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160.♡.37.88)
2024년 5월 14일 AM 10:24 · 수정됨(11:05)


불교는 본래 인도에서 생겨났으나 정작 본토에선 사라지다시피한 상태입니다.
그나마 네팔 쪽에나 좀 남았고 그마저도 많이 민간신앙화된 불교입니다.
그러다보니 불교 경전과 기록은 인도 외부에 문헌이 많이 남았고 이 중 한국인들에게 가장 익숙한 건 한역 경전일 겁니다.
얼핏 생각하기에 한역경전은 인도 언어(팔리어, 산스크리트어 등)에서 한자로 번역한 것이라서 별 가치가 없을거같아 보이는데요..
실은 그 가치가 매우 높은편이고 서구 학계에서도 점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일단 티베트 대장경의 경우, 불교의 티베트 전래 자체가 중국보다 늦다는 점이 약점입니다. 그래서 후기 밀교 문헌들은 이쪽이 우수할지 모르지만 그 전의 문헌들은 뒤쳐집니다.
거기에 티베트 대장경은 번역하면서 역본에 신판과 구판이 생기면 구판을 폐기해 버립니다. 그래서 문헌 대조 연구 차원에서 매우 큰 한계가 있죠.
남방 팔리어 문헌의 경우 상좌부 불교 특유의 수련방식 및 패엽경의 약한 내구성과 보존성으로 인해 양과 종류가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나마도 기원후 5세기 대사파가 자기네 교학을 기준으로 놓고 편집한거라 다양성과 정확도에 있어서 문제가 있습니다.
인도 북부~중앙아시아 출토 문헌들의 경우 연대면애선 확실히 가장 빠르고 정확합니다만 문제가 해당 문헌들은 손상도가 너무 심한 게 많아요.
그쪽 출토 아함경처럼 60%정도 남았으면 엄청 남은거고 심하면 낱장 약간 정도만 남아서 읽을수라도 있으면 다행일 정도죠.
반면에 한역 경전은 비록 한자로 되어 있지만 더 늦게 번역된 경전들에 비하면 연대도 더 앞섭니다.
무엇보다 불특정 다수 문헌들이 잔뜩 번역되었으면서 구판을 폐기하지 않고 보존하였죠.
대표적인 대승경전인 법화경 하나만 봐도 그런데 한역본은 정법화경, 묘법연화경, 첨품묘법연화경 무려 3종류나 됩니다.
덕분에 같은 경전이 지역별로 어떻게 전래되었는가, 판본과 시대별로 어떤 차이를 보이는가 연구하기 좋죠.
아함경의 경우에도 한역 아함경은 여러 부파 아함경을 전부 번역해 놓았습니다.
인도 본토에서 부파불교 문헌이 많이 손실되고, 티베트는 연대가 너무 늦은데 반해 한역은 기본 4아함에 다른 판본도 별역으로 번역하고 부파도 상좌부와 대중부 걸 다 번역해 놨으니 불교 연구하기에 너무나 좋죠.
즉 한역불경과 대장경은 당시 동아시아에서 구할 수 있는 불교 경전이란 경전은 모조리 번역하고, 낡은 판본이라 해도 그대로 대장경에 실어버린 덕에 사실상 불경의 저장고나 다름없습니다.
당장 고려의 팔만대장경이 괜히 8만장이 넘는 목판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고, 그 점에서 학문적인 성취나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 것이죠.
역사학의 입장에서도 이렇게 보존된 불경에 당시 종교학과 국제교류, 그리고 역사연구를 하기에 좋은 사료기도 하고요.
댓글 (4)
- 외
외국인노동자입니다
24.05.14 · 210.♡.2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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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carus88
24.05.14 · 223.♡.35.178
저 대장경에 한 자 한 자 새길때마다 삼보 하셨다고 들었는데.. 조상님들 진짜 대단하십니다.. -
삼삼불거사
24.05.14 · 210.♡.187.179
쿠마라지바가 번역한 경들을 보면 어떻게 중국인도 아닌사람이 이렇게 아름다운 한문문장을 구사할 수 있는지 감탄만 나오죠. 정작 중국인인 현장의 번역은 직역을 해서 문장의 아름다음은 뒤떨어 집니다. 한역불경은 아주 완성도가 높은 문헌이죠. -
코코미
→ 삼불거사 작성자
24.05.14 · 118.♡.2.134
그 번역 썰도 가져와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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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
라는
문구가 떠오르는 군요
/Voll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