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엄마 (121.♡.87.244)
2026년 5월 31일 PM 02:54
그저께와 어제
제가 사는 아파트에 "주민화합(?)"을 위한 야시장이 들어섰습니다
그냥 저는 위생도 좀 그렇고 해서 야시장을 별로 좋아하질 않아서 열린다는건 알고있어도 시큰둥했어요
근데 그저께인 금요일에 아들이 점심사줘서 먹고서 집으로 오는길에 얘가 야시장 플랑카드를 봤어요
"엄마! 나 아파트 야시장 가보고싶다! 아파트살이 삭막한데 저런거 좋잖아?"
"와, 족발트럭도 오고 피자트럭도 온대! 내동생이랑 같이 가서 먹고 그르믄 좋겠다 그치?"
이런 재잘거림에 즉석에서 "응 그래그래"하고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왔네요
"근데 엄마가 오후근무반이라 아부지랑 동생이랑 세김씨끼리 가서 놀고 와" 그랬더니
"그르까?"이러믄서 싱글벙글 하는것이 아니겠어요??
내심 셋이서 놀게 해본 적이 없어서 어쩌려나 했는데
근무중에 계속 '깨톡''깨톡'하고 사진과 동영상이 전송되어옵디다
셋이서 번데기 사먹으면서 까르르하는 사진,
동생 먹는 소떡소떡이 하나씩 먹어 없어지면서
막대기가 길어서 애가 먹기 힘들어하니 오빠가 우득 부러뜨려주는 사진,
아빠의 야구게임을 응원하는 두 강아지들의 동영상등....
아휴 저도 그 자리에 있는거 같더라니까요
퇴근하고 나서 집에 가니
잘 놀고 남편김씨와 딸김씨는 집에 와있더라구요
"재미있었어? 어땠어? 당신 소싯적 실력 나오드라?" 이러고 슬쩍 물었더니
남편얼굴이 환해지면서
"아~ 글쎄 처음에는 이상하게 안맞더니 뒤로 갈수록 몸이 풀리잖아? 그래서 던지는 족족 맞춰서 내가 효자손 타왔잖아!"
"근데 울 아들, 운동 신경 있어서 잘 할 줄 알았더니 얘는 하나도 못맞췄네 그래도 아부지인 내가 좀 낫지?"
이렇게 말하는 남편의 눈에 별이 한가득 들어있었어요 반짝반짝!
둘이서 연애할 적 20년전에
어느 동네에나 있던 야구게임장에 간적이 있었어요
그 왜, 500원 동전 넣으면 기계에서 야구공이 퐁퐁 나오고 그걸 타석에서 맞추는 그런 게임장이요
저는 공이 날아오면 소리지르면서 도망다니느라 정신없었는데 ㅎㅎ
남편은 그래도 10개 날아오면 7~8개 맞추고 그랬거든요
그동안 아픈 딸아이랑 셋이서 사느라 바빠서 다시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런건 다 사치다 생각했거든요
근데 아들이 생겨서 이런델 가보고 감개무량이죠
남편김씨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자기 실력이 안죽었다는 것에 감격을 한건지 ㅋㅋㅋ
말하는 내내 잔뜩 말려있던 좁은 어깨를 쭈~욱 펴는 모습이
예전 연애할적 장난꾸러기 내남친 김씨를 보는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박수치면서 깔깔깔, 어느새 저도 내남친 김씨의 전여친이 되어있더군요
요즘 항상 느끼지만 왜 다들 "결혼하면 아들딸 낳고 오순도순 살겠다"라고 하는지 알 듯 해요
"네식구"라는 단어가 이렇게 충만한 단어인지 그동안 미처 몰랐거든요
아휴...울 아들 장가가서 색시 얻어오고 손주낳아서
다섯식구, 여섯식구, 일곱식구되면 행복이 복리로 불어나겠죠?
오늘 저녁에는 연애적 얘기 안주삼아서 한잔 해야겠어요 ㅎㅎㅎ
댓글 (18)
-
JJava
05.31 · 116.♡.70.94
-
마마을이
05.31 · 175.♡.109.85
"나는 다정한 사람이고요, 착한 사람입니다" 이런 말이 크게 적힌 것도 아닌데, 우리는 금방 알아 볼 수 있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의 구절인데... 어째 이 글과 어울려 보여서 남겨 봅니다. ^^
-
기기밀요원
05.31 · 104.♡.68.24
ㅎㅎ글에 행복이 묻어나네요~ 부럽습니다!
근데 그럼 아이들 둘 중에 하나가 ’김상추‘군요?!?
-
상상추엄마
→ 기밀요원 작성자
05.31 · 121.♡.87.244
'김상추' 양입니다 ㅎㅎㅎ 아휴 이 태명도 할말이 참 많답니다 나중에 한번 썰 풀어볼께요 ㅎㅎㅎ
-
기기밀요원
→ 상추엄마
05.31 · 140.♡.29.2
ㅋㅋㅋ 어쩌다 태명이 상추가 되었을지 매우 궁금하군요 ㅋㅋ
-
마마린무대뽀
05.31 · 115.♡.221.20
뭔가 담백합니다..괜히 찡.
행복해 보이셔서 부럽구요.
-
안안냥요
05.31 · 219.♡.96.178
반짝반짝한 남편의 눈을 본게 언제인지...
다정한 엄마아빠가 있어서 아이들이 행복하겠어요♡
-
FFV4030
05.31 · 122.♡.199.87
이런 게~ 사랑이니깐~ 입니꽈. 달달허네영
-
달달2
05.31 · 211.♡.204.153
{emo:damoang-emo-006.gif}
-
개개굴개굴이
05.31 · 118.♡.10.212
늦둥이 가나요.....?
댓글을 작성하려면 이 필요합니다.
전남친에게 그르는거 아닙니다~ ㅎㅎ
글이 반짝반짝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