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삶에 대하여...
Eugenestyle

Lv.1 Eugenestyle (203.♡.218.35)

2026년 4월 21일 AM 10:43

조회 5,151 공감 0

거창하게 적었습니다만... 그냥 별건 없습니다.

정확히 4주를 하루도 빠짐없이 출근했네요 주말마다 아기들이 안좋아서 이것저것 하느라..

그러고 귀신같이 월요일이 되면 좋아지죠.. 간호사들은 월요일의 기적이라고 부르지만..

제 입장에서는 월요일 아침에 사부님이 출근하면 애가 멀쩡해지니.. 왜그리 주말내내 호들갑이었나

하는 눈빛으로 보는것 같습니다 ㅋ 현타도 오고 지치지고 하더군요.

어제 아무것도 않하고 멍하니 창문만 몇시간을 봤는데

옛날 생각이 나더군요 10대는 뭣모르고 살았고 꿈이 생긴 20대는 실패와 가난에 허우적거리며 버텼고

30이 되어서 들어간 의대는 안되는거 되게 하려고 버텼고

30대 중반에 전공의가 되어서는 숨이 꼴딱꼴딱 넘어갈듯 주 80시간 넘게 일하며 버티는데

중환은 밀려오지 아는것은 없지..

그러고 전문의 따고 이제 좀 살만해졌나? 하는와중에 뭐하러 죽겠다 죽겠다 하며

신생아중환자실에 기어 들어와서 그 알량한 사명감이나 의무감? 정? 따위에 파묻혀 사는지..

좀 편히 살아도 되지...

월급은 올랐지만 책임도 늘고 강도도 늘어나서 이젠 100시간을 일하고 있네요

인생 자체가 견디는 것 아닐까 합니다. 하루 하루 가장으로서 그리고 아기를 돌보는 의사로서

참 어렵군요 내가 무슨 시지프스도 아니고. 그럴 지구력도 집중력도 끈기도 없는데

어떻게 버틴거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버티기만 한다는 삶은 너무 불쌍하잖아요 나 그리 불쌍하지 않은데 잘 살고 있는것 같은데

남들보면 배불러 터졌네 할텐데. 왜 그런 생각을 가지는거지? 하고

요즘은 그 의무속에 작은 틈을 만들어 보려고 하는데 잘 안되는군요

거기다 포기했던 신생아 세부전문의도 다시 따보라고 압박아닌 압박도 들어고..

계속 해서 나가기엔 에너지 고갈 과 두려움 그렇다고 다른 일을 하기에는 변화에 대한 공포?

그런데 웃긴것은 다른과를 하고 있는 동기들은 세부 전문의도 논문도 진료도 척척 해나간다는 거죠.

그걸 또 부러워 하고 앉아있습니다. 그렇게 하라면 못할거면서..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 스스로도..

댓글 (21)

  • 아오이토리 Lv.1

    04.21 · 61.♡.74.178

    4주동안 휴일이 없는데 무슨일을 하든 얼마를 벌든 배 부를께 뭐가 있겠습니까, 고생많습니다. 이런말밖엔 없네요.

  • magicdice

    magicdice Lv.1

    04.21 · 112.♡.98.202

    허지웅씨 책 제목이군요;;

  • Eugenestyle

    Eugenestyle Lv.1 → magicdice 작성자

    04.21 · 118.♡.85.139

    그렇군요 어쩐지 내가 쓰면서 익숙하더라구요

  • magicdice

    magicdice Lv.1 → Eugenestyle

    04.21 · 112.♡.98.202

    다시 찾아보니...허지웅씨 책 제목은 정확히는 [버티는 삶에 "관하여"]이네요.

    힘내십시오.

  • 재미 Lv.1

    04.21 · 118.♡.92.117

    {emo:moon-emo-002.gif}

  • 담벼락을쳐다보고

    담벼락을쳐다보고 Lv.1

    04.21 · 59.♡.239.128

    번아웃이 오면 회복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거나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나의 인생이란 것도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봅니다.

    누구나 메시가 될 수 없고 누구나 아인슈타인이 될 수는 없는 거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도 없고요.

    그래서 중요한 것이 사람 답게 사는 시스템이고 곳곳에 널리 펴지긴 했죠.

  • 시슬리아

    시슬리아 Lv.1

    04.21 · 220.♡.25.200

    100시간 ㅠㅠ 선생님..

  • 곰돌이푸우

    곰돌이푸우 Lv.1

    04.21 · 220.♡.101.10

    주말마다 잘 대응하셔서, 월요일 아기들이 좋아진 게 아닐까 합니다.

  • 곽공

    곽공 Lv.1

    04.21 · 220.♡.123.242

    10년 전인가,,,동료가 월 400 시간 일하는것을 옆에서 본적이 있는데요, 출퇴근도 안하고,,그냥,집에 가지 않아야 되더라고요,,,ㅠ,.ㅠ

    ((더 큰 문제는,,,시급 x5천원 해서 200만원 받았다는,,,,))

  • 가지않은길

    가지않은길 Lv.1

    04.21 · 211.♡.155.169

    선생님 건강 하셔야 합니다. 의사 선생님이라 할 지라도 업무 스트레스가 높고 운동량이 적을 경우가 많아서 건강 유지가 어려운 분들도 많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저는 29년 넘게 일하고 있습니다. 번 아웃이 몇 번 반복되니 회복 시킬 마음이 생기지 않습니다.

    당시에는 어쩔 수 없다고 하면서 꾸역꾸역 했는데, 지나고 나니 '어쩔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더 많습니다.

    사회 초년생일 때 했던 생각이 떠오릅니다. '나는 튼튼하니까, 두 배 세배 일하면 더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튼튼하긴 했었는데, 몸을 안움직이고 50대가 되니 병이 찾아옵니다. 당뇨 고혈압 대사증후군......

    아직은 일해야 한다는 어쩔수 없다는 마음과 이렇게 하다가는 더 아파질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저도 못하면서 안타까움에 한마디 보탭니다. 어리석은 경험담입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