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대장간 조수인 내가, 3등급 나노 마석을 새기는 순간 세계 최강?"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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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5일 PM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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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망치질도 못 하는 조수

뜨거운 열기, 매캐한 냄새.

'탕, 탕..., 탕'

"또냐? 네가 지금 이러는게 대체 몇 번째냐?"

망치는 내려가야 할 타이밍이 있다.

쇠가 가장 잘 늘어나는 온도, 힘이 가장 효율적으로 전달되는 각도, 그리고 다음 타격까지의 간격. 이 셋이 맞아떨어질 때 금속은 원하는 형태로 부드럽게 변형된다. 적어도, 대장장이들이 말하는 '감'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문제는, 켈드릭에게 그 감이 없다는 점이었다.

탕. 탕.

망치가 내려갔다.

하지만 그 다음 타격이 늦었다.

탕…

아주 미묘한 차이였지만, 달궈진 금속은 이미 식기 시작했고, 변형은 균일하게 이어지지 않았다.

"손 떼라."

짧은 말이었지만, 대장간 안의 공기가 식었다.

켈드릭은 망치를 든 채로 멈췄다.

맞은편에서 대장장이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의 손에는 이미 다른 망치가 들려 있었다. 대장장이는 별다른 말 없이 같은 위치에 망치를 내리꽂았다.

탕, 탕, 탕—

세 번의 타격이 이어졌다. 일정한 리듬, 흔들림 없는 힘, 정확하게 이어지는 변형.

금속이 부드럽게 눌렸다.

같은 쇠였다. 같은 온도였다. 같은 자리였다.

결과만 달랐다.

켈드릭은 그 차이를 조용히 바라봤다.

'온도 편차도 크고, 표면 산화도 심한데… 저게 맞나.'

머릿속에서는 전혀 다른 기준이 돌아가고 있었다. 열 분포, 결정 구조, 응력 해석. 그가 알고 있는 방식으로 보면, 지금 눈앞의 작업은 비효율 그 자체였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게 정답이었다.

"왜 틀린 건지 아냐?"

대장장이가 물었다.

켈드릭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온도 관리가 안 돼서..."

"아니다."

즉답이 돌아왔다.

"리듬이다."

말문이 막혔다.

"쇠는 리듬으로 다루는 거다. 머리로 재는 게 아니라 손으로 느끼는 거야."

대장장이는 다시 망치를 내려놓았다.

"넌 그게 없다."

켈드릭은 반박하지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이 세계 기준에서는.

'대체 뭐라는거야. 금속가공을 장단맞춰서 해? 노래라도 틀어놓으면 더 잘 뽑히겠네?'

켈드릭은 대장장이의 눈치를 보며 이번에는 방금 본 리듬을 따라 해보려고 했다. 타이밍을 맞추고, 힘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했다.

탕.

그리고—

탕.

조금 늦었다.

대장장이가 한숨을 쉬었다.

"됐다. 거기까지다."

망치는 다시 빼앗겼다.

"불 꺼라. 오늘은 여기까지다."

일이 끝났다는 의미였다. 켈드릭은 말없이 뒤로 물러났다. 대장간 한쪽에서 불을 정리하며, 그는 손을 내려다봤다.

'애초부터 반도체 공학이나 할 줄 알던 내가 힘도 없는 비실거리는 몸뚱이로 대장장이 조수로 환생한게 잘못된거지... 대체 어떻게 대장장이 조수가 된거지?'

그때였다.

문이 거칠게 열렸다.

찬 공기가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주인장은 있나."

낮지만 무게감 있는 목소리였다.

대장장이가 고개를 들었다.

"...영주님."

켈드릭도 시선을 돌렸다.

들어온 남자는 눈에 띄게 차려입은 상태였다. 수행원 둘이 뒤에 서 있었고, 그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나무 상자를 들고 있었다.

대장간의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일을 하나 맡기겠다."

영주의 말은 간결했다.

상자가 작업대 위에 올려졌다. 뚜껑이 열렸다. 정교하게 가공된 금속 프레임, 그리고 그 중심에 끼워져 있어야 할 자리에는 검게 그을려 버린 현자의 돌이라고 불리는 작은 돌 하나가 따로 놓여 있었다.

켈드릭의 시선이 그 돌에 멈췄다. 이상하게,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장장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건... 마법사 길드로 가시는게..."

"갔다 왔지."

영주는 체념한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건 신경 쓰지 마라. 상자 장식부터 새로 가공할 생각이야."

"돌은요?"

"어차피 버릴 물건이야."

짧은 대답이었다.

켈드릭의 눈이 미묘하게 흔들렸다.

'포기?'

다시 돌을 봤다.

표면에 새겨진 문양. 일정한 간격. 반복되는 패턴. 그리고 검게 그을린 부분.

"...타버렸네."

단순한 파손이 아니었다. 의도치 않은 열 손상.

그는 무의식적으로 한 발 다가갔다. 대장장이가 눈살을 찌푸렸다.

"건드리지 마라."

켈드릭은 멈췄다. 하지만 시선은 그대로였다.

룬이 아니다. 마법진도 아니다. 석사 1년차에 지겹도록 봤던 트랜지스터 패턴이었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거, 누가 손댔습니까."

영주가 대답했다.

"왕도의 마도사들이다. 세 번."

켈드릭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로 충분했다.

"...그래서 이렇게 된 겁니다."

대장장이가 돌아봤다.

"뭐라고?"

켈드릭은 돌을 가리켰다.

"고친 게 아니라, 더 태운 겁니다."

공기가 잠시 멈추고, 영주의 시선이 내려앉았다.

"설명해봐라."

켈드릭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손을 뻗어 돌을 집어 들었다.

차갑다. 하지만 내부 구조는 또렷하게 읽혔다.

"원래는 여기 한 군데만 끊어진 상태였습니다."

그가 검게 변한 지점을 짚었다.

"여기."

그리고 다른 두 곳을 가리켰다.

"이건 수리하다가 생긴 겁니다."

"그걸 어떻게 알지?"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켈드릭은 담담하게 말했다.

"출력이 과합니다. 보호 없이 마력을 밀어 넣었고, 열이 빠지지 않아서 연쇄적으로 타버렸습니다."

대장장이가 낮게 중얼거렸다.

"헛소리 마라. 네가 뭘 안다고"

켈드릭은 대장장이의 말을 무시하고 답을 이어나갔다.

"완전히 다 타버린 건 아닙니다."

이번에는 아무도 바로 말하지 않았다.

영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고칠 수 있나."

질문은 짧았지만, 의미는 무거웠다.

켈드릭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시선을 떨어뜨렸다.

돌. 그리고 자신의 손.

'장비 없다.'

'환경 없다.'

'정밀도 부족.'

조건은 최악이었다.

하지만—

'불가능은 아니다.'

문제는 결과가 아니라, 이후였다. 여기서 계속 조수로 남는다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그는 고개를 들었다.

"...조건이 있습니다."

대장장이가 인상을 썼다.

"뭔 소리냐."

영주는 손을 들고 대장장이를 제지했다.

"말해라."

켈드릭은 짧게 말했다.

"성공하면, 저는 여기서 나가겠습니다."

정적.

대장장이가 헛웃음을 흘렸다.

"지금 협상할 때냐?"

하지만 영주는 웃었다.

"좋다."

대답은 간단했다.

"실패하면?"

"...책임은 지지 않습니다."

"그것도 좋다."

거래는 끝났다.

켈드릭은 창가로 이동했다.

빛이 들어온다.

"확대경 있습니까?"

"보이지도 않는 걸 수리하겠다고 한거냐?"

"주실거면 얼른 주시죠."

손에는 돌과, 조잡한 렌즈 하나. 각도를 맞춘다.

조금씩. 천천히. 한 점으로 모은다.

'해상도가 부족해...'

그래도 된다. 라인 하나만 살리면 된다. 그는 숨을 고르고, 손을 고정했다.

첫 번째 시도.

빛이 닿는다. 탄 부분이 녹는다. 라인을 잇는다.

어긋났다. 미세한 오차. 켈드릭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대로면 다시 끊어진다.

뒤에서 대장장이가 코웃음을 쳤다.

켈드릭은 반응하지 않았다.

대신, 렌즈 각도를 다시 조정했다. 빛의 세기를 낮추고, 거리를 미세하게 바꾼다.

두 번째 시도.

이번에는 더 느리게. 더 정확하게.

선이 이어진다.

연결.

정렬.

완료.

그는 손을 뗐다. 잠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거봐라. 네가 이걸 무슨 수로 수리한다는거냐"

그리고...

돌이 미세하게 떨렸다.

우웅- 낮은 진동.

영주의 눈이 크게 뜨였다.

켈드릭은 짧게 말했다.

"복구 됐습니다."

"확인해라."

마력이 주입됐다. 빛이 퍼졌다.

그리고—

더러운 물이 담긴 그릇.

물이 맑아졌다.

완전히.

대장간 안이 조용해졌다.

켈드릭은 그 반응을 보지 않았다. 대신 돌을 다시 내려다봤다.

'보호층이 없다.'

'다시 망가진다.'

'어닐링도 제대로 안된 조잡한 반도체니 당연한 결과다.'

그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다음엔 공정부터 잡아야겠네."

아무도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방금 전까지 무능한 조수였던 남자가,

이제는 전혀 다른 존재로 보이기 시작한 것만큼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2화는 없습니다. 끝 ㅋㅋ

댓글 (4)

  • 가짜거북 Lv.1

    04.25 · 121.♡.50.122

    ••• 아랏씁니다. 무적의 380도로~!

  • 한난나

    한난나 Lv.1

    04.25 · 118.♡.74.36

    대장장이의 멘탈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 부는바람

    부는바람 Lv.1

    04.25 · 106.♡.138.208

    본격 공대 판타지물이로군요.

    웹소설

    웹툰

    넷플릭스 시리즈

    공정으로 가시죠.

  • J

    Jonkoh Lv.1

    04.25 · 140.♡.29.7

    아저씨 장난 하지 마시고 2화 부터 2000화 까지 빨랑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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