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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27일 PM 10:04
소련에 한 탱크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소련의 탱크 계보를 대차게 꼬이게 만든 전차였습니다. 그 이름은 T-64 전차였습니다. 소련은 T-62 전차를 만들었고 이건 좋은 탱크였습니다. 그러나 T-54/55로 만족하고 느긋하게 지내다가 급하게 115mm 활강포를 달고 나온 게 T-62라 영 성에 안 찼습니다. 그리고 서방도 M60, 치프틴 탱크가 있고 향후 새 탱크들이 나올 거 같으니, 원래 제대로 내놓으려고 만들던 게 T-64였죠.

<T-64 탱크. 현재 우크라이나의 주력 전차죠>
근데, T-64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자동장전장치를 달았더니 사람 손을 잡아먹고, 신형엔진을 달았더니 잘 뻗고, 차체 크기를 너무 작게 만들어서 엔진이나 변속기를 키우기도 힘들었습니다. 이 녀석을 쓸만하게 만들려면 시간과 예산이 많이 필요했죠. 그래서 또 땜빵으로 내놓은 게 T-72였으니... 네 이걸로 소련의 전차 개발은 1차로 대차게 꼬였습니다.
<T-72 탱크. 소련보다 어째 중동에서 유명하죠>
그래서, 소련은 웅대한 꿈을 품었습니다. T-64와 T-72를 통합하는 전차를 만들자. 엉 그런데 요즘 기똥찬 개스 터빈 엔진이라는 게 탱크에게도 적용된다고? 속도도 잘 나오고 이걸로 만들면 광활한 러시아 땅을 잘 지킬 수 있겠구먼? 하면서 T-80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개스 터빈 엔진과 필터가 큰 지라 차체를 연장하고.. 복합장갑을 넣고 주포 발사 미사일 기능도 넣고 콘탁트-1이라는 반응장갑도 넣어서 쓸만한 물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은 말이죠.. T-64보다 30퍼센트 강한데, 가격은 3배 비싸고, 기름은 폭발적으로 먹는 물건이 되었습니다.

<T-80B 탱크. 주로 현재 러시아에서 많이 굴리죠>
그런데 T-80 초기형을 거쳐 개량형으로 나온 T-80B 탱크이었는데 말입니다. 이 즈음해서 미국은 M1 탱크를, 독일은 레오파드2를 내놓기 시작한다는 것이죠. 거기다가 이 둘 모두 처음 105mm 포에서 120mm 활강포로 업그레이드를 합니다. T-80B로 이들을 상대하는 건 빡센 일이었죠. 그래서 방어력을 강화하고, 사격 통제장치와 새로운 주포 발사 미사일과 새로운 개스터빈 엔진을 달았습니다. 그래서 나온 게 T-80U 탱크였습니다. 특히 방어력이 강화되었는데, 대전차미사일에 더 강한 적층형 복합장갑에다가, 날탄 방어력도 갖춘 콘탁트-5 반응장갑을 포탑과 차체에 달아버렸습니다. 거기다가 먼지 덜 들어가도록 포탑에다가 고무 스커트를 다니깐, 포탑이 둥글게 보이게 되었죠. 이 녀석을 가지고 나서, 소련은 포효했습니다. 이제 M1, 레오파드2랑 맞짱 뜨자!

<러시아 T-80U 탱크>
허허.. 그런데 말입니다. 소련이 망해버렸네요? 상황이 대차게 꼬인 게, 소련은 T-80이 나오고도 T-64, T-72를 여전히 생산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거기다가 우크라이나 지역에 있던 하리코프 공장에서 우린 디젤 차체를 가진 T-80을 만들거야 하면서 T-80UD 전차를 찍고 있었던 거죠. 그러니깐 2차 세계대전 나치 독일 마냥 4종류의 탱크가 생산되는 중이었습니다. 왜냐구요? 이것이 사회주의 일감 주기 경제였습니다. 허허..
소련 입장에서 경제는 붕괴되었잖아요. 그럼 뭔가 생산을 줄여야 했어요. T-64 이제 낡았으니 안 찍을 겁니다. T-72 이거 중동에 없어서 못 팔아요 가성비도 좋아요 계속 찍어야 해요. T-80UD? 이건 신생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주력 전차가 될 거에요. 그럼 기름은 겁나 먹고, 비싸기만 한 T-80U? 이건 더 찍을 수가 없는 거죠.
이 상황에서, 대한민국에서 연락이 와요. "너희가 빌려간 14억 7,000만 달러 좀 갚아줘." 소련은 경제 붕괴로 돈이 없었어요. 알루미늄 같은 걸로 갚으려고 해도 답이 없는 거죠. 그럼 원자재 외에 헬기랑 방산물자 받아갈래? 그렇게 되서 나온 게 "불곰사업"인 거에요.
한국은 처음에 다품종 소량으로 가져가고 싶었어요. 조금 가져가서 연구용으로 물고 씹고 해체도 하고 해서 방산 기술을 습득하려고 했던 거죠. 그때 요구한 게 "MIG-29, BMP-3, 스메르치 다연장포, 퉁구스카 자주대공포, 공대공 미사일. T-72S, T-80U, BTR, 152mm 자주포, 대전차 유도탄" 등등이었죠. 그런데 소련, 그리고 신생 러시아는 그러고 싶지 않았아요. 찔끔찔끔 다품종은 못준다고 해서, T-80U, BMP-3, 대전차 유도탄과 지대공 유도탄을 1차로 가져왔습니다. 2차로는 T-80U 등을 추가로 받고, 공기부양정이랑, KA-32 헬기랑 생도 실습기 더해서 가져왔지요.

<한국군 T-80U>
양쪽에게 이건 나쁜 딜이 아니었죠. 좀 한국 입장에선 아쉽긴 해도, M1 전차랑 비슷한 수준의 전차와 각종 괜찮은 무기를 가져왔습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T-80U는 본인들에게 계륵같은 악성재고 였으니 편한 마음으로 준 겁니다.
아아... 이렇게 부대찌개 한국군에게 보드카가 끼얹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건 대단한 효과를 가져왔죠. 일단 125mm 포 전차는 120mm 주포 전차가 없던 당시로선 한국군 최강의 화력이었습니다. 근데 한국군에도 120mm가 없지만, 북한군도 115mm T-62 탱크 정도만 있었단 말이죠. 근데 T-80U 80대 정도가 추가되었으니 북한 입장에서도 기겁할 일이었죠. 공격력은 125mm으로 T-62는 찢을 수 있었고, 방어력은 M1 전차 급이니 115mm로는 힘든 일이죠. 기동력도 개스터빈으로 날아다닙니다. 그러나 고난의 행군이던 북한이 뭘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리고 이들 탱크들을 통해 한국군은 현대 공산권 국가의 무기 체계를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K-2 전차에 직접적인 기술적 유산을 준 건 적었다고 보고는 있습니다. 해외 위키에서도 복합장갑과 도하 장치 정도에 영향을 줬을 거라 합니다만... 한국의 매체 의견으로는 NBC 방호체계와 도하 장치 정도에 영향을 줬을 거라고 보는 정도죠. 그러나 이 T-80U 전차를 통해 동구권 전차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 지에 대한 개념을 갖출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좋은 점은 K-2 전차에도 피드백이 되었을 거구요. 제가 보기에는 T-80U보다는 BMP-3나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그리고 대전차 미사일이 미친 영향이 적지 않을 거 같은데 말이죠. 전 전문가가 아니라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현재 이 보드카 전차들은 퇴역이 예정되었으나, 아직은 더 쓸 계획이라고 하며, 대항군으로써 쏠쏠하게 활약 중이라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고 우크라이나가 이 탱크를 탐내긴 했는데요. 한국은 이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가져왔는데 우크라이나에게 주기도 이상하잖아유.
이상 한국군 T-80U 전차 얘기였슴다.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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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lvercreek
04.27 · 121.♡.214.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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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V4030
→ Silvercreek 작성자
04.27 · 210.♡.27.130
재밌게 보셨다니 감사하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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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lvercreek
→ FV4030
04.27 · 121.♡.214.196
글을 감칠 맛 있게 쓰셔서 단숨에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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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적전설
04.27 · 157.♡.134.103
불곰사업 계약조건 때문에 주지도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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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V4030
→ 무적전설 작성자
04.27 · 210.♡.27.130
계약이 그렇긴 한데, 멧돼지가 더 맛이 갔으면 줬을지도요.
- 탱
탱자나무
04.27 · 175.♡.85.177
3기갑여단 불곰대대가 T-80U 만으로 편성했었는데 이젠 아닌가 봅니다. 뿔뿔이 흩어져서 대항군 노릇 등을 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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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V4030
→ 탱자나무 작성자
04.27 · 210.♡.27.130
러시아랑 우크라이나랑 싸우는 바람에 부품 구하기도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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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커다란울타리
04.27 · 140.♡.29.1
대항군이면 12사단에서 KCTC 훈련 같은 곳에서 쓰인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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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V4030
→ 커다란울타리 작성자
04.27 · 210.♡.27.130
https://youtube.com/shorts/jDlXA9YKtXY?si=vs-zRcw7v-M3uxSj
12사단은 모르겠으나.. KCTC 같은 데서 쓰이는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전 공군 출신이라 육군 편제는 잘 몰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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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커다란울타리
→ FV4030
04.28 · 140.♡.29.0
12사단이 대항군 전문으로 알고 있어요.
제가 한달 차이로 훈련 안 간 케이스인데 다녀온 선임들이 다들 12사단이 어쩌고 했었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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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무지 재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