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를 기억합니다.
윤사모

Lv.1 윤사모 (124.♡.160.101)

2026년 4월 16일 AM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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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6년 전의 일이 되었네요.

언젠가 구도심에서도 썼던 사연입니다.

지하철안이었습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서 있었고... 그 뒤에 서 있던 노인이 여학생이 매고 있는 가방에서 뭔가 떼내려고 손으로 잡아당기더군요.

노인이 잡아당기고 있던 것은 노란색 리본모양의 세월호 뱃지였습니다.

여학생은 누군가 가방을 건드리는 걸 눈치채고 뒤를 돌아보다 70대로 보이는 남자 노인이 "왜 이런 걸 달고 다녀!"라고 오히려 큰 소리치자 몹시 당황하는 기색이었습니다.

노인은 여학생이 겁먹고 아무 말도 못하는 태도를 보이자 더욱 기세등등해져 여학생이 가방을 잡아당기는데도 가방을 놓기는 커녕 가방을 더욱 움겨쥐며 뱃지를 떼어냈습니다.

그 순간 가만히 있을 수가 없더군요.

"뭐 하는 짓이야!"

그 순간 존대하고 싶지 않았었습니다. 노인이 손에 쥐고 있는 뱃지를 빼앗았습니다.

"나이 먹고 곱게 늙어야지 이게 뭐하는 짓이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뭐야 이게!"

정확히 이렇게 말했는지는 기억이 좀 가물가물하지만... 존대하지 않았다는 점과 부끄러운 줄 알라는 취지로 큰소리를 질렀던 건 분명합니다.

제가 큰소리낸 덕분에 주변의 시선이 모였고... 그 노인은 제가 큰소리치며 거칠게 나오자 겁먹었는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알아듣기도 힘들게... "안좋은 거 달고 다니길래... ₩%@&..." 말끝을 흐리더군요.

노인을 제지한 후 여학생에게 괜찮냐고 물어보고 노인에게 빼앗은 뱃지를 돌려주며 가방을 살펴보니 억지로 떼내는 바람에 뱃지가 달려 있던 위치의 천에 구멍난 부분이 찢겨져 있었습니다.

그걸 보니 더욱 화가 솟구쳐 오르더군요. 재물손괴죄로 쓴맛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스쳐서 노인을 붙잡아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여학생의 상태를 살피는 사이에 이 노인이 옆칸으로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어딜 도망가!"라고 외치며 제가 따라 가려 하자 여학생이 저를 잡으며 "괜찮아요. 고맙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다음 역에 도착하여 문이 열리자 내리며 다시 "고맙습니다"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며 멀어져갔습니다.

따라내려 상태를 더 살폈어야 할 지... 기어이 그 노인을 따라가 붙잡았어야할지... 그 이후로 그 순간을 돌이켜 생각하곤 합니다.

그러나 그 순간엔... 어린 학생을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뿐이었습니다.

전에도 쓴 적 있지만... 저는 오래 전 지하철 성추행범과 시비가 붙은 여성을 돕다가 여성분이 사라지고 그 이후 도착한 경찰에 함께 연행되어 쌍방폭행으로 전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시비가 붙어도 모른 척합니다. 사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뱃지를 떼내려는 그 미친 짓을... 어린 여학생을 상대로 하고 있던 그 모습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지켜주지 못해 정말 미안합니다...

세월호 피해자분들과 유가족분들의 평안을 기원합니다.

댓글 (1)

  • 수현

    수현 Lv.1

    04.16 · 117.♡.12.82

    다 같은 마음일거에요. 용기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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