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굴개굴이 (118.♡.73.156)
2026년 4월 17일 PM 10:26
https://v.daum.net/v/20260417200733371
금요일 저녁 8시. 일주일의 치열한 전투를 마치고 마침내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댄다.
엔진 시동은 껐지만, 가장은 문을 열고 내리지 않는다. "주차장 도착했다며 왜 안 들어와?"라는 아내의 카톡이 화면에 떠도, 그저 시트를 뒤로 젖힌 채 무의미하게 유튜브 쇼츠를 넘기거나 라디오 주파수만 만지작거릴 뿐이다.
현관문 너머로 당장이라도 달려들 7살 아이의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환청처럼 들려오지만, 도무지 차 문을 열고 나설 용기가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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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보고 부하직원을 책임져야 하는 '김 부장'의 가면을 써야 했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부터는 든든한 남편이자 에너지 넘치게 놀아주는 '아빠'의 가면을 단단히 고쳐 써야 한다.
차 안에서의 10분은 이 두 개의 무거운 가면을 잠시 내려놓고, 온전히 상처받고 지친 '나 자신'으로 숨을 쉴 수 있는 하루 중 유일한 진공상태다. 이것은 휴식이 아니라, 다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산소호흡기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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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뼈아픈 현실은, 수억 원의 대출을 껴안고 산 내 집임에도 불구하고 그 넓은 공간 어디에도 가장을 위한 '진짜 내 방'은 없다는 사실이다.
안방은 아내의 취향으로, 작은방은 아이의 장난감과 책으로 채워져 있다. 결국 가장이 자신의 통제권을 100% 행사할 수 있는 공간은 1평 남짓한 자동차 운전석뿐이다. 온도와 조명을 내 마음대로 조절하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눈치 보지 않고 틀 수 있는 그 비좁은 강철 캡슐이야말로 4050 가장들의 유일하고도 초라한 성의 지성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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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하네용...
댓글 (29)
- 또
또좋은날
04.17 · 118.♡.15.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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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ita
04.17 · 125.♡.203.162
차 안에서 뭐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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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IUㅡ
→ kita
04.18 · 27.♡.50.36
닉을 다시 보게되는 베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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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경삼림
04.17 · 221.♡.245.170
저도 가끔 머릿속을 비우고 싶을때가 있어 일부러 장거리 출장 갈 때 힘들더라도 차 끌고 가기도 합니다
아무 생각없이 겸공이나 음악들으면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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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로도사
04.17 · 58.♡.8.213
세상 모든 가장에게 건배…..
참 힘든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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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농약벌컥벌컥
04.17 · 211.♡.18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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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자바람연꽃
04.17 · 221.♡.34.113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죠.
다 그런건 아니겠지만
그런 비율이 남자 쪽이 많은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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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인생은경주
04.17 · 58.♡.24.41
세컨 하우스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땅 싼거 사고 몇년 계획잡아서 농막 짓는거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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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ooknbeer
04.17 · 61.♡.162.10
자신만의 공간에서 몸과 마음의 긴장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 훈
훈남연구원
04.17 · 175.♡.254.156
눈물이 핑 도네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창문에 썬팅을 하나봐 라는 노래가 생각나네요...
https://youtu.be/vgEorbmZw2A?si=kAIK5wMt3PO215QZ
전 홍경민 라이브가 좋더라구요. 호소력이 더욱 더...울컥합니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