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신화의 이면 우리는 추억을 얻었고, 누군가는 자본을 얻었다
F3YNM4N

Lv.1 F3YNM4N (175.♡.147.253)

2026년 5월 30일 AM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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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초, 미국 주식시장에서 기묘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망해가던 게임 유통업체 게임스탑 주가가 수십 달러에서 480달러까지 폭등했죠. 개미들이 월가 헤지펀드를 무너뜨렸다는 이야기가 전 세계 커뮤니티를 뒤덮었습니다.

당시 분위기는 거의 혁명이었습니다.

HODL." "다이아몬드 핸드. "개미가 이긴다."

근데 몇 년 지나 다시 보니 좀 다른 게 보입니다.

공매도는 이미지가 워낙 나빠서 그렇지 무조건 악은 아닙니다. 실적이 부실하거나 거품이 심한 기업을 먼저 의심하는 역할도 하죠. 그리고 냉정하게 말하면 당시 게임스탑 자체는 진짜 상태가 안 좋았습니다.

게임 시장은 이미 디지털 다운로드 중심으로 넘어가고 있었고, 오프라인 판매 중심이던 게임스탑은 시대 변화에 밀리고 있었으니까요. 즉 헤지펀드들이 공매도 친 이유 자체는 아주 말이 안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그 위에 감정 서사가 씌워졌다는 겁니다.

월가가 우리의 추억을 죽이려 한다.

레딧 WSB에서는 하나의 문화가 만들어졌습니다. Apes Together Strong. 우리는 멍청한 침팬지라 매도 버튼도 모른다. 그냥 끝까지 HODL 간다.

근데 지금 와서 보면 저게 꽤 무섭습니다. 바보인 척 버티는 게 미덕이 되는 순간, 판단은 집단에 위탁되거든요.

광풍은 한국까지 넘어왔습니다. 저도 당시 단톡방/커뮤니티 분위기를 봤는데, 공매도가 무조건 악은 아니라고 하면 분위기 깨는 사람 취급받았습니다.

이건 투자 아니라 혁명이다. 한 주인데 뭐 어떠냐.

그 순간 느꼈습니다.

게임스탑이 애초에 밈주식이었다는 걸 그제야 실감했습니다. 조용히 입을 닫았죠

그리고 결국 사건은 다들 아는 방향으로 갑니다.

2021년 1월 28일. 로빈후드를 비롯한 증권사들이 게임스탑 매수 버튼을 막아버립니다. 매도만 가능한 기형적 시장이 열렸고, 꼭대기에서 들어간 개미들은 그대로 처박혔죠.

자유 시장을 이야기하던 쪽이 정작 자기들이 위험해지니까 룰을 바꿔버린 겁니다.

근데 더 아이러니한 건 그 다음입니다.

게임스탑 영웅처럼 소비됐던 로어링 키티(키스 길). 정작 본인은 옵션과 타이밍을 굉장히 냉정하게 계산하고 있었습니다. 대중은 HODL을 외쳤고, 그는 파생상품과 포지션을 보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몇 년 뒤 남은 건 수천억 원 규모의 자산이었습니다.

월가를 비판하던 사람이, 결국 누구보다 월가적인 방식으로 돈을 번 셈이죠.

우리는 아직도 게임스탑 사태를 "개미가 월가를 이긴 사건"으로 기억합니다. 실제로 그 며칠 동안은 그렇게 보였으니까요.

근데 시간이 지나 다시 보면 좀 다르게 보입니다.

개미들은 추억과 승리의 감정을 얻었고, 누군가는 그 서사를 자본으로 바꿨습니다.

시장은 원래 그런 곳 같습니다. 사람들이 혁명을 이야기할 때, 누군가는 이미 출구를 계산하고 있더군요.

댓글 (6)

  • 홀리지저스

    홀리지저스 Lv.1

    05.30 · 121.♡.147.178

    레딧 월스트릿벳이 중심이었던 사건으로 기억하는데

    온갖 욕망과 감정이 뒤섞여서 기업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춤을 추더군요.

    주식 시장에서 혁명을 논하길래 이 사람들은 낭만에 미쳤다고 생각했는데,

    서로 치열하게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었어요 ㅎㅎ

  • F3YNM4N

    F3YNM4N Lv.1 → 홀리지저스 작성자

    05.30 · 61.♡.185.51

    그렇죠 거기에 무관하게 낀사람들만 손해본거구요

  • 폭풍의눈

    폭풍의눈 Lv.1

    05.30 · 114.♡.200.108

    돈 앞에선 냉정한거죠. 서사만을 위해 큰 돈 넣을 사람은 없죠

  • F3YNM4N

    F3YNM4N Lv.1 → 폭풍의눈 작성자

    05.30 · 61.♡.185.51

    씁쓸하죠

  • Blizz

    Blizz Lv.1

    05.30 · 108.♡.134.4

    어차피 순수한 낭만을 가지고 들어간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다 자기는 적당한 때에 털고 나올 수 있다고 믿고 들어간 거죠.

  • F3YNM4N

    F3YNM4N Lv.1 → Blizz 작성자

    05.30 · 175.♡.147.253

    일부사람들은 밈에.. 한주니가라면서 순수하게 들어가긴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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