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아무도 관심없는 독일 고래 이야기.
십선비

Lv.1 십선비 (212.♡.146.250)

2026년 5월 4일 AM 03:06

조회 4,030 공감 0

지난 한 달 동안 독일은 혹등고래 티미 구조가 매일 화제거리 였습니다. 30일에 걸친 구조과정이 독일 언론에서는 연일 화제였는데, 한국은 뉴스도 도파민을 자극 위주라 이렇게 별 뉴스거리인가 싶은 뉴스는 나오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 뉴스를 조금 설명드리자면,

  1. 3월초 북대서양이 주 서식지인 혹등고래 한마리가 독일 북부 발트해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처음 발견된 해안의 이름을 따 티미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먹이를 쫓다가 길을 잃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2. 발트해는 수심이 얕고 염분이 낮아서 고래가 서식에 적합한 환경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티미는 모래톱에 여러차례 좌초하고 그물에도 걸리는 등 발트해를 빠져나가지 못하자 3월말 대규모 구조작전이 시작되었습니다.

  3. 하지만 이미 티미 입에는 폐그물이 걸려 상태가 좋지 않았고 낮은 염분으로 피부병변이 발생하는 등 심하게 쇠약해져 있어 구조작업이 중지되었고, 상태가 점점 악화되어갔습니다.

  4. 결국 독일 정부는 티미 구조 포기를 선언하고 고통스럽지 않게 안락사 시킬것을 제안했습니다.

  5. 이에 시민들이 분노했습니다. 고래 구조에 나서라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집니다. 공무원의 복지부동과 관료주의로 생명을 죽일 수 없다며 여론이 악화되었고, 고래가 죽으면 표본으로 사용하겠다고 한 해양 박물관은 사람들로부터 공격받았습니다.

  6. 이때 두 명의 자산가가 구조비용을 모두 지원하겠다며 나타났습니다. 이에 정부도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나섭니다.

  7. 전세계에서 고래 전문가가 합류하여 티미의 상태 회복을 돕는 한편 준설선으로 물길 뚫는 작업을 했습니다.

  8. 하지만 여전히 수심 확보가 안되자 수조를 설치한 특수 바지선을 동원했습니다. 티미가 스스로 바지선으로 헤엄쳐 들어가는 장면이 생중계 되었습니다.

  9. 3~4일 항해 끝에 5월 2일 오전 북해 상에서 티미가 바다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드론으로 티미를 추적 관찰하면서 북해 방향으로 잘 이동하고 건강도 문제 없다는 것을 확인하며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두 사람 자산가가 누군지 궁금하지 않나요? 한 사람은 Susanne Klatten 이라는 독일 최고 부자로 현재 BMW의 대주주입니다. 다른 사람은 Klaus-Michael Kühne 라는 사람인데 글로벌 TOP3 물류회사인 Kühne+Nagel 의 명예회장으로 티미구조를 위해 자사의 선박, 크레인, 특수선과 운송전문가를 총동원 시켰더군요.

하나 더 재밌는게, 독일도 사람 사는 동네인지라, 티미 구조가 연일 화제가 되자, 극우 선동과 각종 음모론으로 골치를 겪었습니다. 동물 복지와 고래 구조에 예산을 쏟아부어서 정작 국민 복지는 외면하고 있다던가, 동물 죽음으로 이득을 보는 단체가 있다는 등 이준석스러운 음모론으로 사회/정치적 갈등을 겪었습니다.

댓글 (13)

  • 홀리지저스

    홀리지저스 Lv.1

    05.04 · 121.♡.147.178

    구조에 자사의 인력과 장비를 투입한 물류회사는 큰 홍보효과를 누리겠군요 ㅎㅎ

  • 십선비

    십선비 Lv.1 → 홀리지저스 작성자

    05.04 · 212.♡.146.250

    처음에는 익명으로 기부했다더군요, 기자들이 추적해서 찾아냈다고 ㅎㅎ

  • 홀리지저스

    홀리지저스 Lv.1 → 십선비

    05.04 · 121.♡.147.178

    오호.. 멋있네요

  • 두부1

    두부1 Lv.1 → 십선비

    05.04 · 121.♡.128.93

    이런게 옳게된 기자정신 아닌가 싶어요.

  • 하만

    하만 Lv.1

    05.04 · 66.♡.134.231

    예전에 몬트리올 살 때 였는데 대서양에서 고래 올라와서 (종종 올라온다 하더라구요) 사람들이 관심을 조금 주다가 결국 죽은 엔딩이 되어서... 당시 구조해 주자는 기사나 글도 못본 것 같아요.

  • M

    Maerchenhaft Lv.1

    05.04 · 95.♡.103.125

    정리감사합니다. 별 관심없이 시큰둥하게 지나갔던게 사실입니다. 전쟁에 유가에 별 좋은 뉴스가 없었는대 훈훈한 이야기네요.

  • HTTR

    HTTR Lv.1

    05.04 · 121.♡.34.124

    혹등고래는 잠수부가 상어나 조류때문에 위험해지면 구해주는 고래라죠

  • 셀빅아이

    셀빅아이 Lv.1

    05.04 · 125.♡.200.218

    다행이군요. :)

  • 집사C

    집사C Lv.1

    05.04 · 175.♡.236.121

    독일은 고래 한 마리에 한 달을 매달리는구나... 부럽다가도 그 이면의 극우 이야기등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기도 하네요.

  • 초코파이홀릭

    초코파이홀릭 Lv.1

    05.04 · 211.♡.196.55

    늑구도 전국민의 관심을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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