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몽이 (1.♡.153.106)
2026년 5월 19일 PM 09:18
처음 오월편지를 봤을때 사랑의 시라 생각했습니다.
상실감과 그리움, 마음을 울리는 시라 한줄 한줄 외울 정도로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시간이 흐르고서야 아주 우연히 오월편지속의 오월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되었습니다.
그 뒤로 이맘때 피는 찔레꽃도 붓꽃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여전히 제게 사랑의 시지만, 아픔의 시이기도 하네요.
문장도 표현도 참 아름답습니다. 오월에는 문득 떠오릅니다. 오늘처럼
오월편지 / 도종환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처럼 긴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 있는 자리마다
깊디깊은 침묵이 앉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 있는 그곳에도 봄이 오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둠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 찔레가 피는 철이면
더욱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다 그러하겠지만
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 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여
오래도록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메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 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 평생을 사는지 아는 까닭에
소리내어 말하지 못하고
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
소리없이 흔들리는 붓꽃잎처럼
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
오는 이 가는 이 눈치에 채이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고 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 가슴 빈자리로 바람이 가득가득 밀려옵니다
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 데가 많던
당신의 마음도 이런 저녁이면 바람을 몰고
가끔씩 이 땅을 다녀갑니까
저무는 하늘 낮달처럼
내게 와 머물다 소리없이 돌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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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새예길
05.19 · 87.♡.78.145
- 시
시한폭탄
05.19 · 58.♡.1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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