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115.♡.133.48)
2024년 5월 14일 AM 09:44 · 수정됨(10:14)
<담과 성(城) >
집의 경계선을 따라 외부와 분리하고자 흙이나 돌 같은 것으로 쌓아 올린 것을 담이라 한다. 이렇게 외부와 분리하고자 쌓은 것이 어느 한 집이 아니라 어느 한 동네, 어느 한 지역에 이르고 그 높이나 목적이 외부의 적을 막기 위한 정도에 이르면 성(城)이 될 것이다.
그런데 실상 담의 역할은 도둑을 막는 것과 같은 기능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담의 안쪽은 주인의 배타적인 공간이라는 표시와 이 담을 넘어서서는 안된다는 일종의 경고를 상징하는 것이다. 성의 실제 역할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높고 견고하게 쌓은 성이라면 외적의 침입을 물리적으로 막는 기능을 하겠지만, 우리나라 산천에 주로 있는 산성을 보면 그러한 기능적 목적이 아주 크기 보다는 유사시 들판의 곡식을 버리고 그곳에 가서 피신하고 숨어있거나 농성하는 예비공간으로서의 역할이 크다.
어제 검찰 고위간부 인사가 있었다고 한다. 예정된 인사가 아니고 대검 검사급(이른바 검사장급) 빈 자리를 메우는 원포인트 인사가 아니라 대규모의 이동이라 여기저기서 말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되었다. 특히나 검찰 간부 내에서 김건희 씨에 대한 수사를 주장하거나 입 밖으로 말을 꺼낸 검사들은 외견상 승진의 모양새를 냈지만 사실상 수사 일선에서 전부 배제하는 인사가 되었다고 보는 것 같다. 실제 인사결과를 보니 그렇게 평가하고도 남음이 있다.
이제까지 김건희 씨 수사를 하자고 얘기한 사람들이 그렇다고 수사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도 뭉기적거리다가 총선 결과를 받아안게 되자 그제야 하나 둘 입을 열고 소근소근대었을 뿐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은 이들조차 모조리 수사일선에서 몰아내 변방의 편안한(?) 자리로 내보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자신의 충직한 부하들을 빚을 미리 끌어당겨 쓰듯 억지로 포진시켰댜.
한마디로 자신 주변으로 예전의 담보도 더 높은 담을 쌓고, 예전의 성보다 더단단한 성을 쌓은 셈이다. 그리고 담장 안과 성곽 안은 내 땅이고, 아마도 건드리지 못하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이며 그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싸움을 벌이겠다는 일종의 선전포고를 예비한 셈이자 싸움 전비에 들어간 것이다.
참으로 어리석다. 저 넒은 열린 들판으로 나아갈 생각은 않고 자그마한 구중궁궐에 숨어 자신의 호위무사들로 주변을 더 높게 더 두텁게 둘러싸고 칩거할 생각만 하다니... 담이 아무리 높은들 안에 있는 도둑에는 뚫리지 않을 리 없고, 성이 아무리 단단한들 내부에 있는 적들에는 무너지지 않을 리 없다는 것을 어찌 저리도 모를까! 사면초가(四面楚歌)를 자초하는 저 어리석음 앞에 쓴웃음이 나올 뿐이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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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들바람TM
24.05.14 · 223.♡.188.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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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겨자나무
24.05.14 · 115.♡.69.56
지금 상황을 정말 잘 표현했네요. 답답했던 마음이 정리되고 힘이 됩니다. 좋은 글 잔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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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전기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이야 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