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일곱 장, 정말 다 필요한 걸까요?
F3YNM4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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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3일 PM 05:05

조회 2,056 공감 0

시장, 시의원, 시의원 비례대표, 구청장, 구의원, 구의원 비례대표, 교육감...

받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게 정말 다 필요한 걸까요?

시장은 인정합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하는 일이 다르니까요. 시의원도 인정합니다. 시장이 예산을 제대로 쓰는지 견제할 사람이 필요하니까요. 구청장도 인정합니다. 우리 동네 행정을 책임지는 사람이니 주민이 직접 뽑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솔직히 구의원부터는 잘 모르겠습니다.

투표용지를 받아 이름을 봐도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마 대부분 비슷하지 않을까요. 구의원이 동네 민원을 챙기고 주민 목소리를 전달한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민원 앱 하나면 바로 접수됩니다. 가로등이 고장 났으면 구청에 신고하면 되고, 보도블록이 깨졌으면 민원 넣으면 됩니다. 굳이 중간에 정치인이 필요한가 싶습니다.

더 이해가 안 되는 건 구의원 비례대표입니다. 얼굴도 모르고, 무슨 일을 하는지도 모르는데 투표는 해야 합니다. 솔직히 말하면 당에서 공천받은 사람 이름 적혀 있는 종이 한 장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게 단순히 제 개인적인 생각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군요.

노무현 정부도 행정구역 체계가 너무 비효율적이라며 대대적인 개편을 검토했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 아예 광역시 구의회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공식 검토했습니다. 정권 성향과 상관없이 비슷한 문제의식이 계속 나온 겁니다. 논리도 비슷했습니다. 구청과 시청 업무가 서로 연결되어 있는데, 별도의 구의회가 존재하면서 행정 효율만 떨어지고 예산만 늘어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최근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청년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구의원 비례대표 제도가 청년 정치인을 키우는 제도가 아니라 국회의원 보좌 조직처럼 운영된다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이 문제는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세금을 내는 주민 입장에서 보느냐, 아니면 기존 정치 구조를 유지하는 입장에서 보느냐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구의회 폐지 논의가 나올 때마다 가장 강하게 반대한 사람들은 현직 지방의원들이었습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말살한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논리처럼 보인 것도 사실입니다.

원래 구의원은 무보수 명예직이었습니다.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한 이후 2005년까지는 월급 없이 활동했습니다. 그러다 2006년 유급제가 도입됐습니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취지였습니다. 결과는 연봉 수천만 원에 유럽 크루즈 해외 연수였습니다.

이미 다른 방식으로 운영하는 지역도 있습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세종특별자치시에는 기초의회가 없습니다. 둘 다 기초의회 없이 운영되고 있지만 행정이 멈추거나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제주는 구청장도 선거가 아니라 지사가 임명하는 구조입니다. 저는 그것까지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주민이 직접 뽑은 구청장이 동네 행정을 책임지고, 시의회가 광역 단위에서 이를 견제하는 구조라면 민주주의적 정당성과 행정 효율을 동시에 잡을 수 있습니다. 기초의회 없이도 충분히 가능한 모델입니다.

인구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행정 서비스는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 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는지는 고민해야 합니다.

투표용지는 일곱 장이었지만, 솔직히 제가 충분히 알고 고민해서 투표한 건 절반도 안 됐습니다.

민주주의의 문제는 투표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유권자조차 잘 모르는 자리를 계속 늘려놓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16)

  • 알로록달로록

    알로록달로록 Lv.1

    06.03 · 223.♡.216.92

    첨부 이미지

    저도 광역의원,기초의원이 필요할까 싶어요

    기초의원의 의정활동비가 연근 4600만원입니다.

    아무리 선거비용 보전 받는다고 쳐도

    기초의원 평균나이대를 고려하면

    그 돈을 투자해서 연간 4600만원이면 솔직히 연봉만으로는 타산이 안맞습니다.

    그럼 왜 할려고 난리를 칠까요?

    순수하게 주민에 대한 봉사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신의 사업에 이득이 되니까 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 F3YNM4N

    F3YNM4N Lv.1 → 알로록달로록 작성자

    06.04 · 175.♡.147.253

    그렇습니다. 우리동네는 사회생활 한번안해본사람 .이 한번하고 또한다고 나왔더군요. 어이가 없어서요

  • 돈치치 Lv.1

    06.03 · 112.♡.191.118

    말씀에 공감합니다.

    광역시 구 기초의회는 그나마 어느정도 견제 흉내라도 내죠.

    진짜 문제는 인구 10만 따리..

    시골 군의회입니다.

  • F3YNM4N

    F3YNM4N Lv.1 → 돈치치 작성자

    06.04 · 175.♡.147.253

    답답합니다.

  • AI혁명

    AI혁명 Lv.1

    06.03 · 14.♡.14.52

    공론화가 필요하죠.

  • F3YNM4N

    F3YNM4N Lv.1 → AI혁명 작성자

    06.04 · 175.♡.147.253

    그렇습니다.

  • 드라마중독 Lv.1

    06.03 · 115.♡.120.47

    투표의 필요성이 없다기보다는 그들로부터 느끼는 효능감이 없어서 그런거 같아요

    지방정부가 자립하지 못하고있는 시스템적 문제도있을거구요

    시간이 많이 흘러서 제도는 정착되었으니, 질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죠...

  • F3YNM4N

    F3YNM4N Lv.1 → 드라마중독 작성자

    06.04 · 175.♡.147.253

    ㄷㄷㄷ

  • 초보아찌

    초보아찌 Lv.1

    06.03 · 1.♡.123.211

    김건희 고속도로 드리프트 밝혀낸 것도 지방의회 의원입니다.

    견제가 있어야 돈 빼먹는 거, 헛짓 막을 수 있습니다.

    저 돈보다 훨씬 효용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F3YNM4N

    F3YNM4N Lv.1 → 초보아찌 작성자

    06.04 · 175.♡.147.253

    잘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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