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YNM4N (175.♡.147.253)
2026년 5월 22일 PM 12:07
요즘 스타벅스 가면 뭔가 다른 느낌 받으시는 분들 있으시죠?
저도 오랫동안 스타벅스 자주 다녔는데, 언제부터인가 들어서는 순간 느낌이 달라졌습니다. 시끄럽고 바쁘고 뭔가 쫓기는 느낌. 예전엔 그냥 앉아있으면 됐는데, 요즘은 괜히 눈치가 보입니다.
처음엔 그냥 제가 예민해진 건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스타벅스가 바뀐 거더라고요.
사실 스타벅스 커피 자체가 특별히 맛있어서 간 게 아니잖아요. 가격만 봐도 그렇고.
우리가 스타벅스에 간 이유는 거기 있는 동안 아무도 뭐라 안 하니까였습니다. 노트북 펴도 되고, 친구랑 오래 얘기해도 되고, 혼자 멍하니 앉아있어도 됩니다. 집도 아니고 직장도 아닌 그 느슨한 공간.
스타벅스다움이란 결국 인간다움의 카페적 번역이었던 거예요. 적당히 느슨하고, 때로는 활기차며, 누구도 함부로 재촉하지 않는 리듬. 소비자가 비싼 값을 지불한 건 커피가 아니라 그 인간적인 여백이었습니다.
근데 지금은요?
앱 주문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리고, 배달 라이더가 들락날락하고, 소파는 없어지고 딱딱한 의자만 늘었습니다. 회전율을 높이려는 거죠. 그 순간부터 스타벅스는 그냥 비싼 테이크아웃 가게가 됐습니다.
신세계그룹이 한국 스타벅스 지분을 100% 확보한 이후 확실히 달라졌어요. 인수에 막대한 돈이 들어갔으니 회수를 서둘러야 하는 거죠.
MD가 남발되기 시작했고, 한정판이 너무 자주 나오다 보니 특별함이 없어졌습니다. 예전엔 아침부터 줄 서서 사던 굿즈인데, 이제는 "또 나왔네" 하는 반응이 됐잖아요.
프리미엄 브랜드가 희소성을 포기하는 순간 프리미엄이 아니게 됩니다.
지금 스타벅스 포지션이 사실 좀 위험합니다.
위쪽으로는 블루보틀이나 동네 스페셜티 카페들이 "진짜 커피"를 팝니다. 아래쪽으로는 컴포즈커피, 메가커피가 1500원짜리로 맹추격 중이고요. 그 사이에 낀 거예요. 비싸지만 특별하지도 않고, 효율로 따지면 대안이 넘쳐나는 포지션.
그런데 며칠 전, 스타벅스는 브랜드 문제를 넘어 역사 인식의 문제로 뭇매를 맞았습니다.
5월 18일 탱크 텀블러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탱크 데이',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를 연상시키는 문구를 사용했어요.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일에. 결국 정용진 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문을 냈고, 손정현 대표는 경질됐습니다.
공간을 잃고, 희소성을 잃고, 포지션을 잃더니 이번엔 신뢰를 잃었습니다.
균열은 공간에서 시작됐지만, 끝은 신뢰에서 났습니다.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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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미리
05.22 · 218.♡.67.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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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6미리 작성자
05.22 · 118.♡.83.87
그걸 말아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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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중경삼림
05.22 · 14.♡.109.30
커피의 본질을 벗어난 시즌메뉴들 그리고 희소성을 잃어버린 굿즈들..
이게 스타벅스의 현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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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중경삼림 작성자
05.22 · 118.♡.83.87
망해가는집여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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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타도리
05.22 · 210.♡.46.99
폴 바셋이 지점수를 좀 공격적으로 늘렸으면 좋겠어요.. 보고있나 매일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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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이타도리 작성자
05.22 · 118.♡.83.119
의지가 없는걸까요 아니면 기업사이즈의 문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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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냥아빠
05.22 · 175.♡.62.94
저도 커피맛 보단 주인(?) 눈치 볼 필요 없는 이용 공간 때문에 간 거였습니다.
그런데 일베들이 득실댈 혐오 공간이 되어 버렸으니 갈 일이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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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3YNM4N
→ 두냥아빠 작성자
05.22 · 118.♡.83.119
쿠폰 받으거만 쓰고 안갑니다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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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쪽빛아람
→ 두냥아빠
05.22 · 118.♡.209.42
저도 이게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스벅 본사의 여러가지 이슈들과 멸공이네가 지분을 확대했다는 얘기도 들었으면서도 눈치 볼 필요가 없는 이용 공간이라는 장점이 있어서 어쩌다가 앉아있어야할 때 눈 좀 흐리게 뜨고 가서 선물받은 기프티콘들 썼죠. 그런데, 이젠 그러지도 말아야겠다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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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onelyworld
05.22 · 103.♡.125.2
가끔 어디서 기프티콘 생기면 버리기 아까워서 가는데,
편한 소파도 없애고 테이블 간격도 좁아지고 메가커피랑 다른 건 가격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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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카페는 초단기 부동산 임대업이죠.
김영하 작가님이 방송에서 다른 분이 하신 말씀을 들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스타벅스는 거기서 벗어나려 하면서 이상해지기 시작했다고 봐야죠. (누구의 의지 인지는 알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