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부호수 (211.♡.254.13)
2026년 4월 7일 AM 10:10
현재 살고 있는 집은 10여 년 전, 서브프라임 여파로 거래절벽이던 시절에 운 좋게 분양받은 곳입니다.
당시 신혼집에서 어린 첫째 돌보느라 집 안이 좁게 느껴지던 시절, 주말마다 별 목적 없이 차 끌고 드라이브하다가 우연히 지금 동네를 발견했어요. 산 보이고, 공기 좋고, 딱 제 취향인 경치에 그냥 반해버렸죠.
문제는 제 성격입니다. 뭔가 꽂히면 질릴 때까지 파고드는 스타일이라… 분양받고 입주하기까지 2~3년 동안, 거의 매 주말 아이 데리고 아파트 지어지는 현장 옆에서 놀다가 왔어요. 공사 진행 상황 구경하고, 주변 산책로 걷고, 동네 밥집 탐방하고. 주민들 눈엔 제가 이미 거주민처럼 보였을 겁니다.
그렇게 10년을 살았고, 이제 이사를 가기로 했습니다.
이번엔 진짜 조심하자고 다짐했어요. 새 동네에 미리 가보지 말자, 설레발치지 말자, 일단 계약부터 잘 마무리하자. 나름 굳게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첫째가 먼저 가자고 합니다.
2~3일 전까지는 전학가기 싫다고 투덜거리더니 마음이 바뀐건지..
"아빠, 나 이사 갈 동네 구경하고 싶어. 도서관 어디 있는지, 카페는 어떤지, 분위기는 어떤지 보고 싶어."
안 가려고 했습니다. 진짜로요.
그런데 애가 저러는데 어떻게 안 데려가나요. 못 이기는 척 기사 노릇 자처하며 동네 한 바퀴를 돌았습니다. 첫째가 이용하고 싶은 인프라 체크하고, 카페 들어가서 분위기 보고, 공원에서 산책까지. 제가 10년 전에 했던 그 짓을 그대로 하는 겁니다.
물론 저도 나름 꼼꼼히 봤습니다. "아빠는 그냥 기사야, 기사." 최면 걸면서요.
재밌는 건 둘째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그냥 "어, 이사 가요? 네~" 쿨합니다.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아무래도 첫째한테 뭔가 유전된 것 같습니다. 한 번 마음에 들면 직접 발로 뛰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 성격이요.
부동산 계약은 다 되었고..
입주까지 몇달 남았는데..
예전처럼 그 동네 단골처럼 다니게 될 것 같은 묘한 예감이 드네요..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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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커피믹스는에스프레소의꿈을꾸는가
04.07 · 223.♡.2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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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부호수
→ 커피믹스는에스프레소의꿈을꾸는가 작성자
04.07 · 211.♡.254.13
지금 생각해보면.. 공사 막바지 무렵에는..
현장직원들 퇴근하고 몰래 우리집(입주예정집) 들어가봤다.. 하는
입주민 예정자 글도 올라오고 했던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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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봄이아빠
04.07 · 118.♡.14.70
저는 재개발 10년 기다려서 입주한 케이스 입니다. 아파트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거의 매달 간거 같아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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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부호수
→ 봄이아빠 작성자
04.07 · 211.♡.254.13
재개발 10년.. ㅎㄷㄷ
건축되는 2~3년 다닌건 명함도 못내밀겠네요..
그나마 지금은 짓고 있는 집은 아니라서.. 몇달 안남아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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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만드는 동네 순찰하는 사람 의외로 많습니다 걱정 안하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