라 '돌려서 여는 제품'이 괜찮은가 궁금합니다. 가령 열었다 닫았다 계속하면 나사산이 마무되서 못쓰는 문제가 있다던지, 막상 손에 잡으면 나사산이 걸리적 거린다거나 하는 부분이요.
3. 펜샵은 얼만큼 자주 방문하셨나요? 지방이라 큰맘먹고 가야해서 그냥 구경만 하고 오기에는 부담이 크네요. 펜쇼라는것도 있다던데 사실상 내새끼자랑전 같은 느낌인것같아 어찌해야 좀 더 즐거운 만년필 생활을 해볼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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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터만 완벽하면 모든 게 완벽한 파이롯트 만년필...
742 닙은 뭘로 쓰시나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