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숲 (58.♡.71.151)
2026년 4월 15일 AM 09:40
많은 분들이 그러시겠지만 세월호는 언제나 제게 눈물 버튼이었어요.
시간이 조금 지나고 생존자의 증언, 남은 가족들의 얘기, 구조 인양 참여자들의 이야기 책들이 많이 나왔지만
그런 책들로 치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의 폭풍이 몰아쳐서 사람을 저 심연의 끝으로 밀어 넣어버려 책장을 펼칠 수가 없었어요. 프롤로그조차 넘지기 못한 책이 부지기수.
제가 쌍차 관련된 글도 읽다가 펑펑 울어 못읽는데 그러다가 이 책을 만났어요. 엄청난 참사를 이야기 하면서도 분명 사안에 깊숙히 들어가 온몸으로 글을 쓰는데 굉장히 드라이 하게 글을 써서 읽을 수 있더라구요. 그런 면에 있어 큰 미덕이 있는 책이었어요. 적어도 제게는..
치유가 필요하신 앙님이 계시다면 일독을 권하며 제가 메모했던 내용 공유합니다.

역학이라는게 데이타를 통해서 질병의 사회적 정치적 원인을 밝히는 분야를 의미하는데,
작가는 사회 역학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 연구하고 경험한 것들을 밝히며, 기록하는 것이 치유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해요.
책에서는 초반에 혐오, 차별, 남여, 내국인과 이주 노동자, 부자와 가난한 자, 성적 혹은 소수자, 노동자 비정규자, 사회적 참사 등이 어떻게 우리의 몸을 아프게 하는지 사례를 하나 하나 들어서 사회적 정치적 이야기 합니다.
"우리의 몸은 스스로 말하지 못하며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상처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몸은 정직하기 때문입니다. 물고기 비늘에 바다가 스미는 것처럼 인간의 몸에는 살아 가는 사회의 시간이 새겨 집니다."
읽다 보면 이렇게 가슴이 '쿵 쿵' 내려 앉은 문장들이 있어요.
다양한 차별과 재난과 빈부에 대한 불평등...태아가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미래의 성인병을 감수하는 모습
뒷통수를 딱 때리는 듯한 내용이 처음부터 나와요.
초기 해부학에서는 인간 부신의 크기를 실제보다 크게 인식했는데, 상대적으로 부신의 크기가 큰 가난한 자만이 해부할 수 있는 시신을 제공해 생긴 왜곡인거죠. 최근 생활비가 절실한 젊은 이들이 생동성 실험에 2박3일 백여만원 준다고 실험실에 들어가 임상중인 약을 먹고 피검사를 하고 ...가난한 이들이 동원되고 있죠. 과거가 아닌 현실에서 있는 일이죠.
'슬픔이 길이 되려면, 기록해야만 하는 것에서 시작하다'.
많은 부분을 정확히 들여다보고 기록해야만 우리가 기억할 수 있고 문제를 찾아 나갈 수 있습니다. 저자는 어느 인터뷰에서 "역사는 이어달리기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할수 있는 것 만큼만 이어달려 나가고 다음 사람이 와서 이어가면 되지 않겠냐" 는 말로 겸양과 의지를 함께 나타냈는데.. 사람이 이렇게 경건할 수 있는지 새삼 놀라워 저자의 다른 책들도 찾아보게 되더군요.
세월호 쌍용자동차..어렵고 상처투성이 현장에 이분이 계시더군요.
기록하시더군요.
함께 치유하시더군요.
사회가 문제가 있다면 질문을 사회에 해야 하고 아프면 고쳐야 겠지만, 아프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사회가 나서는 것도 중요하고, 사회적 해결책이 필요하다.
"질병에 사회적 책임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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