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철용 (124.♡.58.44)
2024년 5월 13일 PM 03:37 · 수정됨(16:40)
그냥 심심해서요. 다모앙 이주 기념으로 몇 자 적어 봅니다. 이것은 혼자 떠드는 잡썰이요. 그냥 일개 속기사의 뇌피셜, 음모론(?) 같은 내용일 테니까 재미로 읽어보시면 됩니다. 오로지 재미로만!
먼저 방심위 보도자료부터 함께 읽어 봅시다.


뚜둥!
5월 초순경, 인터넷 서핑 중 『"'이재명 피습' 접속차단" 방심위 회의록 60% 소실…"속기사 과실"』이란 제목의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같은 논조의 기사를 여러 언론사들에서도 받아썼더라고요. 최초 보도가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사건과 관련하여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이하 '겸공')》에서도 며칠 전 더불어민주당 김현·최민희 당선자를 불러다가 이 사건 이야기로 한 꼭지를 채우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속기사도 놀고 앉았었고, 녹음기 2대의 오류까지 함께 겹쳤을까요? 이전에 방심위 속기록을 담당하였던, 이전 담당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었다던 속기사를 통해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인데, 소위(小委) 회의는 대체로 짧게 진행된다고 하더군요. 한 20~30분 내외로 끝나는 일정인데, 그동안 속기사가 놀고 있었던 것도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을 피력합디다.
노우!
천만의 말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겸공에서도 담당 속기사 측 답변을 아주 짧게 다뤘는데, "현장에선 키워드만 작성한다."라는 언급이 있었더군요. 맞습니다. 일반화할 순 없겠지만, 그런 속기사들 많을 걸요? 대표적으로 제가 그렇습니다. 저도 젊어서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뭐 전부 핑계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나이 먹고 실력과 체력이 떨어진 원인이 가장 크다고 봐야죠. 예전엔 현장에서도 나름 열심히 기록했었어요. 그런데 어차피 사무실 들어와 검토 과정 거칠 때에 싹 다 다시 훑어야 하는데, '이걸 뭐 하러 열심히 하고 앉았나?' 싶더라고요. 그냥 현장에선 놀다 오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대중교통 이용해야 할 땐 속기 자판조차 안 들고 나가니까 뭐 말 다 했죠. 엄청 무겁거든요.
잠시 삼천포로…
여담으로 저의 한 가지 경험(사건)을 말씀드리자면 제 사업체는 꽤 오랫동안 법무부 검찰국 모(某)과의 속기 용역을 담당하였습니다. 검찰 정권 들어서고 일이 더 많아질 줄 알았더니, 니미… 사건 발생지는 과천의 법무부 청사 내에서였는데, 모(某)위원회 출범식 때였었죠. 당시 장관이었던 박범계 씨께서는 인사 말씀과 함께 위촉장 수여식을 위해 회의 초반에 잠시 들렀었고, 그때 저는 아마 친구들과 카톡(…)을 주고받고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갑자기 과장(부장검사급)의 지시를 받은 법무관이 속기사석 옆으로 다가와서는 "지금까지 기록한 것 좀 달라. 얼른 보도자료 뿌려야 한다." 한 적이 있었습죠. 진짜 ㅈ되는 줄 알았습니다. 식은땀 줄줄 흐르더라고요. 다행스럽게도 저는 녹음기를 열몇 개씩 들고 다녔기 때문에 장관 가까이 설치하였던 녹음기를 얼른 회수하여 음원 추출하고, 그 부분만 금방 기록하여 건넸던 기억이 납니다.
봤쥬?
휴먼 에러, 충분히 있을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그런데 녹음기 2대의 동시 오류라고요? 이건 좀 방심위 측의 짜치는 변명일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제 여기에서부터 음모론이 시작되는 거겠죠? 어떻게 우연이 이렇게까지 겹칠 수 있나요? 불가능의 영역은 아니겠습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봅니다.
파견된 속기사의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몰라도 스페어에 스페어를 준비해 뒀어야지요. 아무리 경험 많고 실력 좋은 속기사라 하더라도 녹음기 딸랑 2대 설치해놓고서, 본인은 키워드만 기록하면서 '간헐적 속기'를 하고 앉아있었다는 그 상황을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아, 뭐, 물론, 그럴 수도 있긴 한데요. 그럼 장비라도 많이 깔아놓는 성의라도 보였어야지요. 누군지 몰라도, 방심위의 모든 변명(?)이 사실이라 가정했을 시, 담당 속기사님! 대체 무슨 깡다구셨어요?
자, 사진 한 장 더 보고 가시죠.
짜잔!
명예훼손 등을 우려하여 사업자등록번호·업체명·대표자명을 블라인드 처리하는 성의라도 보였습니다.
방심위 속기 용역을 맡은 사업장에 대한 정보는 나라장터에 접속하여 '용역 개찰결과 상세조회'에서 검색해 보면 다 뜹니다. 개찰은 23년 12월에 완료된 사업인데, 이 용역을 따간 곳은 2023년 10월에 설립된 회사이더군요? 설마, 페이퍼 컴퍼니는 아닐 테죠? 사업자등록번호 토대로 업체 관련해서 구글링 해보면 취급품목(?)에 '견인식주입종이'라고 뜨는데, 어떻게 업종·업태가 아무 관련 없는 이런 업체가 선정될 수 있었던 건지 저로서는 의문입니다. 현재의 규정 자체가 기본적인 자격요건만 갖추면 된다는데, 국가에선 이런 ㅈ같은 시스템부터 좀 고쳐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데 아예 관련 없는 업체라 보긴 어려울 것 같아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중 '속사모'라는 곳이 있거든요. 실명을 밝히고 토크(?) 하는 곳은 아닙니다만, 어떤 사람이 "자기 아는 소장님이 이 입찰을 땄다."라는 언급을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정보 토대로 보자면 '김○란'이란 사람이 아마도 속기사는 맞을 테고, '속기사 김○란'이란 이름으로 검색해 보면, 업주가 누구인지는 대충 답 나오겠지요?
작년 가을쯤엔가? 사실 저도 이 입찰에 참여할까 고민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군납 전문업에 종사 중인 친구가방심위 속기 용역 입찰에 참가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며, 과업지시서와 입찰공고문 던져줬더랬죠. 그래서 잠시(?) 고심하였습니다만, 계산기 두드려 보니까 대충 시간당 13만 얼마 받아먹는 구조더라고요. 거래처들 상대로 시간당 최소 20~25만원 받는 현재의 제가 뛰어들기엔 여러모로 리스크가 커 보였습니다. 그런데 거기에다가 상시인력까지 2명을 투입해야 한답디다. 그것도 직접고용 해서 말이지요. 여담입니다만, 친한 노무사들이 가능하다면 최대한 사람 쓰지 말고 일하라고 당부를 하더군요. 뿐만 아니라 이 업계에서 놀고먹는 프리랜서 속기사들 천지빼까리로 널렸는데, 뭐 하러 직접고용이란 큰 리스크를 지겠습니까? 그리고 이 업종 자체가 이제 혼자 해야 그나마 돈 벌지, 직원 쓰면 돈 못 버는 구조가 고착화돼 버렸다고 봅니다. 그렇다고 '합동사무소'를 개업하여 다른 속기사와의 동업을 꿈꾼다? 천만의 말씀이지요.
아무튼, 몇 푼 남겨 먹기도 어려운 구조이겠거니 싶어서 그냥 입찰 포기하고 지켜만 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건이 터졌더라고요? 제가 입찰에 참여하였더라도 선정되었을 리 만무합니다만, 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천만다행입니다!
이제 음모론은 좀 제쳐두고, 다시 현실로 돌아가 보자면 진짜 녹음기 에러와 휴먼 에러가 겹쳤을 수도 있다고 봐요. 결정적으로 이 방심위 속기 용역, 연간 약 7천만원짜리 사업입니다. 업주가 파견된 속기사에게 제대로 인건비 쥐어주는 구조 하에서라면 사장 입장에선 얼마 남겨 먹지도 못하겠습니다만, 그래도 꽤 큰 사업인 데다가 이런 데 들어가서 맺어지는 인연으로 또 다른 사업을 메이킹(?) 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뭐 그런 것 차치하고라도 이런 초보적(?) 실수(사건)의 당사자라는 것이 업계에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진짜 개망신이잖아요? 물론, 뭐 개망신당해도 사업을 영위하는 데에 큰 문제는 없겠습니다만.
겸공 보도에 따르면 방심위 사무처는 해당 속기사를 배제하라고만 했답디다. 업체와의 계약을 끊으라는 류희림 위원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언급까지도 나왔다는데, 그건 그냥 정치적 액션 좋아라 하는 이 양반의 오버액션 정도로 보입니다. 위의 보도자료(설명자료)에서 보시다시피 '서면 시정요구, 재발방지책, 미이행 사고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묻도록' 하겠다는데, 업체 측에서는 이 일을 겪고도 아무 반응 없이 그냥 용역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을 묵묵히 받아들인다? 이건 그냥 얘네가 실수한 것 맞다고 봐야죠. 뇌피셜 좀 더 돌려 보자면 인건비 절감을 위해 그날 회의에 무자격자를 파견하였을 수도 있다고도 봐야겠죠? 속기사(혹은 업체) 측 과실이 전무하다면 굳이 한창 시끄러울 때에 입 닫고 있을 이유가 있을까요? 일반과세자(개인사업자) 상대로 세무조사라도 한 번 털어보겠다며, 조용히 있으라고 저 높은 곳 어딘가에서 협박이라도 당한 걸까요? 아닐 겁니다. 음모론은 이제 그만…
그리고 언론이 아무리 썩었다지만, 쓸데없는 음모론으로 군불 때지 말고요. 기레기들께선 방심위 답변만 듣고 옮겨 적지 말고, 이 용역업체와 직접 접촉하여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묻는 쪽이 더 빠를 텐데 말입니다? 물론, 현재로서는 방심위와 같은 답변이 돌아오는 게 전부겠지만요.
동종업계 종사자로서 사건 전개가 흥미로워서 몇 자 적어봤습니다. 그냥 일기 같은 내용입니다. 그리고 누군지는 몰라도 제발 ㅈㅂ 같이 일하지 맙시다. 속기사, 이젠 없어져도 될 직종이라고 보는 입장입니다마는, 그래도 자격증 취득 확률 10%대에 달하는 매우 어려운 시험을 통과한 우리들이지 않습니까? 자격증 취득을 위하여 수많은 금전과 시간을 투자해가며 열심히 준비했을 테고, 자격증 취득 이후 자판 두들겨 돈 벌어먹고 살기까지 지난한 노오력(?)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습니까? 잘 좀 합시다.
※ 낮술 한 잔 먹고 일필휘지로 휘갈긴 내용이라서요. 문제 시 삭제하겠습니다. ※
댓글 (6)
-
크크리안
24.05.13 · 58.♡.210.48
국정원이 저런 거 잘 하지 않나요 -
XXellos
24.05.13 · 112.♡.129.200
일개 사업체가 입열기 힘들죠. -
돼돼지왕
24.05.13 · 59.♡.51.252
오 반갑네요 저는 S모사로 자격증 따고 일하다가 현재 전기직으로 근무중입니다. 고생 많으십니다.. -
장장군멍군
24.05.13 · 108.♡.50.202
언론은 방심위 답변만 듣지 말고, 이 용역업체와 직접 접촉하여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를 묻는 쪽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잘 알고 계시겠지만...이 나라의 언론을 너무 높게 평가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빤히 보이는 것도 흐린 눈 하고서 왜곡, 날조하는 것들인데요.
저는 이 땅의 소위 언론입네 하는 것 들도 본문에 말씀하신 속사정들 뻔히 알면서도 일절 취재도 보도를 안 하고 있다는데 전재산 겁니다 -
곽곽철용
→ 장군멍군 작성자
24.05.13 · 124.♡.58.111
기자 되기 어렵나요? 저도 기자 하고 싶습니다. ㅠㅠ -
장장군멍군
→ 곽철용
24.05.13 · 58.♡.46.177
지금은 개나 소나 기레기질 하는 세상이라서 아무나 기레기질 할 수 있죠 ㅎㅎ
하지만 가문을 더럽히고 싶지 않으시다면 극구 말리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알면 길거리에서 침 밷어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