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가 석자, 오비삼척, 한자어에 대한 의의
la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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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3일 PM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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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공교육에서 한자교육 검토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서 여기 게시판에서도 한자교육에 대한 글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다모앙에서 대체적인 의견은 굳이 한자교육을 공교육에서 필수로 할 필요는 없다로 정리된 걸로 이해합니다.

개인적 의견도 아이들의 문해력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교육에서 한자 교육을 한다는 발상은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자 교육을 고등학교 과정에서 선택적으로 한다거나 대학교양 정도에서 어느 정도 무게감을 가지고 운영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문득 포탈 댓글을 달다가 내 코가 석자다라는 관용구를 사용할 일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이 관용구의 뜻은 대부분의 이들이 잘 알고 있죠.

어떤 상황에 대해 걱정이나 우려를 하는 것이 본인 주제를 넘을 때, 혹은 자기의 상황이 급박하여 남의 형편을 살필 여유가 없는 경우에 사용하는 관용구죠.

근데 내 코가 석자다라는 말의 뜻은 당연히 알고 있는데, 왜 '내 코가 석자다'가 어떤 연유나 유래에서 그런 뜻이 되는거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봤죠. 내 코가 석자다라는 말의 어원은 한자어 '오비삼척(吾鼻三尺)=내 코 석자'에서 유래되며 자료상으로 1600년대에 만들어진 속담집에서 처음 발견된다고 합니다. 그러니 1600년대 이전부터 민간에 널리 쓰여진 말이겠죠.

이 한자 관용구 '오비삼척'은 주로 사자성어로 정리되는 속담 특성상(?) 4자로 줄여놨지만 풀어쓰면 '오비체수삼척(吾鼻涕水三尺)=내 콧물이 석자'으로, 내 콧물이 석자(尺 자는 30cm정도의 조선시대 단위로 90cm 정도를 의미)가 될 정도로 늘어져도 그것을 닦을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형편이 굉장히 곤궁하거나 몰려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물론 한자를 몰라도 '내 코가 석자다'는 '내 코에서 나온 물=콧물 이 석자가 되도록 늘어져 있어도 이를 닦지 못할만큼 사정이 급하다'로 풀어서 표현하거나 설명하면 되죠.

그러나 우리의 대부분이 관용어가 한자문화권 시절에 만들어진 것이 대부분이기에 그 어원을 거슬러가면 한자를 통해 그 뜻을 풀이하면 훨씬 명쾌하거나 간단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국문학, 역사라든가 조선시대 또는 그 이전의 역사적 배경이 필요한 학문을 배우는 이들에게는 어떤 면에서 한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됩니다.

가까운 예로 한자문화권인 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심지어는 한자문화권에서 알파벳 표기법으로 바꾼 동남아어들도 깊이 들어가면 한자로 된 자료들을 공부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한자문화권이 아닌 서양 사람들이 중국,일본 동양에 관한 자료들을 공부할 때 가장 넘어야 할 큰 산이 한자 그 자체죠.

한자를 공교육에서 필수적으로 배운 7080세대들은 이런 제약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어떤 면에선 학문적 능력의 포텐셜로도 고려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한자 교육을 완전히 공교육에서 배제시키기 보다는 중고등 교육에서 선택지의 하나 정도로 남겨놓는 수준까지는 유지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게 개인적 의견입니다.

댓글 (2)

  • 트라팔가야

    트라팔가야 Lv.1

    04.03 · 58.♡.217.6

    비교하자면, 미국 고등학교 라틴어 수강률이 2-3%라는군요.

    우등생들은 Q. E. D., Status quo ante bellum 같은 라틴어 표현 뜻풀이 알 수 있겠네요.

  • 파키케팔로

    파키케팔로 Lv.1

    04.03 · 211.♡.202.176

    인생에서 책을 가장 많이 읽는시기가..유치원부터 초등학교때 까지 이지 싶습니다.

    그 뒤로는 문제풀이를 위한 텍스트는 많이 읽을 지언정 '책'을 읽지는 않죠. 읽을 시간도 없구요.

    따라서 문해력이 형성되는시기도 그때 즈음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렇다면 문해력 향상을 위한 한자도 사실 초등학교때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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