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숲 (223.♡.205.94)
2026년 5월 25일 AM 06:04
오늘은 로동이 없는 백수데이인데 잠이 깨어 억울하네요.
불과 열흘도 안되어 촌 라이프에 완벽적응된 모양입니다.

이제 운무는 별스럽지도 않습니다ㅎㅎ
어제는 이모집에서 걸어서 불과 10분거리의 큰집에 다녀왔어요.
큰아버지 내외는 돌아가시고 사촌오빠 혼자 사과농사를 짓고 계신데 간만에 들어왔으니 조부모님 산소에 술은 한잔 부어드려야죠.

멀리서부터 저수지가 먼저 반깁니다.
모내기철이 지나 물이 좀 적어진듯
둘레에 데크가 설치되어 운동하기 좋습니다.
다만 가까이 가니 뽕짝이 쿵짝쿵짝 송출중. 지역주민의 니즈에 맞춘 음악셀렉인 듯. 저 소릴 들으며 운동할 수 없다규

드디어 우리 앞밭 끄트머리의 마을 당산나무에 옵니다.
어릴적 방학때면 저 넉넉한 그늘에서 사촌들과 늘 놀던 곳입니다. 어릴적 팔을 가득가득 벌려 나무를 안아 재면 7품하고도 절반이 나왔었는데 훌쩍 크다못해 늙어가는 저는 다시 안아볼 생각을 못했네요.

큰집 개가 그새 또 바꼈네요.
멀리서부터 대차게 짖어대서 너 뭐 되냐? 싶었는데 가까이 가니 나무뒤에 숨어 고개만 내밀고 짖지도 못하고 낑낑
늠늠 멋진데 견종을 모르겠네요.

큰집 뒤안의 연못은 관리가 안되어 폐허
연못 오른쪽으로 물이 흐르는데 3~4월쯤 저기서 베어먹는 미나리와 머윗대가 아주 좋은데 이젠 다 쇠어버렸네요.

오빠는 사과 과수원을 하는데 맛이 일품입니다.
좀 사먹고 싶어도 돈을 안받으셔서 못먹는 안타까움 ㅠㅜ

마당의 호두나무가 반갑습니다.
겨울방학이면 늘 할머니가 내어주시면 맛있게 깨어먹었는데 할머니 돌아가시고 첫 겨울 큰엄마가 광에 그득 호두를 쌓아두고 안내어주셔서 어찌나 서럽던지
애증의 추자나무입니다. 여기선 추자라 부르죠ㅎㅎ
성묘 후에 한마당에서 같은 우물을 쓰던 6촌오빠집을 들여다봤습니다. 오빠는 돌아가시고 구순의 올케만 계신데 온김에 그래도 인사라도 드리려 가보니 어찌나 반가워하시는지


점심을 먹고 왔다니 약을 안치고 관리가 안되어 이모양이라며 민망해하시며 뒤안(이동네선 뒷뜰을 이리 부릅니다)의 딸기를 따왔다며 내어놓습니다. 숟가락으로 퍼먹으라고 ㅋㅋㅋ몇개 먹어보니 달다구리? 설탕 뿌려놓은 딸기 오랜만 ㅋㅋㅋ
양측의 근황토크를 한참을 떠들다 나와 다시 이모댁으로...
이렇게 오후를 보내고

양푼에 보리밥 비벼 한가득 퍼묵퍼묵
몸늘어 올라가겠다고 이모께 한탄을 ㅋㅋㅋ

아! 앞집 미친자의 이름을 알아내었습니다.
이녀석의 이름은 '감자'
한참 고사리를 꺾고 있는데 멀리까지 산책을 나왔더군요.
나랑 눈이 마주치자마자 질주해서 달려와 발라당!ㅋㅋㅋ
쥔이 감자! 감자! 이리와! 감자! 어서! 해도 아랑곳하지않던 천둥벌거숭이의 이름은 감자
저녁무렵 감자 앉아! 감자 앉아! 를 하염없이 반복하는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리더군요 ㅋㅋㅋ
여튼 요즘 이녀석 보는 재미 꿀 ㅋ
댓글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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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홀리지저스
05.25 · 121.♡.147.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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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홀리지저스 작성자
05.25 · 223.♡.205.94
공기는 더할나위없이 좋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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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astle
05.25 · 116.♡.141.94
좋은데요.
옛날 제가 살던 시골은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은 진짜 추웠습니다.
밤이면 달이 없으면 아무것도 안보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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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Castle 작성자
05.25 · 223.♡.205.94
여기도 나가면 땡볕이고 겨울이면 눈이 푹푹 빠지죠.
하지만 촌에서도 에어컨 빵빵 보일러 풀가동 온수 퐝퐝 씻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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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목장
05.25 · 119.♡.171.24
장면 하나하나가 힐링이네요. 글 자주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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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소목장 작성자
05.25 · 223.♡.205.94
이제 이틀밖에 안남았어요.
게다가 며칠 찍은 사진이 다 날라가버렸...
여기 와이파이도 안되서 자동백업도 안됐을텐데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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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va
05.25 · 116.♡.70.94
유유자적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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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Java 작성자
05.25 · 223.♡.205.94
휘적휘적 다닙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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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rtega
05.25 · 221.♡.184.184
사진은 무엇으로 찍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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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름숲
→ Ortega 작성자
05.25 · 223.♡.205.94
폰이죵
갤럭시 s24fe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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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공기가 느껴지는 사진들 좋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