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알콜 (58.♡.90.107)
2026년 4월 11일 AM 10:01
1일에 이곳 대학병원에서 서울로 바로 가라는 말을 듣고 나와서 차를 타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병원 예약을 했습니다. 지방에 사니까 오후 진료로 최대한 빨리 잡아달라고 했더니 8일 예약이 되어서, 8일에 모시고 갔습니다.
'보이는 건 전형적인 암인 거 같습니다.' 의사는 30초쯤 본 거 같습니다. 보호자로 간 저나 아버지나 의사가 뭐 말하면 '예!'하는 타입이라.. 그냥 28일에 수술하자고 해서 아버지가 빨리 안 되겠냐고 하니, 저희 진료실에서 나와 있는 사이에 수술일이 14일로 잡혔습니다.
영상 등록하고 남은 잠깐 15분 동안 점심을 드시게 했더니 피검사 4시간 금식에 걸렸지만 채혈실 마감 시간까지 기다려서 금식 3시간 40여분만에 채혈을 했습니다.
집에 돌아온 밤에, 날이 넘어가는 새벽에, 입원할 다음 주 월요일 차편을 예매해 놓고 골아떨어졌습니다.
목요일 오전부터 신장내과 진료 잡혔다는 문자가 와서 급하게 차편을 예매했습니다. 코디네이터에게서 전화가 와서 일단 신장내과 협진을 월요일 아침에 보는 방법도 있다고 해서 일요일 오후에 입원을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습니다.
점심에는 외삼촌 가족이 와서 설명을 드리러 부모님댁에 갔다 와서 일하다가 다시 야간 알바 갔다 와서 짐 쌀 가방을 꺼내놓고는 차편들 다 정리하고 일요일 오전 것을 예매했습니다. 저는 프리랜서로 거의 집에서 일을 하고 있고, 학생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는데, 다행히도 저번 주에 잠깐 말을 해두었더니 아이가 알아서 선생님 그럼 다음 주 수요일 공부를 확 미뤄서 토요일에 하자고 해줬어요. 수술 끝나고 아주 급하게 내려오지는 않아도 될 거 같습니다.
근데, 보호자는 이불과 베개를 챙겨야 해서, 집에서 가져가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무리일 거 같아요. 어제 밤에는 엄마에게 전화해서 이불 쌀 이불 가방이 있냐고 여쭈면서, 이제 나 20대 아니라고 서울에서 큰짐 사서 들고 다니고 못 그런다고 한 번에 싸가야 한다고 투정을 막 부렸네요. 생각해 보니 그냥 근처 백화점에서 필요한 거 사고 택시 타고 이동하면 되는데 말입니다. 늙어서 체력 빠진 것뿐만 아니라 머리가 안 돌아갑니다.
이불을 사서 보호자 자리에서 잘지, 병원 밖에서 그냥 숙박을 하는 게 나을지는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가서 아버지 상황을 보아야 결정할 거 같습니다.
일이 3월 말부터 많아서 저번 주부터 한달 먹고 살 만큼 들어왔는데 사실 진득하게 앉아서 하지도 못하는 상황이고 심란해서 잘 안 되네요. 피엠이 하라고 한 태스크 말고 다른 것부터 하는 실수도 하고요. 오늘 집정리 좀 하고 짐 챙기고 알바 갔다 오고 하다 보면 또 못하겠죠. 노트북과 키보드, 마우스, 커다란 마우스패드까지는 챙겨갈 생각이지만 과연 서울 가서 뭐 펼치고 할 상황은 아니지 않을까...피씨방에 가서 자리잡고 일을 할 시간이 날까...
사실 수술이 잘 되는 것만 생각해야 할 이 상황에 앞으로 항암이니 뭐니 해서 계속 제가 모시고 다녀야 할 테고 그럼 내가 돈도 좀 더 벌고 시간도 빼야 할 텐데, 자리 잡고 있는 일, 특히나 들어오는 대로 빨리 해치워야 벌 수 있는 프리랜서로서는 산만해지기만 하네요.
계속 앞으로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나마 병원에서는 수술 못 한다는 소리 안 했고 당연히 해치우자는 분위기이고 가족들도 다들 긴 싸움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것 하나만 다행인 거 같습니다.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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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04.11 · 58.♡.7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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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논알콜
→ 여름숲 작성자
04.11 · 106.♡.131.93
감사합니다. 정말 유용한 팁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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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논알콜
04.11 · 58.♡.71.151
아!! 구부러지는 빨대 몇개 준비하세요
금식 끝나고 물 드실 수 있을때 누워 계시면 구부러지는 빨대가 유용합니다. 컵을 챙기실때 그런 빨대가 달린 컵이 있으시면 좋고요.
그리고 수술 후 가스 안나와서 물을 못드실 때 무척 갈증을 호소하실거예요. 그때 간호사실에 입마른다고 거즈좀 달라고 하면 멸균 거즈를 주시는데 거기에 시원한 생수를 적셔서 입술에 대어 드리면 한결 도움이 되실거예요.
부모님 두분 모두 암수술과 투병을 오래 하셔서 오지랖이 발동되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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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논알콜
→ 여름숲 작성자
04.11 · 58.♡.90.107
아니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수술은 내시경 수술이고 한 시간 정도 걸린다고 했는데, 이곳 대학병원 의사는 떼어야 할 게 많아서 수술이 번질 수도 있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세브란스에서는 한 마디도 붙이지 않고 내시경으로 할 거라고, 다른 상황은 얘기를 하지도 않더군요. 일단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말씀해 주신 건 다 챙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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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현
04.11 · 211.♡.164.238
병원에 같이 가는게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새는 병원에 같이 가주는 동행서비스도 있습니다. 수술 입원하실때는 입원기간만 간병쓰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 힘드시면 잘 알아보셔요. 그래도 수술 일정이 빨리 잡힌 건 다행입니다. 수술 잘되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암할 때가 젤 힘드실텐데 잘 이겨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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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논알콜
→ 수현 작성자
04.11 · 58.♡.90.107
감사합니다!
- 다
다이해해
04.11 · 59.♡.121.90
서울대의 경우 새벽 5시쯤에 수술환자들 ct를 찍어서 새벽에 ct실 다녀오고 그랬네요 입원환자들은 새벽 이른 아침에 해야할 검사나 일이 많드라구요 보호자는 병실에 머무르시는게 나을거같아요
수술 잘 되실거에요 의사가 30초쯤만 봐도 되는 정도의 성공확률 높은 수술이 아닐까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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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논알콜
→ 다이해해 작성자
04.11 · 58.♡.90.107
거기도 그렇군요. 저도 10년 전에 세브란스 입원했을 때 아침부터 밤까지 뺑뺑이 도는 기분이었어요. ㅎㅎㅎ 정기 체크업 때도 밤 8시에 mri 돌리고 막 그러더군요. 검사실은 참 빡세게 업무를 보더군요. 수술 앞뒤로 입원실에 있을 생각이긴 한데 환자분은 수술 겁나는 것도 없는지 화요일까지 있고 내려가라고 벌써부터 그러시네요. 수술 받고 나면 생각이 바뀌시지 않을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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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1
삭제된 댓글입니다. - C
concept
04.11 · 223.♡.54.97
보호자가 지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황이 빡빡해도 힘드시겠지만 되도록 마음을 여유롭게 가져보세요. 아버님 완쾌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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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수술 하실수 있다니 다행입니다.
외래도 일찍 잡히고 수술도 당겨지고 좋은 일입니다.
큰 수술 하시면 옆에 자제분이 계신것이 심리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되실겁니다.
팁을 하나 드리자면... 수술 후 환자는 거의 무조건 춥다고 합니다 그때 이불을 하나 더 받으시고 그걸 보호자가 활용합니다 대개 눈감아 줍니다
저는 그냥 가져간 옷을 수건에 감싸서 베개대신 썼어요. 짐을 늘이고 싶지 않아서요.
그리고 서울소재 대학병원이라면 지하에 가면 편의점과 여러 용품점이 있어서 어지간한 생활용품 다 구매 가능합니다. 준비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아버님만 생각하세요.
쓰고 버리실 생각이면 근처 다이소 검색하셔서 필요한거 메모해 두셨다가 다녀오심 되고요.
수술 잘 받으시고 쾌유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