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교육은 국어 교육의 일환이 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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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gv70 (58.♡.61.252)

2026년 4월 3일 PM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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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자와 한문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속한 40대 세대가 학교에서 배웠던 한문은 말 그대로 한문이었습니다. 한자로 된 문장을 읽고 해석하는 과목이었지요. (어조사들... 於,也,乎 같은 걸로 문법을 따지고...) 그 교육의 목적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고전 문헌을 해독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었을 것입니다. 실생활에서의 활용도는 매우 낮은 과목이었으니까요. 실제로 살아가면서 한자로 된 고문을 직접 읽어야 하는 사람은 극히 드뭅니다.

하지만 한자는 다릅니다. 한자는 하나의 문자이고, 한국어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늘날 한국어는 한글 전용으로 표기되기 때문에 예전만큼 한자가 필수적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어휘가 여전히 한자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한자는 별도의 고전 해독 기술이 아니라, 국어의 일부이자 교양의 일부로서 배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자를 몰라도 단어의 뜻을 이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으니 한자 교육은 불필요하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표음문자인 한글로만 써도 의미가 거의 완벽히 통하는 한국어기 때문에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중고등학교 교육의 상당수 내용은 당장의 실용성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습니다. 학교 교육이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교양을 익히고, 학교 밖 세상을 이해하는 틀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저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 이루는 중요한 축인 한자 역시 교양 교육의 범주에서 다루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봅니다.

우리 언어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한자를 교양 차원에서 익히는 것조차 불필요하다면,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많은 내용 가운데 과연 무엇이 그보다 더 우리 생활과 연관이 있을까 싶습니다.

덧붙여... 오늘날 사용되는 많은 사회과학, 자연과학 용어는 일본이 근대화 과정에서 서구 개념을 번역하며 만든 말들입니다. 자유, 사회 같은 단어가 그 예입니다. 한자는 중국에서 비롯되었지만, 실제 한국어 어휘 속 한자어 가운데는 일본을 통해 정착한 것들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자를 익힌다고 바로 한자가 조합된 한자어의 뜻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이 한자 교육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교양'이란... 가령, '중국'이란 단어를 그냥 소리나는대로 익히고 우리가 아는 China란 뜻으로 익히는 것과, 中國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약자이고,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을 담은 이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은 교양의 차원이라는 얘깁니다.

흔히 말하죠. 미국에 가면 거기 거지가 너보다 영어 잘한다고...

단순이 '언어'를 하는 것과 '교양있는 언어'를 하는 것은 다른 것이고, 물론 한자어를 많이 섞어쓰는 게 교양있는 한국어라는 뜻은 아니지만, 순우리말의 교양어를 많이 갈고닦지 못한 상황에서는 일정 부분 한자어에서 교양을 빌려와야 하는 상황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중언부언 했는데...

요약하자면 한자를 우리나라 말과 글의 일부로 받아들이자. 공부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댓글 (5)

  • MoonKnight

    MoonKnight Lv.1

    04.03 · 58.♡.72.219

    "제가 말씀드리는 '교양'이란... 가령, '중국'이란 단어를 그냥 소리나는대로 익히고 우리가 아는 China란 뜻으로 익히는 것과, 中國이 중화인민공화국의 약자이고,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사상을 담은 이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걸 아는 것은 교양의 차원이라는 얘깁니다."

    이걸 알기 위해서 굳이 한자를 배워야 할 필요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 중국이라는게 그런 뜻이구나라고만 알면 되는 것 아닌가요??

  • 일렁이는그림자

    일렁이는그림자 Lv.1

    04.03 · 175.♡.103.230

    첨부 이미지

    그 시절에는 진짜 한문을 배웠어요.

    왜냐하면 입시 국어에서 고문을 배우고 시험에도 나왔으니까요.

    고등학교 때 훈민정음·용비어천가·상춘곡·관동별곡은 통째로 외워야 했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네요...국지어음이호중국여문자불상유통...

    이 정도는 고등학생이라면 쳐 맞으면서 외워야 했습니다(1주일 후에는 까먹더라도).

    지금은 그 정도 배울 필요는 없다보지만, 그래도 진짜
    대충 “우리가 쓰는 이 단어가 한자어다 아니다 정도는 구분할 수 있도록”

    정규 교육과정에서 가르쳐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솔직히 “에어컨 시래기” 같은 개소리하는 사람들 꼴보기 싫어요.

  • singya

    singya Lv.1 → 일렁이는그림자

    04.03 · 183.♡.171.47

    와...이미지에 좋아요 누를뻔 했습니다

  • bacchus

    bacchus Lv.1

    04.03 · 125.♡.77.152

    한자어를 안 배운 세대도 본문 글을 읽고 이해 못 한 이들은 극히 적을 것입니다.

  • 청국장라면

    청국장라면 Lv.1

    04.04 · 121.♡.238.59

    국어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글로 조어하는 것에 힘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에어컨실외기를 예를돌자면 찬바람만듦틀로 바꿀 수만 있다면 시래기라고 하는 사람이 사라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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