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260419_[그리스인 조르바] 청동 투구를 쓴 렘브란트의 [전사] & [강드보라 바이올린 클래식 콘서트]
okdo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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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9일 AM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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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이와 아내와 함께 왕복 14km 자전거를 타고 왔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쌀국수 집에서 쌀 바게트로 만든 반미를 먹고 백미당에서 저는 팥아이스크림을 먹고 아내는 아이스크림 라떼를 먹고 아이는 딸기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아내 덕분에 할인을 받아서 말이죠. 남자는 필요한 물건을 비싸게 사고 여자는 필요없는 물건을 싸게 사는 재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녀갈라치기처럼 들리겠지만 대부분 비슷하니까요.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좇는 여자와 원대한 꿈을 좇는 남자 이 세상에서 둘다 꼭 필요한 존재들입니다.

근처에 서점이 있어서 제 새 바이올린 악보도 샀습니다. [강드보라 바이올린 클래식 콘서트] 는 선생님이 제 바이올린 실력이 스즈키 4권을 마치긴했지만 속도가 잘 오르지 않아서 의욕을 올려주기 위해 추가한 책입니다. ㅎㅎ 너무 쉬운데 귀에 익은 멜로디라서 행복합니다. 사실 저는 G선상의 아리아와 캐논변주곡을 버스킹하는 것이 꿈인데요. 선생님에게 하고 싶다는 말은 못하고 있습니다. ㅡㅡ; 하겠다고 해놓고 연습도 잘 안하면 부끄러우니까요.

오늘 아침에도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으면서 이해가 안되는 내용이 보입니다. 그림을 찾아보니 주인공의 친구는 죽음을 무릎쓰고 현실에 뛰어들어 숱한 고난을 이겨낸 전사가 된 자신을 생각하지 않았을까 상상해봅니다.

친구가 가장 좋아하던 그림을 마지막으로 두 눈에 담으려고 베를린 박물관을 들렀다 오는 길이었다. 청동 투구를 쓴 렘브란트의 [전사] -그의 수척한 얼굴에는 비통하고도 굳건한 표정이 어려 있었다.

"만약 내가 앞으로 인간다운 일을 하나라도 해낸다면....."

무자비하고 절망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전사 그림을 바라보며 그가 중얼거렸다.

"다 이 남자 덕분일 거야."

30대초반 군의관으로 임관하고 운동하고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수련하려던 삶은 10년이 지나서야 실행하게 되었습니다. 21년 12월 24일 아이에게 부끄러운 아버지가 되기 싫다는 방아쇠는 살을 빼야하니까 운동을 하고 돈을 더많이 벌고 싶으니까 책을 읽었더니 지금은 운동과 읽던 책을 글로 표현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으로 변했습니다. 운동은 식사와 수면 최적화라는 욕구를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욕망으로 얻은 지식은 아침부터 밤까지 운동/식사/수면에 대한 광적인 몰입으로 5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저는 저 전사처럼 사람을 죽이며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더 행복하고 더 최고의 컨디션으로 살리는 과정이다보니 위대한 업적을 남기지 않더라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리라 추정되는 [전사] 보다 행복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창을 만드는 장인 보다는 사람을 살리는 방패를 만드는 장인이 더 행복한 것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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