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docok (180.♡.182.76)
2026년 4월 26일 AM 10:07

어제는 처가집에서 누워서 책을 보고 살빼기 강의도 하고 우스개소리도 하고 회도 먹고 치킨도 먹고 콜라도 먹고 왔습니다. 작은 형님이 마운자로를 투여한다고 하시길래 단백질 섭취는 절대 줄이면 안되고 근력운동과 달리기는 반드시 병행하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얼굴은 오젬픽 페이스처럼 홀쭉해지셨고 내장지방은 서서히 줄고 계셨습니다. 내장지방은 철저히 탄수화물 섭취와 연동하고 근육량은 단백질 섭취량 + 근력운동량과 연동하므로 조금이라도 뭔가를 먹을 때는 최우선으로 단백질을 입에 넣으라고 했는데 쉽지 않을 것 같기는 합니다. 식욕이 없는데 단백질에 먼저 손이 가기 어렵죠.
오늘 어제 아침부터 [STRESS]라는 로버트 엠 새폴스키 신경의학과 전문의가 쓴 책의 시리즈 중 첫번째 책을 읽고 있습니다. 아마도 번역된 책으로 첫번째겠죠. 스트레스에 대한 정의를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공유합니다.


'스트레스란 신체의 항상성을 깨뜨릴 수 있는 외부 세계의 어떤 것을 말하며, '스트레스 반응'은 항상성을 재정립?하기 위해 신체가 하는일을 말한다라고 책에는 쓰여 있는데요. 재정립 보다는 유지라는 말이 더 맞는 것 같기는 합니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는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감'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우리는 먼 미래에 항상성의 균형을 깨뜨릴 수 있는 잠재적인 스트레스에 대해 생각함으로써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죠. 만약에 한 남자가 다음달 있는 결혼식장에서 배가 나온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줘야되는 상황에서는 계속 스트레스를 받을 겁니다. 그렇다면 정말 결혼식장에서 배가 나온 내 모습을 본 사람들은 그 사람에게 영향을 줄 정도의 어떤 위해를 입히거나 욕을 하거나 야유를 퍼부을 까요? 기껏해야 신랑이 통통한게 사람좋게 생겼다라고 이야기 한마디 정도 할 수도 있고 신부 친구들이 남편될 사람이 좀 뚱뚱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겠지만 신부 친구들의 평가가 신랑의 인생에서 중요할까요? 남들의 평가보다 자신의 기준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은 젊을 때는 잘 몰라도 나이가 40정도 되면 자신만의 My Way가 생길 때쯤에는 피식 웃고 지나갈 별일이 아닐 수 있겠죠. 40세가 되지 않아도 미리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운동, 독서, 명상을 하게 되면 조숙하게되니 안느낄 것 같기는 합니다. ^^


스트레스를 학문 분야로 올려준 사람은 한스 셀리에 Hans Selye라는 사람입니다. 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었더니 부신은 커지고(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은 분비시키는 기관입니다), 면역기관은 크기가 줄어들고, 위에는 소화성 궤양이 생겼습니다.


스트레스란 단어는 1920년대 월터 캐넌 Walter Cannon 이라는 생리학자가 이름을 붙였습니다.


셀리에는 두가지 개념을 만들어 냅니다. (1) 신체는 광범위한 다수의 스트레스에 대해 놀랍도록 비슷한 양상으로 반응한다(이를 '보편적 수용 증후군'이라고 했으나, 현재 우리는 '스트레스 반응'이라고 한다.). (2) 스트레스가 너무 오랫동안 지속되면 병이 난다. 똑같은 외부 환경에서도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그 '팩트'를 스트레스로 만드는 것은 나의 권한이니까요.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도 나오는 내용이죠.


오로지 현재만을 살고 현재가 전부인 것으로 인식하고 사는 사람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주인공과 다른 조르바에 대한 평가는 너무나 명쾌합니다.
"우리가 너무 복잡해 풀 수 없다고 여기는 문제도 그는 고르디아스의 매듭을 끊은 알렉산더 대왕처럼 단칼에 베어내는 것이다. 온몸의 무게를 실어 두 발을 땅에 단단히 붙였기 때문에 겨냥이 빗나갈 염려도 없다"
주인공은 자신을 이렇게 평가합니다.
"우리 배운 이들은 그저 하늘을 나는 빈 새에 불과한 것이다." 관념적인 것과 미래의 불안과 과거의 후회 안에서 사는 사람은 위궤양, 부신비대, 면역장기위축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겠죠?

조르바와 함께 지내면서 주인공은 행복이 지나가서야 행복이었다고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했을 뿐 아니라 내가 행복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도 초등학교 때 외갓집 대청마루에 누워서 과학책을 읽다가 시냇가에서 물고기 구경을 한참하고 할머니집 강아지와 뛰어놀다가 집에 돌아가면 외할머니가 큰 솥에 불을 지피면서 먹을 것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앞집 뒷집에서도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와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나는 그 순간은 정말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조르바는 항상 그런 상태를 즐기며 사는 것이겠죠. [죽음의 수용소에서]에서도 나옵니다. 매일 같이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내던 사무직 직원은 잠도 잘 못자고 위궤양, 치주염으로 고생했는데 오히려 오늘 내일 가스실로 끌려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낡은 신발을 베개삼아 잠을 자도 푹자고 위궤양과 치주염도 사라진 것을 저자에게 이야기합니다.

조르바는 기분이 내키면 춤을 춥니다. 미친듯이 그때의 느낌으로 춤을 추는 것이죠.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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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현
04.26 · 211.♡.16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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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docok
→ 수현 작성자
04.26 · 211.♡.199.79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항상 투자할때는 잃지 않는게 중요한 것처럼 운동은 관절 안다치는게 우선이다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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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이프스코티
04.26 · 112.♡.48.49
저 춤추던 대목 기억나네요.
휴일 마무리 잘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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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docok
→ 파이프스코티 작성자
04.26 · 211.♡.199.79
선생님두요. 저는 교보문고 탐험하고 들어가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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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릴때 보폭을 줄이면 무릎이 덜 아프다고 하셔서 걸을 때 총총 걸음으로 걸었는데 효과가 있어서 좋았습니다.ㅎ 그때 답글 못달고 지금 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