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멜리아 (14.♡.100.6)
2024년 5월 14일 PM 01:33 · 수정됨(05. 15. 13:25)
< (2) 거주 기간의 상황- 층 간 소음 >
한 건물에 거주하는 3년 기간 동안, 건물주를 우연이라도 마주친 적은 딱 2번. 입주 초기에 한 번, 아마 중반 기에 한 번, 마주쳐서 안녕하세요 인사한 것이 전부다. 그때도, 상황 상 추측일 뿐이고, 지금 다시 만나도 얼굴을 인식하지는 못할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는, 주로 전화 통화를 통해서 발생했다.
거주 기간 중, 소음 문제가 2회 발생했다.
평소, 옆방 입주자의 전화 통화 소음을 듣곤 했는데.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월 30만원을 지불하는 자신의 방에서 전화 통화도 맘 놓고 못한다면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주자의 기본권 차원에서, 애초에 그 정도는 고려해서 건축을 해야 상식이 아닌가 싶었다. 마찬가지로, 가끔 밤늦게, 천장(건물주 거주지)에서 쿵쾅거리는 소리를 들어야 했으나, 이 또한, 건물 자체의 문제라 여겨서 문제 삼지 않았다. 생활하다 보면 이런 저런 소리도 발생하기 마련인데 그때마다 지적 질을 하는 건 너무 야박하지 않은가.
한번은 건물주가, 진원지를 모르는 소음에 대한 민원이 있으니 조심해 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돌렸다. 자기 검열 차원에서, 어떤 종류의 소음인지 물었더니 바닥을 치는 듯 둔탁한 소음이 간헐적으로 난다는 것이었다. 무심코 방안을 둘러보니, 아마존에서 대박이 났다는 접이 무중력 의자가 눈에 들어왔다. 허리 디스크 문제로 좌식 생활을 못하는 나는, 이 제품을 주문해 소파 대용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리클라이닝 자세에서 기립 자세로 복귀할 때 발판 부위가 바닥을 칠 수밖에 없다. 두꺼운 스폰지가 감싸고 있어서 날카로운 소음은 없으나, 내가 몰랐던 둔탁 음이 아래층에서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이후로는 의자에 앉고 설 때마다 엄청 조심을 했다. 어쨌든, 소음 사실을 인지한 즉시 시정을 했으니, 나중에 인신 공격을 당해야 할 약점이 될 일은 아니지 않은가.
또 한번, 비슷한 일이 있었다. 나는, 심란하여 잠들기 힘들 때, 청소나 부엌일을 하면서 진정되는 습관이 있다. 안식년 기간에도 그런 날이 있었다. 마침 손질해야 할 대파가 생각나서, 베란다 싱크대에서 대파를 썰었다. 이때 건물주가 야밤에 웬 소음 이냐며 전화를 했다. 베란다 싱크대에서 대파를 썰면 온 건물이 울린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내가 원룸에 살고 있음을 깜박 잊고 실수하긴 했다. 건물주는 팩트 확인을 한 후 주의를 주면 되고, 입주자는 상황을 설명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면 될 일이다. 근데, 마치 교도소에서 약점 잡힌 죄수 취조 하듯 닦달하는 건 아니지 않나? 마치 원룸 이라는 시혜를 베풀고 있는 권력자처럼 말이다. 그 어떤 자영업자도 고객을 이렇게 취급하지 않는다. 자기는 평소, 집에서도 조심해서 걷는다고 하길래 (헐, 내가 들은 쿵쿵 소리만 해도 몇 번인데!), 자신의 집에서 편하게 걷지도 못하면서 어떻게 사느냐고 되물었더니, 침묵이 흘렀다. 나로서는 어떤 의도가 있어서 되물은 것이 아니라, 반사적으로 나온 순수한 질문이었다. 아마도 이날 이후, 기회만 되면 나를 밟아 버리겠다고 벼르고 있었나 보다.
건물주는, 나 때문에 옆방 입주자도, 아래층 입주자도, 이사 나갔다면서 죄인 다루듯 다그쳤다. 내가 민원을 알고 무시한 것도 아닌데, 이 무슨 과대 문책인가? 무중력 의자의 경우, 소음 사실을 인지한 즉시 시정을 하였고, 옆방 입주자 관련해서는 금시초문이다. 건물주의 주장에 의하면, 밤늦게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를 불평했다고 한다.
입주 초기 한동안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나, 결국, 무위도식이 진정한 휴식은 되지 못함을 깨닫고, 평일에는 코딩을 배우러 다니고, 주말에는 10시에서 10시까지 편의점 알바를 했다. 주말 알바를 마치고 늦은 식사와 설거지를 하곤 했는데, 아마도 그것이 문제였을지도 모른다. 매일도 아니고 주말에 한정되었고, 이 또한, 건물주의 입장에서 즉각적인 소통을 통해 팩트 확인을 했으면 될 일이고, 입주자는 해명과 함께 즉각 시정을 하면 끝날 일이다. 소통 -> 해명 -> 시정, 이 순서가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다. 그런데, 아무런 말도 없다가, 전형적인 갑의 태도로, 범죄 현장을 들킨 주제에 입 닥치고 용서를 빌어야지 무슨 할 말이 있느냐 식의 인신공격을 아무렇지 않게 하였다.
분기 별 가스 점검 날이 되면, 통상은 여자 한 분이 방문을 하는데, 한 번은, 건장한 남자 한 명이 같이 들어와서 불편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어 보이지도 않았다. 그래서, 건물주에게 전화해서, 입주자가 불편하니 시정을 요청해 달라고 했다. 고객 입장에서 그 정도 건의도 못할까? 그런데, 또 다시, 엄청 무례했다. 내 이름 3자에 ‘씨’자를 붙여서 ***씨 ***씨를 남발하는데, 무례함을 증폭 시키는 효과를 발휘했다. 우리는, 곳곳에서, ‘고객님’ 이라는 통칭을 들으며 생활한다. 왠지 간지럽고 어색한 때도 있었지만, 어느새 익숙해져 왔다. 예전의 ‘손님’ 이라는 통칭이 세월이 지나 좀 더 상향(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생각해 보면, 아줌마, 아저씨, 아가씨, 학생….. 이런 식으로 불리기 보다, 훨씬 합리적이다. 건물주라고 예외일까? 원룸 건물주의 비즈니스 마인드 기반이 궁금하다.
(Q) 저의 관점으로, 건물주는 자영업자, 입주자는 고객, 즉, 원룸 형태의 재화와 현금 형태의 재화를 맞교환 하는 대등한 비즈니스 관계일 뿐, 그 외 다른 기대 혹은 보복이 용인 되는 주종 관계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다른 어떤 형태의 자영업자들도 상상하지 못할 갑의 언행을 하고, 고객의 평판이나 입 소문 걱정은 일도 없는 듯.
언젠가, 상가 점포를 지나면서, ‘건물주 협의회’ 인가 하는 간판을 본 적이 있는데, 다수의 건물주들이 모임을 조직해 공통된 권리를 추구하고 있다면, 모든 세입 자들 역시, 상응하는 조직의 힘으로, 건물주를 견제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실제로 그런 비슷한 조직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Q) 제가 운이 좋은 것인지, 뉴스로 접하기만 했지, 살면서 실질적인 층 간 소음 문제로 스트레스 받은 경험은 없습니다. (가끔, 화장실에 있으면, 아래층에서 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아마도 환기구를 통해서, 생생하게 들린 적은 있어서, 항상 우리 집 화장실 문은 닫혔는지 다시 보는 습관은 있음). 그래서 이 때의 원룸 생활이 첫 경험인 셈입니다. 그런데, 무조건 순응하기 전에 의문이 듭니다.
어마 무시한 첨단 기술들이 일상인 시대에, 한 철 사용하고 버리는 소모품도 약간의 하자로 반품/환불이 일상인 세상에서, 층 간 소음을 당연 시 하는 건물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입주자가 노예 취급 받는 것도 부조리라 말하겠습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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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선영
24.05.14 · 211.♡.1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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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멜리아
→ 강선영 작성자
24.05.15 · 14.♡.100.6
커뮤너티 첫 글이라 지루할까 봐 걱정했는데, 용기 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룸 생활은 이미 청산했고, 회고 차원에서 트라우마 해소도 할 겸 적어보았답니다. 코딩 배우는 게 나름 재미있었는데, 지나고 나니 딱히 쓸모는 없는 듯 ㅠ -
요요인분석
24.05.14 · 210.♡.202.8
건물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입주자가 노예 취급 받는 것도 부조리...
구구절절 맞는 말이셔요! -
카카멜리아
→ 요인분석 작성자
24.05.15 · 14.♡.100.6
공감해 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
VVforvendetta
24.05.14 · 220.♡.72.1
예전에 지방순환근무로 원룸건물에 1년씩 두번 옮겨 살아봤는데 첫번째는 1층필로티주차장에 5층짜리인데 흔히 말하는 집장사가 지은 집이었습니다. 겨울가스난방비로 15만원이나 나오는 단열은 없다시피하고 창호등은 죄다 여관급 싸구려이니 층간 옆방소음은 최악이었죠 . 중간에 이사갈지몰라 1년계약한게 천만다행이었죠. 부실원룸건물들이 이제는 시설좋은 신축원룸들에게 세입자 유치경쟁에서 밀려나더군요 -
카카멜리아
→ Vforvendetta 작성자
24.05.15 · 14.♡.100.6
헉~ 그 정도로 최악인 곳도 있다니 놀랍습니다. 제 경우엔, 건물주가 직접 거주하면서 관리하는 곳이라 부실 건물 일리는 없는데도, 제 기준으로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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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이사 추천 드립니다.
덧,
코딩을 배우실게 아니라 작가를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웹소설 같은거 도전 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