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라 (124.♡.82.68)
2026년 4월 10일 PM 09:07
어릴때부터 성당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영세를 받아야 했기에 구약부터 성경책을 제법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읽으면 읽을 수로 이해가 가지 않는것이.. 어떻게 주위 강대국들, 이집트, 앗시리아, 바빌론 등의 강대국에 치이고 밟힌 그 많은 역사를 .. 우리 유태민족이 야훼께 대한 신앙과 믿음이 부족해서 신이 벌을 내린것이다... 라는 것으로 포장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죠.
아니, 도대체 어떤 신이 자기를 믿는 백성들이 좀 마음에 안들었다고 주위 강대국의 손을 빌어 이런 모진 고난을 내릴 수 있는지.. 이건 자애로운 신이 아니라 자기 백성을 장기판의 졸로 치부하는 악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도 이건 모두 우리 잘못이야... 라고 자책 혹은 체념하고, 또 그걸 강요하는 구약의 글을 읽어보니 이건 ... 사기를 쳐도 너무 친다..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 문득 어떤 글을 봤는데, 이건 모두 성경을 집필한 이스라엘의 성직자 계급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이 왜 우리 야훼신은 우리를 이렇게 버려두는가. 우리의 신은 중동의 저 많은 잡스러운 신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않는가.. 에 대한 항의에 어떤 형태로건 대답을 해야했기에 구약성서를 집필한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노예살이와 침략에 지친 이스라엘 백성들이 야훼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성직자 계급들을 향해.. 너희들이 우리를 속였다.라고 반기를 들까봐 이스라엘 백성들을 세뇌시키기 위한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다.. 라고 정리가 되더군요.
핍박을 받을 수록 내부로 단결해서 또 이겨내고.. 핍박이 없으면 오히려 자기들이 외부의 핍박을 받도록 상황을 만들어서 핍박을 유도하고.. 이것이 이스라엘의 독특한 생존법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로마제국 치하에서 골칫거리로 남았고, 마지막에는 참다못한 로마가 이스라엘을 뿔뿔히 흩어버리지요. 그런데 유럽으로 흩어진 이스라엘인들은 끊임없이 핍박이 날아오도록 합니다. 그렇게 자기들이 똘똘 뭉치기 위해서 기꺼이 적대감의 대상이 되는 기묘한 생존법을 터득하게 되는것이지요.
시간이 지날 수록 주위와 동화하기는 커녕 끝까지 이방인으로 남아서 탄압과 박해를 불러 일으킨, 어찌보면 매를 버는 역사적 생존법은 이들에게 금융업과 교육과 상업, 돈에 대한 집착을 대대로 물려 주었고.. 그 결과 이들은 제법 잘 살긴 합니다. 그 큰 미국까지 쥐락펴락하니...
그런데, 과연 이들이 앞으로도 잘 살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에 이스라엘은 너무나 위험한 길을 가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핍박을 받고 그걸 통해 더 강해지는 데는 익숙하지만, 자기보다 약한 이들과 공존 또는 협력을 해본 역사가 없다보니.. 80 년이 다되어가도 팔레스타인과 중동의 여러 나라들과는 항상 전쟁과 학살로 얼룩진 역사를 써왔습니다.
지금 이스라엘의 앞날은 밝을까요? 하루종일 율법만 외고 교육, 직업, 군 복무등 어떤 경제, 사회 활동도 하지 않는 유태 근본주의자들인 하레디의 수가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들의 수가 늘어갈수록 높은 교육, 경제활동, 군 복무등을 기꺼이 맡는 보통의 이스라엘인들과는 불화와 갈등은 계속 벌어질것입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국력은 날이 갈수록 떨어질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상태로 몇십년이 더 지나면, 이스라엘은 율법만 종일 외고 다니는 하레디들과 교육받고 일하고 경제활동을 하는 세속적이고 정상적인 이스라엘인들은 아마 하레디가 질려서.. 그리고 점차 쇠약해지는 이스라엘에서 살기가 두려워져서 점차 떠날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이스라엘은 어떻게 될까요?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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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mena
04.10 · 1.♡.206.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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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eteoros
04.10 · 185.♡.151.204
사막 종교들은 답이 없는 것 같습니다.
배타적이고 절대적인 종교이념이 지배히는 국가는 힘을 얻으면 결국 문제를 일으킵니다. 우린 동양에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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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리딸이뻐요
04.10 · 1.♡.214.135
전 다른건 다 그렇다치고 출애굽기 그거...구해줄거면 그냥 구해주지 저렇게 밖에 못구해주면 신으로써 능력부족인거 아닌가 생각했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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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사모
04.10 · 124.♡.160.101
구약에서 야훼의 행동은 사실 악마 그 자체 아닙니까?
- 화
화창한비오는날
04.10 · 211.♡.210.132
그런 자들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게 무섭습니다.
- 사
사찰금지
04.10 · 121.♡.188.235
유대교, 기독교, 개신교..거기에 이슬람까지 하면 사실상 다 같은 사막 신일텐데...
지금은 교회를 안다닙니다만...한때 교회를 정말 열심히 오랜 기간 다녔던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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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타임스케이프
04.10 · 115.♡.171.111
신만 찾다가 자멸하는 코스죠. 자기 스스로의 가능성과 잠재력은 억누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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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션이필요해
04.10 · 121.♡.152.64
십자군과 그들이 세운 왕국이 떠오르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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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EZealot
04.10 · 59.♡.82.136
쓰신 글 잘 봤습니다. 다만, 저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유럽에서 박해를 받은 것은 "유대인"들이고 현재 중동에서 패악질을 하는 것은 이들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후손 중 일부가 팔레스타인에 건너가 만든 현대국가 "이스라엘"입니다. 이 두 개념을 동일시하며 안됩니다. 현대 국가 이스라엘은 애초부터 세속적인 민족국가로 설립되었고 19세기말 이스라엘 건국 운동인 시오니즘을 주도한 헝가리의 언론인 테오도르 헤르츨이나 초대 이스라엘의 국가 지도자들인 벤구리온 같은 정치인들은 주로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유몰론적 무신론자들었습니다. 그러니 유대교의 경전, 성경의 네러티브, 서유럽에서의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가지고 현대 이스라엘의 행동을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해 보입니다. 현재 미국의 패권주의나 제국주의 등을 비판하려고 미국인들의 조상들인 영국, 독일 등 유럽 사람들이나 중세 유럽사를 꺼내드는 것이 부적절한 것과 마찬가지 입니다. 인류 역사에서 침략전쟁이나 약소민족을 학살하고 탄압한 것은 단지 유럽이나 기독교인들의 전유물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일본 제국주의는 그럼 기독교를 전파 받아서 만들어진 것인가요?)
그리고 쓰신 부분에 대하여 추가적인 제 의견은
1. "자기보다 약한 이들과 공존 또는 협력을 해본 역사가 없다"고 하셨는데 팔레스타인의 유대인들은 십자군 전쟁 때 무슬림들과 합심하여 십자군과 맞서 싸운 역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현대 이스라엘이 건국 되기 이전까지만 해도 조상 대대로 팔레스타인에 살던 토착 유대인은 다수파인 무슬림, 같은 종교적 소수파인 기독교인 이웃들과 별다른 문제 없이 수세기를 같이 공존하면서 살았구요.
2. "시간이 지날 수록 주위와 동화하기는 커녕 끝까지 이방인으로 남아서 탄압과 박해를 불러 일으킨, 어찌보면 매를 버는 역사적 생존법은 이들에게 금융업과 교육과 상업, 돈에 대한 집착을 대대로 물려 주었다'는 주장을 하셨는데 이건 전형적인 유대인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입니다. 유대인들이 중세 유럽에서 금융업(대부업)에 종사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그들의 선택이 아니라 기독교 사회의 제도적 강요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유대인은 토지 소유가 금지되어 농사를 지을 수 없었습니다. 또한 수공업자들의 길드(Guild) 가입도 철저히 금지되어 일반적인 상공업에 종사하는 것도 불가능했습니다. 당시 카톨릭 교회는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행위(Usury)를 종교적 죄악으로 규정하여 기독교인들의 대부업을 금지했는데 상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업이 필수적이라 유대인들에게 이러한 '천한' 일을 맡게 한 것이죠.
그리고 유대인들이 서유럽 사회에 동화되지 못한 것도 이들의 선택보다는 강요에 가까웠습니다. 16세기 베네치아를 비롯한 유럽 전역의 국가들은 법을 통해 유대인들이 특정 구역(게토)에서만 거주하도록 강제했습니다. 밤이 되면 게토의 문을 밖에서 걸어 잠그기도 했습니다. 주류 사회(기독교)가 먼저 그들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철저히 배척하고 격리해 놓은 것이지 이들 유대인들이 융화되지 않아서 차별이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3. 그럼 당시 유대인들이 유럽 사회에 동화되었거나 기독교로 개종하면 차별이 없었을까요? 15세기 스페인에서는 기독교로 개종한 유대인(콘베르소 Converso)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은 돼지고기를 먹고 성당에 다니며 스페인 사회에 동화되었지만, 사람들은 이들의 '피'가 불순하다며 종교 재판을 통해 화형에 처하거나 추방했습니다. 이것이 그 악명 높은 '스페인 종교재판(Spanish Inquisition)'입니다. 19세기 말에는 프랑스의 드레퓌스 대위는 완전히 프랑스화된 세속적 유대인이었으나, 단지 유대인 혈통이라는 이유로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썼습니다.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 때 가스실로 끌려간 수백만 명 중 상당수는 유대교를 믿지 않고,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며, 스스로를 '독일인', '폴란드인'. '헝가리인' 이라고 굳게 믿었던 평범한 시민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저는 이스라엘이 중동에서 현재 벌이는 행동을 두둔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 '제국주의'라는 간단한 개념으로 비판하면 될 것을 왜 사실상 별 관계도 없는 유럽의 유대인 디아스포라의 역사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과 탄압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있을 때마다 유럽의 유대인 박해의 역사를 들먹이면서 이를 회피하려는 미국과 이스라엘 시오니즘 진영의 잘못된 프레임을 이스라엘을 비판한다는 우리마저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문제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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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버니2527
→ REZealot
04.10 · 222.♡.84.117
정성스런 글 잘 읽었어요 {emo:damoang-emo-007.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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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국가 되는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