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docok (211.♡.197.103)
2026년 5월 1일 AM 09:17

인간은 유전자로 모든 것이 구현된다는 생각은 [이기적 유전자]가 1976년에 나오기도 했지만 결정론적 사고?를 갖고 있습니다. A라는 유전자가 들어있으면 a라는 행동/습성/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도 유전자가 밝혀지면 모든 것이 드러날 것이라 생각해서 유전자 돌연변이 찾아서 12개 암에는 효과가 어느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죠. 수천수만 ~ 무한의 돌연변이를 가진 암은 분열할 때마다 돌연변이를 통해서 계속 변하고 심지어 같은 유전자를 가졌지만 어떤 세포는 암이되고 어떤 세포는 정상세포인 경우를 확인하기도 하고 암세포 유전자를 정상 세포에 이식하자 정상세포가 되고 암세포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정상유전자를 넣어도 암세포가 되는 것을 확인 하고 나서 유전자 분석을 해주는 서비스도 시들해졌죠.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이긴 합니다. 물리학에서도 물체 2개의 상호작용은 예측가능하지만 물체가 3개만 되어도 그 정교하다는 물리학도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는데요. 유전자는 2만개가 조금 안되지만 상호작용하는 것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겠죠. 불가능하더라도 우리는 계속 전진해야합니다. 우리 문제이니까요.^^

심지어 유전자는 환경에의해서 영향을 받아서 변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유전자 말단이 짧아지기도 하고 후성유전학은 심지어 세대를 건너띄고도 할아버지/할머니의 경험이 손자/손녀에게도 영향을 주는 것이 확인되는 것이죠. 예전에 다윈의 가설로는 설명이 안됩니다. 목이 긴 기린이 살아남았다는 것도 맞지만 목을 계속 길게 늘리는 행위가 실제로 목을 늘렸다는 반대편의 가설도 맞다는 연구 결과가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후성유전학관련 항암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유전자를 교정하는 항암제가 12개 암에만 효과가 있어서 관심을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후성유전학을 항암제에 적용하기 시작한 것이죠. 실제로 조혈기계암에 적용하고 있고 암 진행속도를 23년 늦춰주는 효과를 보입니다.

이제 유전자 + 세포질까지 신경을 써야하는 겁니다. 당연한 것이 애초에 세포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유전자도 가지고 있고 애초에 원래 있던 소기관이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 다른 생명체였던 것이죠. 그러면 유전자는 도서관이고 그 도서관의 책을 읽고 행동을 하는 행동대장인 미토콘드리아가 우리의 주인인가요?

그런데 여기서 또 다른 것이 튀어나옵니다. 대장균을 그냥 똥이라 생각하고 그동안 무시했었는데요. 맹장(충수돌기)이 이 미생물이 설사 등으로 사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비상대피소같은 개념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대장균이 뇌를 망가뜨리기도 하고 우울증, 불안증, 자폐증, 비만, 자가면역질환 등 수많은 질병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피부에 있는 상재균은 피부병, 호흡기 상재균은 호흡기 질환이나 부비동염, 여성 생식기에 있는 상재균은 다양한 여성질환을 막아주는 것이죠. 예전에는 무균 상태가 최적의 상태라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수많은 논문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고려해야할게 유전자 + 세포질 + 미생물의 유전자(수천가지)까지 신경을 써야 합니다. 실제로 미생물은 주인?의 식성도 바꾸고 다양한 질환을 걸리게 하기도 하고 기분까지 바꿉니다. 이제 누가 주인인가요?

이게 끝이 아니죠. [이기적 유전자]에도 끝 부분에 잠깐 언급했던 내용인데요. 유전자라는 물질로만 세대를 이어서 정보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뇌속의 '밈'이라는 형태로 이야기하는데 저는 사상, 철학, 논리, 예술, 아름다움 등 물질적인 것이 아닌 것으로 시간을 초월하여서 무엇인가를 남기고 누군가에게 전파되는 것들도 있죠.

유전자 + 세포질 + 상재균(상재균의 유전자 포함) + 전두엽의 밈 => 이렇게 우리는 하나로 정의가 되지 않겠죠. 심지어 인간은 또 다른 인간과 관계가 없으면 만들어질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나는 세계이고 세계가 나인 것이죠. 이렇게 까지 사고가 확장되면 어마어마한 자존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깨달음을 얻으면 물질적 풍요가 없어도 이미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저는 이 깨달음을 얻고 싶은데요. 쉽지 않습니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움은 한계효용법칙이 금새 드러나지만 이런 깨달음 같은 정신적 풍요로움이 굉장히 비용대비 효과가 좋은 풍요로움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붓다, 예수, 장자 모두 이러한 것을 깨달은 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주의 법칙을 찾는 과학의 끝과 인체의 신비를 찾는 과학의 끝 중에서 인체의 신비를 찾는 과학이 훨씬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이 됩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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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르는강물처럼흘러서
05.01 · 211.♡.203.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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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docok
→ 흐르는강물처럼흘러서 작성자
05.01 · 211.♡.197.180
사고의 확장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고 웬 궤변이라고 생각하셔도 할말없습니다. 다시 읽어보니 비문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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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런던쫄면
05.01 · 223.♡.90.94
그래서 미국 정부에서 슈퍼게놈에 가장 큰 예산을 쏟아부은 적도 있죠. 컴퓨팅의 발전이 예상보다 빨라서 서열 분석은 예상 보다 일찍 끝났지만.....암은 ㅠ.ㅠ
그래도 몇몇 새로운 유전자 변이 타겟은 현재 임상 막바지에 있기도 하고(긍정적인 시그널), 보다 근원적인? mRNA 쪽을 건드려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소수지만 4-5년 내에 암정복을 예상하는 의학자들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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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docok
→ 런던쫄면 작성자
05.01 · 211.♡.197.180
이게 완전히 똑같은 암인데 유전자 변이가 모두다릅니다. 수천개이상이라서요. 희망을 버리라고 말하는게 아니라 다른 패러다임으로 접근하고있죠. 암이 보통 1억개가 되면 우리가 볼 수 있는데요. 그냥 하나하나세포가 다른 미생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다가 전이를 하는 변이가 우연히 나오면 전이를 하고... 그러다가 다시 동면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상인 성인에게도 암세포 유전자가 수둑하게 나오는 것이 밝혀졌죠.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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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런던쫄면
→ okdocok
05.01 · 112.♡.206.53
1. 임상 막바지인 애들이 모든 암을 정복한다는 의미는 아니구요. 비교적 범용적으로 많은 암종들에서 발현이 확인되는 애들을 건드리는 편이라....소위 탑5에서 연구좀 활발하게 하는 선생들 중 일부가 기대를 꽤 하더군요.
2. 펨브로나 임핀지류 애들이 극히 적기는 하지만, 실제로 기적같은 일들을 만들어 내고 있잖아요.
3. mRNA 쪽은 직접 대응하는 방식이 아니라......건설로 치면 아예 도면을 날려서 삽 뜨는 일부터 막는 기전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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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kdocok
→ 런던쫄면 작성자
05.01 · 211.♡.197.180
사실 항암제 치료를 받다가 돌아가시는 분들 보니 이미 대부분의 세포가 암전단계이거나 이미 면역이 무너져진 경우가 많더라구요. 새로운 암들이 계속 생기는 것을 보고 암세포를 죽인다고 해봐야 새로운 놈 또하나 만들어서 생기는 꼴이되더라구요. 실제로 항암제 자체가 발암물질이니까요.ㅜ.ㅜ 그래서 솔직히 노화를 역행하거나 새로운 패러다임이 아니면 쉽지 않다고 봐요. 그리고 의사로서는 조금 위험한 말이긴 하지만 암이 궁극적으로 정복되면 불사의 퍼즐 중 큰게 플리는 것이라서 무섭기도 합니다. 인간이 죽지 않는다면...죽음과 싸우지만 죽음이 사라진다면 인간의 존엄성도 같이 사라지는게 아닌가라는 생각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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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