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일 때문에 서울로 출근하고 있습니다.
돌아온칠이

Lv.1 돌아온칠이 (211.♡.143.71)

2026년 4월 12일 AM 10:35

조회 1,328 공감 0

8개월째 매주 주말마다 서울에 오고 있는데, 요즘 부쩍 외국인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특히 4월부터는 피부로 체감할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출발지인 전주에서부터 도착지인 용산역을 거쳐 일터인 홍대 앞을 걷다 보면,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을 때도 있습니다. 한국인이겠거니 하다가도 자세히 보면 일본인, 대만인, 중국인 등 우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외국인인 경우도 참 많습니다.

'이제 한국도 진정한 관광 선진국이 되어가는구나' 혼자 생각하며 길을 걷습니다. 급하게 캐리어를 끌고 가는 외국인, 가족 단위의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면, 지구 반대편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도 나의 조국은 얼마나 평화로운가 싶어 새삼 벅찬 감정이 차오르기도 합니다.

지하철에서는 중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모녀가 옆자리의 아주머니에게 길을 묻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손짓까지 해가며 영어로 ‘넥스트 스테이션, 테이크 아웃(Next station, Take out)’이라며 열정적으로 길을 알려주셨고, 곁에서 듣고 있던 다른 아주머니도 설명을 거드셨습니다.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을 묻는 것을 보니, 두 외국인 관광객은 아마도 오늘 본국으로 돌아가는 길인 듯했습니다. 연신 "땡큐"를 외치며 공덕역에서 내리는 두 사람의 모습을 뒤로하고 열차 내부는 다시 조용해졌습니다. 그리고 제 앞에는 다시 서양인 가족이 와서 앉았습니다. 마치 제가 외국을 여행하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드는 이런 풍경이 생경하면서도 참 좋습니다.

문득 '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한국의 무엇을 보러 왔을까, 또 실제로 무엇을 보고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홍대입구역에 내려 벽에 붙은 수많은 아이돌 광고를 보니, K-POP을 즐기러 온 사람도 참 많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이 자연경관도 빼어나고 음식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이 아름다운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야말로 '피플 파워(People Power)'의 국가입니다. 천연자원 하나 없는 나라에서 유일한 자원을 꼽자면 단연 인적 자원이 아닐까요.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맛을 추구하고, 기술을 추구하는 것 모두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나아가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세계적인 테마파크처럼, K-POP과 K-푸드, K-드라마 세트장이 한데 모인 '종합 콘텐츠 소비 공간'이 생기면 어떨까 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우리가 즐겨 보았던 영화나 드라마, K-POP 무대 세트장들은 보통 일회성으로 촬영된 후 폐기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공간들을 잘 수집하고 튼튼하게 재설치하기만 해도 자원 절약은 물론 훌륭한 문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 <기생충>의 세트장 거리를 직접 거닐고, 그 피자 가게에서 피자를 먹으며 시원한 가맥(가게 맥주)을 한잔 즐긴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 나오는 그 동네 술집에서 잔술을 한잔 기울이고, 주인공 동훈이가 앉았던 그 자리에서 아이유 같은 아내와 얼굴을 마주 보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상상도 해봅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처럼 한국에도 세계적인 'K-컬처 스튜디오'가 생기기를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댓글 (8)

  • 수현

    수현 Lv.1

    04.12 · 211.♡.164.238

    좋은 생각이네요. 잼프가 이 글 보셨으면 좋겠네요ㅎ모두의 아이디어에 보내 보셔도 될 듯 합니다^^

  • 돌아온칠이

    돌아온칠이 Lv.1 → 수현 작성자

    04.12 · 211.♡.143.71

    사극 드라마에서 파는 의상이나 음식도 개발해서 현장에서 같이 팔면 훌륭한 문화 상품이 될것 같아요.ㅎㅎ

  • UrsaMinor

    UrsaMinor Lv.1

    04.12 · 115.♡.248.122

    금요일 서촌 사는 친구보러 광화문을 갔는데 날씨가 안좋았는데도 관광객이 참 많더군요. 그 망할 감사의 정원인지 받들어 총인지 공사만 안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 돌아온칠이

    돌아온칠이 Lv.1 → UrsaMinor 작성자

    04.12 · 211.♡.143.71

    새벽에 몰래 가서 총부리 구부려서 하트모양으로 만들고 도주하는 상상만 해봅니다^^

  • Badman

    Badman Lv.1

    04.12 · 118.♡.210.238

    '우리가 즐겨 보았던 영화나 드라마, K-POP 무대 세트장들은 보통 일회성으로 촬영된 후 폐기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공간들을 잘 수집하고 튼튼하게 재설치하기만 해도 자원 절약은 물론 훌륭한 문화 상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리있는 말씀입니다.

    저도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다만 아시겠지만, 모든 대중문화는 그 유행이라는게 있습니다.

    보통 그 작품의 연재나 방영등이 끝나면서 서서히 그게 사그러지기 때문에 말씀대로 아무리 인기있던 드라마의 세트장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해지죠.

    어느곳이나 유지보수는 기본인데, 더이상 사람들은 찾지않고...비용은 계속 발생하는데 그걸 상쇄시킬 방법이 없다면 결국 계속해서 그걸 유지한다는건 불가능해지겠죠.

    그런 부분에서 어쩔수없는 점도 있고, 말씀대로 고민해봐야할 부분이 있다고 저도 생각합니다.

    부천의 '야인시대' 세트장 역시 처음에는 사람들이 찾다가 결국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일본의 전설이었던 X Japan의 '히데 박물관' 역시 결국은 문을 닫았죠.

    이런 부분은 꼭 우리나라만의 고민은 아닐듯하니, 많은 대중문화 콘텐츠를 유지하고 있는 일본이나 미국의 사례를 적극적으로 참고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 Rebirth

    Rebirth Lv.1

    04.12 · 116.♡.148.34

    아침에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커피 한 잔 때려야겠습니다~

  • 비읍

    비읍 Lv.1

    04.12 · 122.♡.149.36

    심지어 그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잘 합니다 ㅋ

  • crazypyo

    crazypyo Lv.1

    04.12 · 180.♡.36.48

    BTS 콘서트도 한 몫 한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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